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도 멘헤라적인 사고방식은 그대로였음. 나데코는 자기가 순정만화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순정만화 속의 사랑에 모든 걸 건 여자 주인공을 연기하고 있던거 뿐이니까. 현실을 순정만화로 바꿔서 왜곡된 형태로 꿈을 이루려 한거지. 그래서 카이키가 만화가가 되어서 꿈을 이뤄라는 말에 바로 설득당한거고. 진짜 얀데레였으면 거기서 설득 안됨.
나는 한참 이후에 모노가타리를 접한거라 당시 커뮤 분위기와 무관한 감상을 갖고 있긴함...
일단 내 감상으로는 미끼 이야기도 대단히 나데코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음. 얘는 아라라기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아라라기를 사랑하는 자신에 도취되어있고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해서 재해석하고 있음. 게다가 자기 망상을 이루기 위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는 선택도 망설이지 않지.
그건 바케모노가타리 때부터 보였던 기색임.
가장 무서운 부분이 나데코 첫 소설 마지막 부분이지. 나데코의 저주는 풀리지 않았고 저주를 건 아이에게 돌아갔을거라는게 암시도 아니고 대놓고 서술되었지. 자기 저주를 풀려 산 위에까지 올라오고, 저주 퇴치에도 순순히 협조한 영리한 나데코가 이 끔찍한 결말을 모를 수는 없음. 그런데 나데코는 이에 대해 그 어떤 걱정도 하지 않아. 그래서 아 얘는 지극히 이기적인 성격이구나 하고 느꼈지. 히타기, 칸바루, 하네카와라면 절대로 거기서 도망친 저주를 내버려두지 않을거같으니까(마요이는 논외고). 그래서 미끼 이야기도 나는 아 얘 원래 이런 애였지 하고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였음... 바케모노가타리에서도 그런 식으로 기이한 환상을 마음 속에서 날조해내며 해주에 참여하고 있었겠지. 그때 나데코의 눈에 보였던 아라라기는 어떤 존재였던걸까 상상해보면 흥미로워지는 부분도 있고.
커뮤가 폭발한건 애니메이션에서 나데코에게 기존 모에히로인의 필터가 너무 많이 씌워진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봄... 작품과 별도로 나데코의 캐릭성이 동인에서 너무 성장해버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