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갑자기샌즈가나타나서모두를죽여버렸다]
"크아아아아악-!!!"
씨발, 또다.
"개 씨발 글카스!!!!!"
이것이 도대체 글카스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공모전 심해탐사에 나선 나는 오늘만 7번 보았던 저 활자덩어리들을 보며 절규하고 있었다.
"이딴 건 웹소설이 아니란 말이다!!"
문장 끝에 붙어있어야 할 마침표도, 가독성을 올리기 위한 줄바꿈과 쉼표도, 기본적인 맞춤법과 띄어쓰기조차 보이지 않는 그 참담한 현실에, 나는 운영진들을 향해 울부짖었다.
"씨발, 내가 많은 걸 바라냐고!"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것들과 같은 기본적인 요소들만 지켜진, 그저 읽을만한 나만의 작은 소설을 찾고 싶을 뿐인데.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내 눈에는 나작소들이 아닌 글카스만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씨발! 진짜 내가 써도 이거보단 잘 쓰겠다!!!!!"
차마 분에 이기지 못해 울부짖으며 작가를 향한 분노의 5700자를 작성하려던 도중.
"......어?"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한 생각.
".......써볼까?"
'내가 써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 라는 생각에 갑작스레 의문이 들었다.
'......진짜로?'
솔직히 자신이 넘치는 수준이냐고 하면 아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웹소설 지식들은, 대부분 커뮤니티에서 보고들은 것을 대충 짜집기해놓은 무언가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그러나, 딱 하나.
딱 하나 자신있는 점이 있었다면, 다름아닌 필력이었다.
"......."
나 역시, 웹소설을 주제로 하는 커뮤니티인 [장르소설 채널]에서 일부 소재글도 개념글과 베스트 라이브까지 가본 적이 있었기에, 왜인지 모를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래...할 수 있다...지금의 나라면...!"
그렇게 충동적으로 노벨피아에 접속해 '신규 소설 등록'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띠링-
"......?!"
나를 막아선 것은 다름아닌 하나의 알림이었다.
[장르소설 채널 - 게시물에 새 댓글이 달렸습니다!]
흉흉한 붉은으로 점멸하는 알림을 보자, 그제서야 내가 하려던 행동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분충 타락].
분충 타락을 하게 된다면, 더 이상 일개 '장붕이'가 아닌, 한 명의 '작가'가 되어야 했다.
그렇기에 장붕이와 분충 사이에서 내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을 때쯤.
'...그러면 둘 다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악마가,
속삭였다.
딸깍-
[신규 소설 등록]
"......"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법은 없었다.
일개 장붕이로 살아가는 동시에, 한 명의 분충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작가티만 안내면 되잖아?"
그렇게 나는, 오늘도 장르소설 채널에 접속하며 게시글을 작성했다.
"......흐응."
다만,
"너어....재미있다아.....?"
한 명의 완장이 자신을 스토킹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는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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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붕이가 작가티를 숨김]
연재해 "줘"
벅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