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근간인 왕.
그 왕이 거하는 궁궐에서도 가장 영예롭고 중요한 곳.
왕의 거처.
그곳에서 수십의 신하들이 무릎을 꿇고 통곡하고 있었다.
그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던 드높은 영의정부터 육조의 신하들.
그리고 한낱 언관들까지.
“아이고…전하…!!”
“이리 가시면 아니되옵니다!!”
“마음을 굳게 다지시옵소서!!“
그들의 통곡에 청색의 도포를 입은 한 남자가 소리쳤다.
”모두 무슨 소리들인가!! 부왕께서 아직 살아계시거늘!! 분명 곧 쾌차하시리라!!“
우렁찬 고함.
그러나 그것과는 달리 그 남자의 안색도 파리하기가 그지없었다.
”..그만하거라.“
그때, 저 안쪽.
얇은 이불을 덮고있는 노쇠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뚱뚱한 체형을 가진 식은땀을 흘리는 남성.
“이제 가망이 없음을 이 아비도 안다..“
”아니되옵니다!! 분명.. 분명!! 쾌차하실수 있을겁니다!!“
병상에 누운 남자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가까이 와보거라, 향아.. 가기 전에 네 얼굴이나 한번 보고 가자꾸나..“
남자가 힘겹게 내뱉은 말에 이향이 울상을 지은채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래. 참으로 잘 자라주었구나.“
이렇게나 잘 자랐으니..
이제는 떠나도 되겠구나…
남자가 생각을 마치자, 그의 몸이 실이 끊어진듯 쓰러졌다.
“아바마마!? 아바마마!!”
그의 아들은 울부짖었고.
그의 신하들은 통곡했으며.
그의 백성들은 한탄했다.
1450년 3월 30일.
32년 하고도 두 달에 달하는 자애로운 통치 끝에.
가장 위대한 왕이 붕어했다.
묘호는 세종(世宗)
***
화려하게 치장된 옥좌 위에서 한 남자가 눈을 떴다.
기품있는 붉은색의 곤룡포.
그것이 그 남자의 신분을 알게 했다.
‘..여기가 저승인가.’
그리 생각하는 남자에게 어느 한 내시가 달려와 알렸다.
“저, 전하!! 속히 명으로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왜구들이 이곳 한성까지 진격해오고있다는 급보이옵니다!!”
뭐?
왜구가 쳐들어와?
‘..분명 그 족속들은 봉마도를 정리한 이후로는 잠잠했을 터인데.‘
아니 그전에 이것은 저승이 아닌것인가?
그때, 또 하나의 내시가 달려와 알렸다.
”전하!! 지금 궁궐을 둘러싼 백성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속히 나가보셔야 할 것으로 아뢰옵니다!!“
..백성들이 궁궐을 둘러싸!?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는 것이냐!!
***
그냥 대충 끄적여본거긴 한데 고증 오류가 많습니다.
세종이 죽는 장소는 궁궐이 아닌 대군의 집이였죠.
또 저 자리에서는 더 많은 대군들이 있었을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