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 콜록! 아오... 젠장할... 그 망할 독따양반의 차원연결 실험인지 뭔지를 보러가는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여긴 어디야?"


다른 차원과 우리 세계를 연결해 보겠다는 실험을 구경하러 갔다가 실험이 잘못되며 휘말려 정신을 잃고 깨어났더니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주변은 도시라기엔 폐허에 가까운 을씨년스러운 꼬라지였다. 혹시나 실험의 여파로 주변이 파괴된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단기간에 파괴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난 모습이었다.


정말 그 박사의 말대로 다른 차원에 떨어진건가? 아니, 그냥 우리 세계의 어느 분쟁지대에 떨어진 걸수도 있다.


일단 날아서 사람을 찾아 보자. 일단 가다보면 사람은 나오겠... 저건 또 뭐야?


공중에 떠서 이동을 하다가 나는 영 좋지 않은 광경을 목격했다. 전투용 슈트와 군복을 차려입은 자들이 부상을 당한 민간인들을 포박하고 있었다. 진짜 여기 어디 전쟁중인 동네인가?


일단 상황을 알아볼 생각으로 날아서 저들의 앞으로 이동하니, 슈트를 입은 자가 나를 발견하고 위협적으로 소리쳤다.


"미등록 이능력자 하나 더 발견! 당장 내려와서 움직이지 말고 항복하라! 응하지 않으면 사살하겠다!"


....? 이건 또 뭔 뚱단지 같은 소리야?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으니 저들은 그대로 전투태세를 갖추고 나를 공격했다. 강화 슈트를 입은 자들은 꽤나 빠르게 움직였고, 초능력 무력화탄으로 보이는 것을 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작은 산 정도는 한방에 붕괴시키고, 고층빌딩 수십채는 썰 수 있고, 핵무기와 견줄 화력을 가진 빌런들도 토벌하고 정점에 오른 것이 나였으니까.


"컥!!! 뭐야아아-!!"
"조심해!!! 저놈의 힘이- 크억..."

"뭐야!! 저정도면 블랙데빌 놈조차 능가-"

-콰직!!


어렵지 않게 날 공격한 자들을 전부 쓰러뜨렸다. 분위기는 꽤 강자의 모습이 보여졌는데 너무 약해서 의아했지만.


일단 시체가 되버린 것들은 뒤로하고 포박되어 있단 사람들에게 다가가니, 그들은 마치 나를 구세주를 영접한 눈빛으로 보았다.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우리 이능력자들을 구원할 분이 오셨어!"


음.... 이게 뭔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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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붙잡힌 사람들을 풀어주고 저들의 은신처로 가서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우선 나도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이란걸 밝혔고 말이다. 쉬이 믿기 힘든 말이었지만, 저들은 쉽게 납득했다. 우리 세상에서 갑자기 이렇게 강한 이능력자가 나올것 같지는 않았다면서


어쨌든 설명을 들으니 이 세상은 초능력을 개화한 사람들이 개화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차별받고 감시와 탄압을 받는 세상이라고 한다. 모든 초능력자는 국가에 의해 등록되야하고 생활, 교육, 직업, 결혼까지 통제를 받고,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제거당한다고.


그래서 정부에 대항하는 초능력자들의 지하조직이 여럿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쪽 세상의 초능력자들은 그리 강하지 않은지 심하게 밀리는 처지라고. 이들이 아는 초능력자 중 가장 강한 자가 힘을 모아서 공격해야 두꺼운 빌딩 하나를 간신히 가른다던가. 저들은 어마어마한 위업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우리 세상 기준으론 딱히 대단한 강자 취급은 받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아 별명이 유치하게도 블랙데빌이라던가.


허튼 그들의 도움을 받아 나는 얼마 후 초능력자... 이곳의 말로는 이능력자 해방 전선이라는 지하조직들의 수장들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내 능력을 좀 보여주니 저들은 압도된 것처럼 굴다 못해 나를 무슨 군주처럼 떠받들고 비능력자들을 토벌해 달라고 신에게 소원을 빌듯이 애걸하였다.


"어... 비능력자들을 토벌하고 이능력자들이 위에 설수 있게 해달라고요?"

"예!!! 제발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만들어주십시오!!"

".... 그러면 그렇게 정부 전복시키고 나라 차지하고 나서는 뭐 하게요?"

"당연히 저희가 받은대로 돌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능력자들은 차별받고 탄압받고, 이능력자들은 우대를 받는 세상으로!"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거 그건 그냥 방향만 바꿨지 똑같은 짓거리 아닙니까?"

"네....? 하지만 구세주님..."

"아니 거 제 이름으로 부르세요 이 사람들아."

"네... 라자 님. 지금 지배관계를 뒤바꾸는 것 외에 무슨 방법이 있습니까?"


"글쎄요.... 에초에 전 초능력 유무로 사람을 이분론적으로 분류하는 이 세상 자체도 잘 이해가 안 가서... 당장 평범하게 일하던 회사원 A씨도 어느날 갑자기 입에서 불을 뿜을 수도 있잖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네... 그렇죠..."

"그리고 초능력 가진 부모 사이에서 초능력을 개화하지 못하는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고, 반대로 초능력 개화를 못한 부부 사이에서 초능력자가 태어나는건 훨씬 흔한 일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이게 뭐 백인끼리 결혼해서 백인 나오고 흑인끼리 결혼해서 흑인 나오는 것처럼 딱딱 나눌수 있는 거도 아니잖아요?"

"예..."


"그렇게 지배관계를 바꾼다 한들 비극은 방향만 바꿔서 되풀이되고, 또 제가 없으면 여러분들 능력은 그대로인데 계속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장담 어렵잖습니까?"

"하지만 이제와서 다같이 화합하고 사는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날리 없잖습니까. 라자 님..."

"방법이 뭐 없진 않죠."

"네? 그게 무슨..."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건물 바깥으로 나갔다. 저들도 급히 나를 쫓아왔다. 마침 이곳이 해안가에 있었기에, 묘기 하나 보여주기는 안성맞춤이었다.


나는 그대로 저 넓은 바다를 눈으로 보이는 곳까지 갈랐다. 다들 경악할 때, 나는 입을 열었다.


"왜 저희 세상에선 여러분들 세상처럼 초능력자들을 탄압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이유는 이거겠죠.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강하니, 에초에 그런건 꿈도 꾸지 말고 문제 일으키는 초능력자들은 다른 초능력자들로 막는다. 이게 저희 세상에서 히어로라는게 직업화된 이유기도 하고요."


"도시 하나 다 덮을 물을 위에 띄워놓으면 다들 쫄아서 협상을 원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들은 제가 다른 세상에서 온 거는 모르니까 이렇게 강한 초능력자가 또 나올수 있다고 오해할 거고 말이죠. 아 비밀 누출은 좀 우려스럽긴 한데 기억 소거 능력자 있긴 하죠? 있으면 뭐 해결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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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 후, 나는 진짜로 도시를 덮을 정도의 바닷물을 다 끌고와서 협박을 했고, 이곳의 정부가 결국 협상을 하도록 만들었다.


뭐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나를 기습해서 암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건 히어로 생활 하면서 하도 많이 겪어서 별것 아니었다.


협상 자체도 쉽지는 않았다. 이쪽 세계 사람들 시선 자체가 나와는 달라서


"이보세요! 강한 초능력자가 능력을 잘못 쓰면 지나가는 행인 수십명이 다칠 수 있다고요! 최소한의 통제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건 그냥 억압을 계속하겠다는 소리잖아!!"


흠... 개판이군...


어떻게 평화적으로 설득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저쪽에 있는 거구의 경호원이 눈에 들어왔다.


"거기 경호원씨? 당신 키랑 몸무게가 대충 어떻게 되죠?"

"네? 190cm에 90kg입니다만?"

"거기 장관님은 어떻게 되시죠?"

"어... 170cm에 60kg인데 그건 어째서...?"

"저정도 덩치의 사람이 작은 사람 제대로 한대 때리면 즉사도 가능하겠군요. 그러면 190 넘는 사람들도 통제할 겁니까?"

"아니 초능력하고 덩치는 경우가 다르잖아요!"


뭐 생각해보니 허점이 있는 논리 같기도 하고, 하지만 뭐 어쩔건가?

당장 내가 힘을 풀면 도시 전체가 침수될 상황인데.


그걸 상기시키며 압박한 끝에 결국 협상을 통과시켰다.

일단 대충 해결했으니 이제 슬슬 원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이나 찾아야겠다. 이쪽 세상의 평화가 나 없이 계속 지켜질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피 안 흘리고 할만큼 해줬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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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하이파워 히어로물 세계관에서 온 주인공이 초능력자들이 탄압받는 상대적으로 로우파워인 세계관에 떨어지는게 보고 싶어서 써봄.


여기서 주인공이 알빠노 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서 끝나든, 아님 못 돌아가거나 여기서 정이 든 사람이 생겨서 남기를 선택하거나 하면서 평화를 지키는 아님 어떤 계기로 개빡쳐서 생각 바꾸고 초능력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로 하든.


이런거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