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감풍경은 시계열적으로 살인고찰 전과 통각잔류 이후 시계열이라 세번째 작품이 맞음

하지만 본편으로는 첫 챕터인데


거기서 공경을 처음 읽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실제로 되게 붕 떠 있음

소설 읽는 내내 헤맨다고 해야 하나


2010년 이후에야 극장판 먼저 접하거나 이미 타입문 세계관 자체를 접하고 본 사람들이 많아서 괜찮았지

공경을 처음으로 접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기묘하고 헷갈리며 섬뜩함


마지막에는 가차없는 자살 엔딩을 넣어서 '아 이거 ㄹㅇ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네' 같은 씁쓸함까지 넣어줌


근데 딱 부감풍경이 끝나는 순간부터 이러한 분위기가 엄청 해소되기 시작함


섬뜩한 연출은 사실 미스테리와 추리 요소 섞어둔 신전기물에선 거의 필수적인 요소라 뭔가 풋풋하고 재미난 부분에서도 독자가 방심하지 못하게끔 지속적으로 안배를 해두지만


살인고찰, 통각잔류, 그리고 가람의동까지 계속해서 생동감을 불어넣고 낯설고 섬뜩한 분위기가 점차 희석되기 시작함

그러다 이르는 절정이 바로 전환점인 모순나선 챕터임

시계열 그따구로 뒤죽박죽 꼬아놓고 전개하는데

계속 마지막까지 어떻게 되나 읽고 싶게 만들면서 매 순간 사람 초조하게 압박하고 마지막까지 독자의 감정을 몰아붙임


덕분에 망각녹음을 거쳐 살인고찰(후)부터는 사실상 사람들이 그동안 잘 이해하지 못했던 미키야의 약간 일반적인 감성과 동떨어진 감정선을 그제야 따라가면서 명확히 그가 시키를 얼마나 사랑하고 이 소설이 진짜 정신나간 싸패 남녀의 길고 긴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였단 걸 깨닫게 됨.


그렇게 나온 명대사가 한국 SNS에서도 유행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너는 늘 기적처럼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