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대몽골국, 우리가 부르기를 몽고 오랑캐


민초냐 무림인이냐 할 것 없이 중화의 뜻을 품은 자들은 모두 그들과 맞서 싸웠고


무림을 등에 업은 주가놈은 천명을 받들어 몽고를 몰아내고 태산에서 제사를 지냈다.


그리고..


"""진공가향 무생노모!"""


"폐하의 뜻에 반하는 마교 역적들이다, 쳐라!"


주가놈은 연왕 주체를 필두로 하여 무림을 숙청하기 시작했으니, 대송의 부활을 꿈꾸었던 산동의 악가, 검황, 즉 제위를 칭했던 남궁가의 가주, 직례의 눈엣가시 팽가, 그밖에 수많은 무림 호걸들과,


백련교주인 나를 믿고 따라와 준 불운한 백련교도들까지.


모두 그 희생양이 되었다.


"검황, 나는 팽가주와 함께 여기서 관군을 막겠네, 부교주를 데리고 감숙까지만 가줄 수 있겠나?"


"오냐 이놈아, 극락왕생.. 아니지, 네놈이 믿는 진공가향인가 거기 가면 되겠구먼."


"자네는 살아남아 무병장수 하시게"


진공노모께서 나와 저들을 윤회에서 해방시켜주시지 않는다면,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백련교주가 심장을 꿰뚫렸다!"


"커억.. 진공가향 무생노모"


난세가 아닌 태평성대에서 평온히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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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게."


흔들흔들


"일어나라고"


빠악!


"아야!"


팽가주 이놈, 잘 자고 있는데 박치기를 하다니,


"알겠네 알겠네.. 일어나면 될 것 아닌.. 팽가주 자네 반로환동이라도 했나?"


땅바닥을 짚으며 나는 눈에 띄게 작아진 팽가주에게 불평을.. 


잠깐, 팽가주가.. 작다?


"크히히 반로환동은 무슨, 자네가 말한 대로 이 빌어먹을 세상이 우릴 윤회시킨거지. 윤회라는게 다시 태어나는게 아니라 죽은 자리에서 부활하는 것인 줄은 몰랐지만."


전장.. 주원장의 배신.. 아니 그것보다.


"배고파"


"크히히, 내 그럴 줄 알았지, 마을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좀 얻어왔으니 들게나. 아, 그리고 여기 옆에 계신 분은 이 마을 촌장일세"


팽가주는 짧은 팔을 뻗어 내게 당과를 건네주었고, 나 또한 작은 손으로 그것을 받아먹었다


오물오물


배가 채워지니 머리도 팽팽 돌아가는 기분. 


일단 여기가 어딘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촌장은 중원 복식을 입고 있긴 하였으나, 그것만으로 여기가 중원이 맞는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


"저기 촌장, 그대의 자비에 감사하오. 본인은 백련교..도 백진천이라 하는데, 혹시 여기가 어디요?"


"백련교도? 이 꼬마들은 말투도 이름도 어디 백년 전의 사람 같구나. 여기는 마교의 전진기지다. 어쩌다 여기까지 온 게냐? 근방 십리에 펼쳐져 있던 진법은 어떻게 뚫었고?"


"마교? 스스로를 마교라 부르다니 참으로 오싹하구려, 그나저나 백련교도를 아시나보오. 혹시 진언도 아시오?"


촌장은 흥미가 동한다는 얼굴로 지긋이 나를 훓어보다가, 폭소를 터뜨리며, 큰 목소리로


"진언? 알다마다. 마을 사람들, 모두 지금 당장 백련교의 진언을 욉시다."


그 말에 기뻐하며 나 또한 교의 진언을 외기를,


"진공가향 무생노모"


"""천마군림 만마앙복"""


"?"


혼란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백련교의 진언이라면 진공가향 무생노모가 아닌가? 왜 저들의 말에는 마(魔)라는 글자가 들어간단 말이냐?


"크하하, 초대 천마와 같은 이름에, 우리 교의 옛 진언을 외고 다닌다니, 너는 초대 천마께서 내린 중원 정벌의 징표라도 되는가 보구나!"


"자네는.. 누구요? 마교라는 것은 우리 백련교와 대체 무슨 상관이요? 천마라는건 대체 뭐요?"


"나는 천마신교의 제 오 장로 혈수마장이다. 백련교는 우리 천마신교의 옛 이름이지. 그분께서는.. 그분의 직함을 너는 함부로 부르지 마라."


저들은.. 미지의 악인들이다. 즉시 빠져나가야 한다.


"우리를 이 마을에서 조용히 빠져나가게 해주겠소?"


"그것은 불가능하다. 네놈.. 천무지체에 역천지체구나. 장로의 권한으로 너를 본교의 본단에 보내주마.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우대다."


나는 즉시 검을 뽑아들어 저들과 맞서고자 했으나,


"내공도 없는 몸이라, 교의 심법을 배우기엔 정말 최적이로구나."


놀라우리만큼 약해진 몸으론 발버둥조차 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탈출하려면 그 마교라는 곳에서 힘을 키우는 수 밖에 없는건가.."


그리고,


"천마신교라는 것이 진짜로 나를 따르던 백련교도들의 후예라면, 무생노모의 뜻을 따르는 이들로 되돌려야만 한다."


그것이 교주였던 자의 의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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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이런 식으로 천마신교의 본단에서 옛 백련교의 수많은 무공들로 마교도들을 개심시키고, 종국엔 천마신공의 원본인 백련신공으로 천마와 싸워 이겨 마교를 백련교도 되돌린 뒤, 중원에 나갔더니 다른 개파시조들도 부활해 있는거임


제황검형이 제왕검형으로 격하되어있는 걸 본 검황 남궁 초대가주가 머리를 탁 치고 메이크 남궁 그레잇 어게인을 찍는다거나


금군의 개가 되어있는 팽가를 다시끔 독자적인 세력으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팽가주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