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를 불사르던 마왕의 노여움도 잊혀지고
무명용사의 석관도 흑토 속에 묻혀버린
그리고 그런 것들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전쟁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한 남자가 의회에 들어서고 있었다.
인간과 마족이 주축이 되어 건설해낸 제국에 의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보고싶다
두 종족이 한데 뒤섞인 제국령에서 공용어 지정으로 사사건건 싸우는 것이 보고싶다
마족령에서 자치권을 보장받지 못해 항의하는 오크와 고블린 정당이 보고싶다
선거운동을 위해 거인족이 다수 분포한 제국령에 들어선 마족 의원이 건축물의 규모에 압도되는 것을 보고싶다
종족의 자치 왕국 수립을 위해 손을 잡은 천사와 악마 의원을 보고싶다
뜻대로 되지않자 필리버스터를 위해 의도적으로 신성어를 써가며 시간을 끄는 엘프 의원이 보고싶다
그렇게 제국의회는 매번 난장판이 되어 가면서도, 황제가 들어서면 권위를 존중하며 모두가 논쟁을 멈추고 일어서는 모습이 보고싶다
그 와중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의회에 진출한 의원들이 출석도 하지 않고, 출석한 의원들도 황제에게 인사하지 않는 소수종족 정당을 보고싶다
오랜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