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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OA 등 캐릭터 빌드를 짜는 과정에서, 추가 포인트를 얻기 위해 단점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잖음.


보통 신체 결손이나 정신적 트라우마가 주요 단점이지만,

불행한 일이 일어나거나, 특정 집단에게 노려지거나, 세계관 자체가 하드 난이도화 되는 경우도 있음.


그리고 환생자인 주인공은 이런 단점을 죄다 찍어버리고 포인트를 왕창 버는 빌드를 즐기는 타입이었는데...

돌연, 자기가 짠 빌드 캐릭터로 환생해버린 거지.


오감이 모두 막혀 있고, 팔다리가 전부 잘려 몸통밖에 없고, 온갖 육체적 질병에 정신병도 달고 있는데, 가난하고 돌봐줄 사람 하나 없는 천애고아가 되어버림.


상식적으로 진작에 죽었어야 했지만, 환생자는 빌드의 허점을 찔러 부작용 없는 의체로 몸을 갈아끼워서, 이제 먼치킨 무쌍을 찍을 생각에 희희낙락함.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는데...주인공이 선택한 단점 때문에 수많은 빌런들의 존재가 확정되어버린 것임.

예를 들어, [조직의 표적]은 악의 조직 1곳에게 모종의 이유로 목숨이 노려지는 단점인데, 중복이 가능함.

당연히 주인공 성격상 한계치인 99개까지 연타한 결과, 기존의 조직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 악의 조직이 날뛰는 희대의 막장 세계관이 되어버림.

이게 끝이 아니고 [부패한 공권력], [히어로의 배신자], [악신의 장난감] 등, 정의의 편을 약체화 내지 타락시키면서, 세계관을 지옥으로 만들 수많은 단점이 선택되었으며,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불행]이 찍히면서, 선택한 단점에 의해 세상이 나빠질 확률이 100%에 근접하게 됨.


자신의 알량한 선택 탓에 세상이 지옥이 된 줄도 모르고 희희낙락 먼치킨 플레이를 즐기다가,

만악의 근원을 추적해온 이세계의 회귀자나, 빙의자에게 "다 네 탓이군!" 당해 정신적으로 무너져버리는 게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