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를 다루는 법도 모르시면서, 훌륭한 기사가 되실 수 있겠어요?"
그리 말하며 산초는 옷을 벗었다.
하나, 또 하나의 옷가지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느껴지는 것은, '싫다'는 감정.
삶을 위해 누군가를 유혹해야 했던 가족의 아픈 기억이, 그리고 바보를 연기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저것 또한 그렇다.
원치 않는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당장이라도 옷을 벗는 것을 멈추게 하고,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타이르고 싶다.
그러나, 그것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이미 모든 것을 버리며 날 속이기로 각오한 여인이니.
자비니 뭐니 해도 결국 방황하다 쓰러지게 만들 뿐이다.
"...와주세요."
-산초는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
-바보같은 평소와는 다른, 마치 그 시선만으로도 자신의 의도를 모두 깨닫고 벌하고 있는 듯한 눈.
-저 눈이, 저 '돈 키호테 경'에게서 가장 꺼림칙한 부분이라고.
이런 느낌으로 서로가 서로를 속인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