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든 여자든간에, 념글 블아 여선생처럼

누가 봐도 강간을 하는 상대보다 나약한 존재인데도

자신이 혹시라도, 진짜 만의 하나도 안 되는 어이없는 확률로라도 상대방에게 해를 끼칠까봐

저항다운 저항 하나 하지 못하고 상대가 하는 대로 끝까지 받아주는 타입이 ㅈㄴ 꼴림


그렇다고 자신이 당하는 걸 즐기거나 괴로움을 좋아하는 마조같은 성향이 있는게 아니라서

자신이 당하는 모든 행위가 두렵고, 아프고, 괴롭고, 힘든데도 불구하고

기껏해야 신음을 억누르거나 움찔거리는 정도가 반항의 전부인 거지.


그런데 그 모습이 묘하게 또 피학심을 자극시켜서

상대방은 강간을 하면서도 괴롭히고 싶은 욕구와 괴롭게 만든다는 죄책감이 엉망진창으로 녹아서 미칠것만 같은 거임.

더 하고 싶다는 욕망, 이래서는 안 된다는 죄의식, 육체에서부터 올라오는 쾌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쑤셔오는 통증.


강간범은 육체와 육체가 부딪힐 때마다

자신의 내부에서 이성과 본능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충격에 어질어질해서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는 공처럼 관성적으로 상대를 범하고 있는 와중에


피해자가 억지로 억누르고, 억누르고, 또 억누르던 고통과 감정이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나와서

자신을 강간하는 상대의 이름이 되어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희미하게 들리는 거야.


자신의 이름을 들은 강간범이 그제야 자신이 하던 행동을 멈추고 상대를 보면

억지로 벗겨지느라 제멋대로 구겨진 옷과

그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피부와 땀

그리고 그 땀에 젖어 달라붙어 있는 헝클어진 머리카락

무엇보다 애처로운 감정을 담은 채 흘러 내리는 눈물까지

본인이 저지른 죄악의 참상이 얼음처럼 차갑게 입과 심장을 쑤시고 들어오겠지.


그 서늘함에 놀라 뒤로 물러나려던 순간,

찔꺽, 하는 음란함으로 푹 절어버린 끈적한 소리가 강간범의 행동을 붙잡는 거야.


그렇게 천천히, 아주 천천히 두 사람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면

주인의 감정이나 생각과는 전혀 상관 없이,

그저 주어진 자극에 의해 흥분한 피해자의 육체가 보이겠지.


그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죄를 대신 짊어지게 할 방법을 찾은 강간범이

이런게 좋은 거냐고, 이런 짓을 당하고 있는데 흥분한 거냐고 매도하면서

지금 이 상황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상대가 유도한 것이라고 몰고 가는 거야.


피해자는 당연히 그런게 아니지만, 자신이 그 사실을 부인하면 상대에게 모든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되기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못하고 그저 이제 그만두자고, 지금 멈추면 없던 일로 할 수 있다고 애원하듯 부탁하지.


그러나 이미 제정신이 아니게 된 강간범은 그 모호한 대답을 긍정이라고 제멋대로 받아들이고서는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면서, 네가 그렇게 행동하니까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격렬하고 잔혹하게 피해자를 이용해서 쾌감을 탐하는 거야.


거기서부터 오는 극심한 괴로움에 피해자도 더이상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고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를 하려고 하지만

밀어내든, 때리든, 할퀴든, 상대의 행동을 조금도 막지 못하고

결국 강간범이 절정함과 동시에 피해자는 그대로 힘없이 툭, 손을 침대 위로 떨어트리지.


피해자는 폭력과 쾌감이 주는 여운에 절어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속으로 그래도 이제 끝났다는 안도감을 느끼지만

그 안도감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시 한번 폭력적인 쾌감이 덮치는 거야.


당황한 피해자가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발버둥치지만

강간범은 그 미약한 저항을 억지로 찍어 눌러버리고

자신의 욕망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해서 상대를 강간하지.




한참 후, 마침내 이성을 되찾은 강간범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두려움과 혼란, 미안함을 느끼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으면


피해자가 천천히 손을 뻗어 상대의 손을 마주 잡은 다음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다고, 이건 그저 어쩌다 일어난 사고에 불과했다고 하면서

가늘고 지친 목소리로 오히려 상대를 위로해 주는 거야.




하지만 그날 이후로도 강간범은 이건 합의된 일이라고, 이제 자신에게 잘못은 없다고 자기 자신까지 속여가면서 피해자에게 계속해서 성적인 일을 요구할 것이고,

피해자는 괴로움과 슬픔을 쾌감과 함께 속으로 억누르면서 상대의 그런 이기심을 받아들이겠지.

상대든 자신이든, 아니면 둘 다든 완전히 망가져버리기 전까지.






대충 이런 망가진 애정으로 나락을 향해 굴러가면서도 서로 상대의 진심을 알기에 서로를 말리지 못하는 그런 내용 나오는 소설 없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