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놈이 말했다.
삶은 계란이라고
데미안의 멋들어진 구절처럼 알이라는 세상에서 껍데기를 깨고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니 마니 그런 얘기는 아니었다
'삶'은 '계란'
'삶은 계란'
'한마디로 하드보일드 하다는 거지'
멋들어진 코트를 걸친 채 어디서 본 건 있는 지 페도라를 머리에 쓰며 영화속에서 볼 법한 고급스런 시가를 입에 물고는 그리 진지하게 말하더라
한모금을 빨자마자 천식에 걸린듯 곧 죽을 놈처럼 기침이나 하는 꼴이 우스웠지만
그는 그런 병신 새끼였다.
"야...."
"뭐, 병신아"
"삶은...계란, 맞지? 킥킥..."
탕.
묵직한 권총의 반동. 한 발의 총성은 배신자의 유언을 지웠다.
그는 여전히 병신이었고
콜록, 콜록.
나는 꼴이 우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