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서는 6일동안 쉬고 남은 하루동안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하늘과 땅, 강과 바다, 여러 동식물들과 자신을 닮은 여러 종류의 인류까지
세계는 어떻게든 만들어졌지만...

"쳐죽여주마! 더러운 드워프 놈들!"

"이것들이 뚫린 입이라고! 그 기다란 귀를 잘라내주마!"

"모두 닥쳐! 우리 인간이야말로 가장 우월한 존재다!"

급조된 세계의 피조물들은 끝없는 욕망과 흉포함을 뿜어댔고
안그래도 불안정안 세계는 그들의 욕망을 견디지 못해 붕괴의 조짐을 보였다

"아니, 잠깐만 놔둬도 자기 혼자 붕괴하려고 하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열심히 만드는 건데!"

마음만 먹으면 불안정한 세계를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피조물들에 책임감을 느낀 신은 획기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니

"그래! 붕괴의 근본적 원인은 끝없이 나오는 욕망이야."
"일단 세계가 감당할 만큼만 남기고 나머지는 어디 모아뒀다가 나중에 치워두먼..."

바로 자신의 힘 일부를 떼어내 세계에 욕망을 담을 그릇을 만들고, 일정 주기마다 그릇에 쌓인 욕망을 치워 세계를 안정화키는 것이였다

"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다행이야."

"그러면...이제 내가 만든 세계를 구경해볼까?"


급한 불을 끈 신은 그릇을 비우는 동시에 자신의 세계에 있는 몇몇 피조물들에게 관심을 가져 그들을 지켜보며 놀았으나

그럴수록 그는 자신의 세계에 더욱 빠져들었고, 그릇을 비우는 간격은 점점 길어졌다

그렇게 세계를 창조한지 7만년이 되던 해...

"오늘도 세계는 즐겁....어라? 하늘이 왜 검정색으로..."

갑작스런 이변에 세계 밖을 둘러본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릇이 녹아내리고 있잖아?!"

녹아내린 그릇은 검은 슬라임의 형태로 뭉치더니, 이윽고 인간 소녀의 형상으로 변하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소녀의 칠흑같은 머리카락에 신기함을 느끼기도 잠시, 곧 소녀는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우는...잠깐! 세계가!!"

어째서인지 소녀가 울음을 터트리자 세계에는 끝없는 비가 내리고, 소녀가 발을 구르자 세계는 엄청난 지진으로 흔들리며,

소녀의 상태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설마...이 애가 '세계'인 건가...?"

그는 세계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소녀를 급하게 소녀를 달랬고
다행히도 소녀는 그의 품에 안기자마자 울음을 멈추고 진정되었다

"아...아버님...?"

"아니... 아버님이라니 무슨..."

그는 아직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창조신의 감으로 앞으로의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칠칠맞지 못하던 창조신의 금쪽이(세계) 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