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면, 괜찮겠습니다."


무척이나 찬 비가 내리던 작년 11월의 저녁,

홈즈와 나는 의뢰인으로부터 마침내 이 사건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 전에, 막대한 심적 부담을 안고 5년 넘게 본 사건의 진상을 홀로 지켜 온 의뢰인에게

홈즈와 나는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홈즈와 내가 이 사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이 사건과 그와 연관된 모든 사건에 얽혀 있는 복잡한 매듭을

더 이상 런던의 그림자 속에 가리지 않고 빛 속에 드러내는 것이

존경받는 의사였고, 뛰어난 연구자였으며, 타락하였으나 끝까지 자신을 지키려 한

이 사건의 주인공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나아가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그 끔찍한 실체를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서

다시는 우리 사회에서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막으려는 의도에서이기도 하다.

긴 시간이 지났고, 사건과 관련된 자료들 또한 의뢰인의 뜻에 따라 폐기된 것이 많아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만

모아 놓은 기사들과 홈즈의 도움으로 천천히 온 런던을 공포에 빠뜨렸던 그 미스터리한 일들을 재구성해 보려 한다.

아울러, 공개가 허락되고 난 뒤 사건과 관련된 법적 절차를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발표가 늦어진 점에 대해 독자분들에게 소소한 양해를 구한다.




그렇다면, 내가 사건의 주인공과 의뢰인을 처음 만났던 6년 전, 볼튼 거리에서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지킬 박사의 유언장」-




만약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셜록 홈즈 단편이었다면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다크판타지 정통 셜록 추리물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