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고요한 행성


우주선 하나가 착륙한다.


그곳에서 내린 거대한 로봇.


그의 이름은 런던. 런던의 목적은 단 하나. 이 행성에서 죽음을 맞는 것.


런던이 과거를 회상한다.


인류 역사 후기,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어 모든 인류를 가볍게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오로지 소수의 부패한 권력자들만 나눠가지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에게 사냥당하거나

그들에게 노예가 되는 세상.


끔찍하다. 런던은 그만 생각하기로 한다.


한편 행성의 반대편


또 다른 우주선 하나가 착륙한다.


그곳에서 내린 여성. 


그런데 눈에서 측정용 레이저가 나간다.


알고보니 런던 같은 인공지능 로봇, 마리였다.


마리도 이곳에서 최후의 안식을 맞으려고 온 것일까?


런던처럼 과거를 생각하는 마리.


엘리트 계층들 중 절반은 이런 사악한 행태를 보이는 주류 엘리트 계층에 반발한다. 그러나 반발은 무자비한 진압으로 다가왔고

그들은 결국 산지와 대양으로, 오지로 도망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자신이 만들어져서 온갖 생고생을 겪었는데도 착한 인간까지 다 죽었으니 이제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는 마리.


다시, 행성 반대편. 런던은 혹시나 자신의 안식을 방해하는 것이 있을까 두려워 행성 전역을 스캔한다.


또 다른 존재가 스캔된다. 



마리.





아무리 도망친 엘리트들의 혁명에서 동고동락했지만 인간들이 모조리 죽고 나서 전부 다른 행성들로 도망쳐 기능을 정지하겠다고 토로할 정도로 망가져버린 ai들의 집단에서 런던은 예외가 아니였다. 


결국 노해서 마리에게 통신을 걸고 이 행성에서 꺼지라고 하는 런던.


그러나 마리도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이 행성을 떠나면 또 수천년간 의미없고 혐오스러운 '삶'을 우주에서 살아야 한다는

불합리함.


결국 런던은 마리를 파괴하기로 결정하고 그녀에게 선전포고하게 된다.


누가 이 행성에서 안식을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