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대충 꿈 탐험이라고 하고. 평범하게 현실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는데 모르는 세계읾

주인공이 여태까지 믿어왔던 정밀한 현실은 그냥 이 세계에서의 흐름을 모방해서 정신을 착란시키는 용도였읆... 현실 자체가 어떤 존재에 의해 의지와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 만들어낸 일시적인 현상이고 이제 그 시험이 끝났으니 속죄를 위한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함. 자기를 시험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런 비슷한 현상을 겪은 적이 있는지도 전혀 기억에는 없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거지.

기존 세상을 이해하는 용도였던 이성은 쓸모없어졌음. 옛 성현들의 지혜도 삶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들도 모든 게 꾸며진 것이었고 아무 의미가 없단 걸 알게 됨... 그리고 흐릿하게 느껴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성적으로 이해해보려는 시도는 그냥 백일몽 중의 헛소리처럼 울려퍼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내놓은 뒤에 거기에 표리가 없다는 듯 그러나, 반드시, 같은 행동의 근거가 되는 수식어도 없이 아무 망설임 없이 정 반대의 행동을 하기도 하고.

그러고 나니깐 새삼 자기 형체가 원래 인식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단 사실을 깨닫게 됢... 순록 같기도 하고 문어 같기도 한 이상한 모습.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지도 않음에도 자기 자신의 모습과 상태를 인지하고 있는 거임. 인지체계조차 기존의 상식과는 다름.

그리고 1인칭 시점에서 벗어나 3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면서, 그렇게 매 화 하나하나가 정신병자가 일기 쓰듯이 꿈을 꾸는 것처럼 전개되는 거읾... 만나는 존재들마다 기괴한 소리를 하고, 몸을 뜯기고(다른 형태가 됨), 중요한 기억을 소거당하고. 그렇게 꿈만 같던 이야기가 종반부에는 죽음의 과정이었단 식의 결말인 걸 보고 싶닮... 인기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맛은 있을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