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끝나자 그는 내 독일어 발음에 대해 의심하는 듯했으며, 그보다 더 의심쩍은 눈으로 날 살피더군. 결국 나는 내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네. 과학적 관점에서라면 장군은 만족했겠지만 인간적으로는 그렇지 못했어... 인간적으론 나 역시 그다지 만족할 수 없었네. 왜 내가 그들에게 고통을 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프란츠 카프카
"내 민족이여, 제발 부탁인데, 당신네 고난의 유산은 당신네 고난 당하는 똥구멍에나 꽂아주세요. 나는 공교롭게도 한 인간이기도 하단 말이야!" -필립 로스
“반유대주의는 아주 오래된 괴물이다. 그것은 정신적 부조화의 형태이다. 일종의 광기다. 그런데 그것은 늘 유행을 잘 타서, 이제껏 여러 시대와 여러 국가에서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었고, 불행하게도 여전히 사람들을 이끈다.” -아모스 오즈'
유대인이라는 민족은 역사상 가장 기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악마같은 민족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수천년간 존재하다 나치시기에 정점을 찍은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을 역사상 최대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들었지만, 중동에서 그들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학살과 반인권적 행보를 보이며 비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시오니즘도, 반유대주의도 싫어 미국으로 떠난 유대인들은 미국인으로 인정받고자 했으나 그들은 결국 '유대인', '유대계' 미국인으로 불렸다.
유대인으로 태어난 이들은 어쨌든 간에 비극에 휘말려야 했고, 그 비극을 어떻게 폭력으로 승화시켜 전쟁을 찍을 수도 있지만 문학으로 승화한 작가들이 있다.
위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건 누가 말해도 아는 프란츠 카프카일것이다. <변신>으로 유명한 원툴작가라는 문알못들의 공격을 받지만 실제로는 단편, 장편 둘 다 괴물같은 역작들을 쏟아냈다. 그의 작품들에는 행정에 대한 비판과 카프카적(kafkaesque)으로 불리는 기괴한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는 카프카 본인이 유대인으로 살면서 받은 반유대주의적 시선과 행동이 표출되었다는 해석이 존재하며, 카프카 본인도 반유대주의에 대해서 고통을 표현한바 있다.
프란츠 카프카가 유럽 유대인(아슈케나짐)으로의 비극을 대표한다면, 아모스 오즈는 홀로코스트와 그 이후 이스라엘의 비극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의 대표작인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는 홀로코스부터 이스라엘 건국까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허구를 교묘히 섞은 이야기다. 그를 유명하게 해준 <나의 미카엘>은 제2차 중동전쟁 당시 사랑 이야기를 다룬 비극적 작품으로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읽기 쉽다.
가장 현대적인 작가이자, 가장 의욕적이자, 가장 미국적이자, 가장 유대인적인 필립 로스는 1960~2000년대까지 소설을 써온 다작가이다. 그의 소설은 거침없는 욕설, 신박하기 짝이 없는 표현, 그리고 기가 막힌 서사와 소설 구조로 미국에서 유대인으로의 서러움과 울분 그리고 삶에 대해서 꾸밈없이 이야기한다. 그의 초기작인 <포트노이의 불평>과 <굿바이, 콜럼버스> 그리고 참을성이 강한 독자라면 <미국의 목가>를 추천한다.
중동에서 연이어 분쟁이 일어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유대인이 어째서 그들의 비극사를 잊지 않는지에 대해서 구구절절 글로 쓰는 것보다는 직접 피해자들이 쓴 책을 통해 읽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라 생각해 추천글을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