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재인 주인공 지그 크로이는 뒷골목에서 나고 자랐다, 그건 그의 아버지 베르크 크로이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다른 점은, 베르크 크로이는 이 악의의 구렁텅이에서 지그를 건져내려 무엇이든 한다는 점에 있었다.


베르크는 마나도, 가진 힘도 변변찮지만 온몸에 흉터가 보일 만큼 오랜 경력을 가진 바운서였고,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아들을 명문은 아니지만 꽤나 괜찮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물론 괜찮은 학교의 아이들은 지그를 가만히 둘 리 없었다, 지그는 아버지가 걱정하지 않게 참고 또 참았고, 참는 것뿐 못하는 아이는 악의가 먹이 삼기 좋은 무언가였다.



친구가 없는 지그는 산을 타는 것에 재미를 붙였고, 몬스터가 많은 산을 아버지 몰래 자주 올랐다, 그러다 작은 기연을 발견하고 마을로 가지고 돌아온다.


기연은 마을을 조금 바꾸어 놓을법한 무엇이라, 몇 해가 지나고 마을이 조금씩 가난을 벗기 시작했다, 득세를 하는 어른도 조금 생겼고, 상인이 되는 사람도 생겼다, 지그는 자신이 마을을 바꾸었다고 생각하며 매일을 버텼다.


어느날 자신의 자식이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본 베르크는 괴롭히는 아이들을 지도하지만, 지그 덕분에 부유해진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협했다는 구실로 베르크는 일터에서 자른다.


당연하게도, 인상도 사납고 흉터도 많은 남자는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손톱이 빠질 정도로 고된 무두일을 시작했다, 지그도 그 모습을 보고 더이상 아이들이 안 괴롭힐 거라며 애써 웃고는 학교로 향한다.



학교 생활은 크게 변함은 없었다, 아이들은 똑같이 괴롭힘을 일삼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마법과 검술, 연금에는 재능 한 톨을 보이지 않았다.


날이 끝나갈 무렵, 학교에서 갑자기 흰 옷을 입은 여럿이 마을에 가져온 기연을 알고 지그를 모험가로 임명하며 열아홉이 되는 해에 데리러 오겠다 말하곤 돌아갔다.


 뒷골목에서 모험가가 태어났다, 베르크는 뛸 듯이 기뻐했지만 지그는 그 모습을 보곤 조용히 결의를 다질 뿐이었다.


모험가라는 이름값은 조금의 동경과 시기질투를 불러왔다, 조금 거리를 두던 아이들은 다시금 지그를 괴롭히고, 결국 폭력으로 변한다.


지그는 결의를 다진 만큼 아이들에게 저항한다, 일신 무력은 미약하나 포기하지 않고 미친듯 맞고 때리지만 결국 진다.


다음 날 다시 시비를 걸어오는 아이들에게 다시 싸움을 건다, 학부모가 시시비비를 걸어오려 해도 지그가 훨씬 크게 다쳤고, 모험가로 임명된 일 때문에 묵살된다.


한 방 먹였다, 그것을 계기로 지그는 바뀌어가고 있었다.


다섯 대 맞고 한 대, 세대에 한 대, 두 대, 한 대, 점점 맞은 회수보다 때린 회수가 늘어나고, 조금씩 자신감도 생기고, 싸움도 점점 늘고, 맷집도 늘었다.


결국 대장 격인 학우를 이기자, 더 이상 싸움을 걸어오는 아이들은 없었다.


아버지에게 간단한 무두질과 재봉, 사냥, 요리 같은걸 배우고 학교에선 예절과 수학, 연금술과 약초학과 같은 고급 지식 따위를 배우며 성장해간다.


마침내 19살이 되는 해에, 베르크는 지그에게 가죽 갑옷을 선물로 준다, 엉성했지만 정성들인, 훌륭한 갑옷이었다.


갑옷을 받고 데리러 온 사람들을 따라 나섰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마족의 습격이 생긴다.


아수라장 속에서 갑옷이 목숨을 구하고, 실전의 잔혹함을 지그에게 각인시킨다.


방금까지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죽었지만, 다른 경비인원은 대충 수습을 마치고 출발한다.


죽음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낀다, 아니, 지그가 죽음에 성큼 다가간 것이다.



마차는 몇 번의 습격과 사상자를 남기고, 성도로 진입한다, 눈 앞에 펼쳐진 끝도 없어 보이는 성벽과 그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성, 탑이 점점 다가와 마침내 성문을 넘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흥청거림이 들려온다.


일이 끝나면 맥주나 마시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비병력들을 보고, 일단 황도로 향해 모험가라는 직업을 하사받는다.


모험가는 알려진 그대로, 던전을 찾아 들어가 기묘한 힘을 얻거나 그런 힘을 가진 유물을 찾아 캐와 국력을 강화하는 일이다.


목숨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 커다란 과제를 받은 지그는 맥주가 생각나 태번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사복으로 동료를 잃고 오열하고 있는 병사를 본 후 조용히 마족에 대한 증오와 의지를 다진다.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술집에서 우는 사람이 고깝게 보였을까, 덩치 큰 남자가 나가라며 시비를 걸어왔다.


지그는 그의 앞을 막아서며 박투를 벌이곤 거의 곤죽이 되어가며 승리한다.


그 모습을 본 한 남자가 본인도 일천한 실력이지만 전투를 가르쳐 주겠다 말하고, 남자의 제자로 들어간다.


남자는 기초적인 검술밖에 몰랐으나, 지그에게 마음가짐을 새겨주었다.


그리고 지그는 그 안에서 스스로를 갈고닦는다.



남자는 보육원의 원장이었다, 아이들을 돌보며 옛 폭력들을 잊으려 하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무력이 필수적이라는 걸 알게 된 사람이었다.


지그도 그동안의 트라우마를 조금 벗어던지고, 아이들과 친해지자 왕성에서 첫 번째 던전이 배정된다.


그간 정이 든 아이들은 작은 간식들을 지그의 주머니 속에 넣어주고, 꾸깃한 편지와 롤링페이퍼, 그리고 남자가 건네준 브로드소드를 들고 성벽 밖으로 나선다.


소음이 일시에 사라지고, 자신의 발걸음과 수풀이 부딪히는 쏴, 소리만이 남아 적적해질 틈도 없이 두 남성이 길을 막고 나선다.


산속에 들자 지그의 빵빵한 주머니를 본 2인조 산적들이 다가온다, 한 놈은 단검을, 한 놈은 둔기를 든 거한이었다, 말라붙은 피가 놈들의 악행을 증명하는 듯했다.


지그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며 거칠게 검을 휘두른다, 전투가 계속되자 몸에 상처가 쌓이고, 결국 주머니가 터져 사탕과 간식이 바닥에 흩뿌려진다.


도적들은 비웃음과 당황으로 웃지만, 지그는 진지했다. 검을 똑바로 쥐곤 자세를 바꾼다.


뒤가 없는 찌르기 자세, 사거리가 짧은 적은 상대하기엔 좋은 선택이지만 상대는 둘이었다.


단검을 든 상대를 찔러 제압하지만, 날아오는 둔기를 피할 순 없었다.


비껴 맞지만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안와를 골절당해 복시가 생긴다.


동시에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진다.


쓰러진 지그를 두고 둔기 남자는 단검 남자를 챙기지만, 지그는 뇌진탕을 극복하고 일어선다.


피를 흘리며, 상처는 익숙한 듯.


검을 쥐곤 싸움을 이어나간다, 몇 대를 맞지만 쓰러지지 않은 지그는 결국 승리를 거둔다.


지그는 어려운 승리를 쟁취한 후 두 시신 위로 쓰러지고, 우연히도 흩뿌려진 간식들과 편지를 본 모험가가 구원과 함께 던전행을 함께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