"와 이 여자 누구야, 존나 귀엽네. 와아... 이게 바로 그 소문의 ts병인가. 일단 사장님한테 셀카 찍어보내고 병가 받아야겠다. 파견 안가도 됨 개꿀띠." 



"병이 나을 때까지 무제한 무급정직이라고...? 어라? 이거 불치병 아닌가? 나 설마 영원히 회사에 못돌아가는건가?"



"사장님! 제발! 파견을 보내주세요! 제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자르지 말아주세요! 전 여기 뿐이에요!"


 


"TS병 재난연금 신청이 왜 반려되는거에요? 나라에서 TS병 걸린 사람은 자가 격리하라고 했으니까 나라에서 먹여살려줘야 하는거 아녜요? 네? 전 직장에서 해고처리가 안되었다고요? 저 무기한 무급정직인데도요? 저 그럼 굶어 죽는거잖아요!"




"사장 씨발놈아! 차라리 해고를 해! 난 여기 있다! 빨리 해고해! 씨발놈아!"




 삼개월 뒤, 편의점 앞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나는 두려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 컵라면, 옆에 있던 여고생들이 먹다 남긴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나는 그걸 주워서 먹고 있다. 라면을 입 안에 넣고 삼키는 그 순간까지도 이 행위에 아무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지... 나... 내가 내가 아니게 되어가고 있어..."



 위험해위험해위험해. 이러다간 정말로 내가 내가 아니게 될거야.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해야해. 겁먹은 채 구인사이트를 검색하던 나는 구원의 빛줄기를 찾아냈다.


 최저시급 보장.

 채용 : 여성 0명(TS녀라도 상관없음). 


 이거다.



"스, 스무쨜, 입니다..."


 최저시급 보장해준다는 회사가 파파카츠 파견 회사였던 건에 대하여.





 "하루종일 같이 영화만 봤을 뿐인데 이렇게나... 그 형... 진짜 착한 사람이네..."


 돈을 손에 쥐니 세계에 컬러풀한 색채가 입혀진 것만 같다. 응, 그래도 돈에 눈이 흐려지면 안돼지. 그건 인간으로써 위험해. 나는 앞으로 이 형이 지명해줬을 때만 나가야지. 착하고 순진한 형이니까 돈만 밝히는 나쁜 여자한테 홀리지 않도록 상냥하게 잘 이끌어줘야겠다...




 지명이 왔다. 다음에 같이 보고 싶다는 영화의 제목도 함께.

 저번에는 무슨 영화인지 몰라서 형이 일방적으로 말하게 한게 미안했지. 그러니까 이번에는 미리 보고 예습해야겠다. 리액션 잘 넣어줘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영화를 검색한 순간 나는 놀랐다.


 "이거 야동이잖아!?"


 우왓... 우왓... 왓... 이거... 그런 뜻이지? 이런거 같이 보고 싶단건, 그런 의미지? 우와, 나 어떻게 해야해. 여기서 나가지 않으면 형이 배신감을 느낄텐데. 관계가 완전히 끊어지고 말텐데. 분위기 보고 위험해지면 도망쳐야...


 


 쩔어쩔어쩔어쩔어개쩔엇!

 세상에 이렇게 기분 좋은게 있었다니!

 이런 좋은 오빠를 만나서 정말 다행인거같아!

 어, 어쩌지, 이제와서 오빠라고 부르면 이상하게 볼까?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데...



 "오빠, 얏호! 응? 왜 먼저 연락했냐고? 머리자른거 보여주고 싶어서!"


 오빠란 말에 오히려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행이다. 하지만 머리를 자른 심경을 물어왔다. 딱히 이유는 없는데...


 하지만 여기서는 조금 장난쳐볼까?


 "음... 나한테도 그럴만한 사정은 있으니까... 그러니까 오늘은 오빠가 위로해줄래?"


 당장 달려온다고 한다. 이 오빠 진짜 너무 착해

 가게는 그만두자. 이 오빠만 있으면 충분해 


 


"우와, 오빠. 왜 이렇게 많이 입금했어? 대체 뭘 부탁하려고... 응? 영화를 같이 찍자고? 어? 그걸로 묶는거야? 그걸 넣는거야? 그걸로 때리는거야? 우와, 와아... 이건 진짜 큰일이다... 못참고 오줌싸면 어쩌지..."


 


 "아빠, 아빠, 우리 애기 한테 뽀뽀!

 응! 애기한테 뽀뽀한 그대로 멈춰봐! 카메라 타이머 돌리고!

 자아, 애기야, 엄마도 갈게!"





 ts녀의 디자인적 요소는 어떤걸까 하는 글 보고 생각한건데, 나는 ts녀하면 저런 외형부터 떠오르는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