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성경에는 전지니 전능이 그런 내용이 거의 안나옴.

물론 신은 미래를 아신다 뭐 그런 내용이 나오긴 하지만, 애초에 야훼의 대단함을 강조하기 위해 전지전능이라는 개념을 쓰지 않고 그냥 바다 갈랐다 태양 멈췄다 이정도가 다임.

애초에 전능이니 전지니 무한이니 그런 개념을 유목민족 따리가 어캐 떠올림.

인도 철학에서 뭐 무량대수니 억겁이니 온갖 거대한 수들 떠올리며 남들 기죽일 때, 기독교는 존나 큰 숫자라면서 말한 게 14만 4천명임.


전지전능 떡밥이 본격적으로 나온 건 기독교가 그리스 철학과 함께 하면서 형이상학적 논변을 하기 시작한 이후임.

그 때부터 존재가 무엇인가, 선이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 신이란 무엇인가를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위함이었고, 이건 기독교가 아니라 기존 그리스 철학이 하던 형이상학에 가까움.

성경에서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거 본 적 있음?


근데 그것도 설정놀음 아님? 이라고 말하면 뭐 맞긴 함.

근데 여기서 하는 설정놀음은 기본적으로 철학적 개념임.

스피노자나 헤겔도 신이 어떤 존재인지 규명하고, 그들의 속성을 연구함.

그럼 얘네들이 기독교라서 그런거냐? 스피노자는 무신론자로 욕 뒤지게 먹었고, 헤겔은 그런 스피노자를 신학으로부터 철학을 구해낸 철학의 왕이라고 말하기까지 함.


기본적으로 전지전능이 무엇이냐, 신의 속성이 무엇이냐를 고민하는 건 기독교가 하던 게 아니고, 서양 철학 전체가 하던 일임.

물론 기독교도 그거에 대해 하긴 했지. 기독교도 서양 철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니까.

근데 기독교만 한 것도 아니고, 기독교가 시작한 것도 아님.

그리고 그러한 논변과 고민이 데카르트, 스피노자, 헤겔,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기라성 같은 철학자들에 의해 답변이 되어지고

그 전통이 현대까지 이어지는 거임.


뭐 철학 전체가 그냥 말장난 아니냐? 라고 말하면 또 할 말이 없긴 함.

다만 전지전능 개념이 그냥 신학자들 말장난 따리에 설정놀음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중요한 개념이라 한 번 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