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구하기 위함이 아니였다.

그저 살기위해 기른 힘이였다.


누군가의 발에 밟혀 죽고싶지 않았다.

하다못해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고싶었다.


생존주의


내 삶의 가장 어울리는 단어


힘을 얻고 여유가 생겼다 

그렇기에 손에 닿는 이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누군가

이후에는 위험에 빠진 누군가

이윽고는 죽어가던 누군가


언제고 되새겼다 

가장 중요한 1순위는 언제고 나라고

내가 살아있기에 누군가를 구하는것이라고


왜인지 모르게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그렇게 손에 닿는이

눈에 보이는이

귀에 들리는 이


할 수 있으니까 했다

어렵지만 못할것도 아니기에 했다

지치고 쓰러지더라도 죽는게 아니기에 했다


과분한 명성이였다


과분하기에 무거웠다


명성은 족쇄가 되어 나를 움직였다


아직까지도 내 머리를 지배하는건

내가 가장 중요하다이건만

족쇄는 나보다 앞장서서 나를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족쇄인가


삶을 살았다

족쇄가 움직이는곳을 따라 걸었다


들리는 것이 있다면 그곳으로갔다

그곳에 도착했기에 눈에 보였다

눈에 보였기에 손에 닿았다


손에 닿았기에 구했다


족쇄는 구하는 이에 비례에 커져만 갔다


나에게만 보이는 족쇄

처음에는 어린아이의 구슬 같았건만

지금에 이르러선 투구만한 크기다


족쇄에 인도아래


지금에 이르렀고

가장 신실한 불신자의 앞에 섰다


언젠가 만났고 

끝도 나쁘지 않았던 이였다


뻔한 이야기

전쟁이 일상이고 어제만난이가 죽었다 들리는게

당연해지는 시대


아픈 가족을 살리기위해 귀의했고

결국 잃어버린 신실자

가장 먼저 불신자를 죽였던 이나

이윽고 물들어버린 기사


유쾌한 이였는데 마치 다른사람과 같다

얼굴 근육이 저렇게 변하는지도 몰랐다

아마 고문당하는 이의 얼굴 조차 저렇지 않을거다


구원을 바라고자 성전의 앞장 섰던이가

모든걸 잃고

천벌이라도 받아 그 존재를 보고자 미쳤다


감히 공감조차 못할 상황이고

절망스러운 순간이다


기술,힘,경험 모든것에서 밀린다

되내이고 되내이던 

나 자신의 중요함을 되새겨도


족쇄는 나를 이끌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족쇄에게 저항하다


미쳐버린자가 아이에게 검을 휘두르려할때




처음으로 족쇄보다 앞장섰다.


검을 맞대자마자 마치 산이 나를 누르는듯 했다.

눈물과 흐느낌이 생생하게 들렸다

아이의 것인가 모든걸 잃은 가장의 것인가



다리를 보았을때 

족쇄가 보이지 않았다 

가벼웠다


신을 부르짖는 가장의 검은

무거웠고 축축했다


분명히 모든것에서 밀리지만

기적과 같은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번의 공격을 받으면 

한번의 공격을 줬고


이 과정의 반복 속

기사의 팔을 잘랐을때

난 목을 잡혔다




이 상황에서 조차 경험에서 밀린다니

희미해져가는 시야 속

아직도 흐르는 가장의 눈물을 보았다


붉은색이 섞여가는 눈물을 보았다

눈동자에 비친 나를 보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후회할줄 알았건만

정말로 시원하게 웃고 있었다


어째서 여기까지 왔는지

어쩌다 이렇게 됬는지


그래도 후회는 없으니까


그렇게 마지막 숨이 나올때 쯤


돌맹이가 기사의 투구를 쳤다

아주 작은 딱 한 주먹정도의 주먹


잠시 풀린 손의 힘에 온 힘을 다해 주먹을 날리고

비틀거리던 기사의 심장에 안식을 주었다


스러져가는 기사의 몸을 받쳐주었다

나를 기억하고는 있을까

나를 알아보기는 할까

눈이 마주쳤지만

그가 날 보고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가족을 보고있는 걸까

원수를 보고 있는걸까

아니면 그토록 보고자했던 분을 보고 있는걸까..


날라온 돌맹이는 누가 던졌을까


사라진 족쇄는 족쇄가 맞았을까


지쳐쓰러져 잠에 들기전 문득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