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 툭 투둑

칼에 걸려 그대로 끊어져가는 핏줄, 힘줄들이 느껴졌다.

사악 사악

"이거 보세요. 사람 목엔 이렇게 으븝.. 생각보다 굵은 목뼈가 있어서 베기가 쉽지 않아요. 참수대도 통짜쇠 칼날 무게로 찍어내리는 것이지 제대로 베어낸다고 보긴 어려운 이유죠. 퉷."

'그만, 그마안!! 싫어어어어어!!'

나는 빙의 능력자다.

그리고 이 몸은 방금 속에서 소리를 지른 하찮은 c등급 히어로의 몸이다.

참수, 절단, 해부, 관절의 한계 실험, 가죽 벗기기, 등등.

이렇게 매번 방송하는데도 잡지도 못하고, 의외로 많이들 좋아해준다.

뭐, 당연한거야. 빙의능력이면 사람에서 사람에 들어갔다 생각하지. 누가 이미 죽어 묻힌 해골뼛다구라 생각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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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다음날 D급 능력자에게 잡혔다.

D급, 계약. 100억인구중 단 한명의 인연과 묶는다.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단 한명. 어쩌면 뭐, 전전전생에 함께하자고 맹세라도 했나보지.

정말 공교롭게도, 그게나였다.

빙의를 하고서야 그걸 느꼈다.

한쪽이 뒤지고서야 알다니 참 불쌍한 운명이긴 한데, 그 능력탓에 끌어들임에 반대로 저항할 몸이 없는 나는 영원히 같이 묶인 신세가 되버렸다.

그리고, 이년이 죽으면 내가 같이 소멸한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혼백처럼 남은건 빙의의 부효과가 아니라, 이 능력으로 인한 버그같은 거였다는 거다.


"내, 내몸이, 남의 맘대로오오옷♡♡"

그리고 이년은 미친년이다.

"제발, 닥쳐 이 씹년아! 여기 버스 안이라고!!"

부끄러움만 내몪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