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진짜 군대 전역 이후 4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함께해온 작품이었다.


62권까지는 괜찮았다.


템빨은 63권에서 본격적으로 망하기 시작했다.


63권에서 벌어진 드라시온 레이드는 플레이어에게 금기의 영역인 '신의 지위'를 줘버렸고, 아스가르드를 적대한 이후 템빨의 전개가 '격'이라는 설정에 잡아먹히며 어마어마한 파워인플레가 발생했다.


이 파워인플레를 일본만화에 비유해 본다면 '토리코'라는 작품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파워인플레 끝판왕인 드래곤볼은 행성을 넘어 우주파괴도 가는데 템빨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


그래도 난 버텼다. 어떻게든 적들을 물리치고 평화가 온다면 완결나겠지? 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다. 90권에서 뜬금없이 작가는 차기작 떡밥인 '운석'을 '가무우둔'이라는 소행성으로 바꾸고 지구와 충돌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넣었다.


작가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2권에서 신규 업데이트로 '선협물'이라는 듣도보도못한 장르를 끼얹은 것이다.


내용은 갈수록 가관이었다. 선협 세계에서 넘어온 저들은 기운만 초월자~절대자일 뿐, 그 기운의 활용능력은 Satisfy의 NPC들이나 플레이어보다도 못해 실상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 그런데 작가는 이를 자꾸 절대자라고 한다. 이건 설정오류가 아닌가?


특히 93권 8화의 내용이 가관이었다. '여론이 물타기', '분탕'... 지금 딱봐도 개연성 말아먹은 내용에 항의하는 독자들을 저격하는 표현이 아닌가? 이는 엄연히 작품을 소비하는 독자들에 대한 기만이다.


그래도 난 결과가 궁금해서 봤고, 오늘 완결이 났다. 그래도 꼴에 이전 언급 뒤엎고 재앙이라 설정한 가무우둔은 한줄만에 '각국이 대비해 재앙을 넘겼다'는 식으로 무마했다. 현실은 더 가관이다. 가무우둔이 충돌한 이후 여러 게이트가 출현해 괴물들이 넘어왔고, 저들을 Satisfy의 능력을 각성한 이들이 물리쳤다고 했다. 어이가 없다.


그런식으로 갈거라면 진작부터 빌드업을 쌓았어야 했다. 비슷한 클리셰를 쓴 열렙전사라는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 열렙전사의 배경 게임인 '루시드 어드벤쳐'는 기가그룹의 회장 '한건제'가 마녀와의 거래로 '신의 장난감'을 이용해 만들어낸, 현실에 물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존하는 이세계라는 점을 꾸준히 묘사했다. 그렇기에 문제시되지 않았던 것이다.


내 생각에 템빨이 '용두사미' 정도의 평가라도 받으려면, 아무리 못해도 63권의 드라시온 레이드부터는 다시 써야 할 것이다. 드라시온 레이드가 파워인플레 폭발의 시발점이니까.


ps. 다음 읽을 겜판 추천좀. 지금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이라는 소설에 관심있긴 한데 다른 명작 있으면 추천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