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향기......"
내 이름은 '김 DDD 초사위왕 헬 아마게돈 이그제그튜브 알렉산더 장붕'.
-단도진입적으로 말하자면, 좆된 상태이다.
그것도 그냥 좆된 것이 아닌,
-매우.
-아주.
-존나게 좆된 상태이다.
"조아아...에헤헤....."
지금 내 앞에서 고양이처럼 손에 얼굴을 비벼대는 여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내 이름- 아니, 그녀의 이름은 로사.
대중들에게는 코드 네임인 '신데렐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한때 '인류 최강의 마법소녀'라고 불려왔던 여성이다.
...뭐?
지금 그 정도로 강한 여성을 자기 팔에 끼고 있다고 자랑질 하는거냐고?
...음, 생각해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을 것 같다.
좋다, 정정하도록 하겠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건 [침식 사태] 발생 전까지 국민들에게 불려왔던 호칭이다.
'침식 사태'.
그것은 절대로 타락해서는 안 될, 그리고 절대로 타락할 수 없어야 할 터였던 마법소녀가 최초로 타락해버린 사건이다.
아마 마법소녀가 무엇인지는 대략적으로 알 것이다.
인류의 수호자, 별에 대항하기 위해 강림한 자, 신의 힘을 빌려 대적하는 자, 등등.
많은 호칭으로 불리우고는 하지만, 대중에게는 '마법 소녀'로 가장 흔히 불리우는 존재들을 일컫는다.
한때, 마법 소녀들은 '별'에 대적하여 '레조네이터'들과 싸워오던 존재였다.
['별'에서 침공해온 '레조네이터'들을 '마법 소녀'들이 막는다.]
간단하고, 보편적으로 여겨져오던 현대 사회의 진리였다.
정확히는, '진리였었다'.
침식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침식 사태가 벌어진 이후로, 마법 소녀들의 침식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과학자들은 침식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마법소녀들이 타락하는 그 현상을 '침식'이라 명명하고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연구를 통해 그 힘의 원천이 드러났을 때.
그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연구원들의 대부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법소녀의 힘의 원천은, 디름아닌 그녀들이 싸워오던 '별'에서부터 탄생한 힘이었다.
쉽게 말해, 저들이 이 별을 침략할 의지가 사라져야 비로소 이 침식 현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보고받은 세계정부는 침식된 마법소녀의 전원 사살을 명했다.
그리고 나 역시 세계정부에 속한 지휘관이었고, '마법소녀 말살 작전'에서의 일부 행정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작전을 실행한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나를 포함한 두 부대를 제외한 모두가 전멸.
다만 그런 충격적인 보고에도 불구하고, 작전은 가히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았다.
왜냐하면, 그 작전을 통해 생포한 것은 다름아닌 최초로 침식당한 프로토타입의 마법 소녀.
'신데렐라'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상부에서 생포한 신데렐라에게 내린 처분은 다름아닌.
-[보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를 죽일 방법이 없었다.
포탄을 발사하고, 용광로에 집어넣고, 초고압으로 압축을 시도해도, 영역을 전개해도, 어른의 카드를 사용했음에도 흠집 하나 가질 않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그렇기에 울며 겨자먹기의 심정으로 결국 무지막지한 리스크를 떠안고 그녀를 유폐실에 방치해둘 수 밖에 없었다.
"하아......"
그렇게 오늘도 경비를 서기 위해 그녀가 감금되어있는 유폐실에 들어갔다.
슬슬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놓아져 있는 사슬과 구속구들은, 그 대열로 하여금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듯한 감상을 주었다.
다만, 아주 사소하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
"......어?"
그녀가 차고 있어야 할 구속구들이, 전부 그 형태를 잃어버렸다는 것 정도일까.
"......너구나, 날 깨운 게."
"......애미."
아주 사소한 문제였다.
"......이름은?"
"......살려주세요."
아, 당연하게도.
"......마지막 소원은?"
"......음, 살려주세요?"
"-짧아서 좋네."
까드드드득-!!!!!
나에게가 아닌, 그녀에게 말이다.
그렇게 난생처음 느껴본 목이 뒤틀리는 감각과 함께, 나는 정신을 잃었다.
"......뎃?"
".......?"
-아니, 정확히는 잃을 줄 알았다.
"뭐야, 왜 안 죽어."
"장끼야아아아악!!!!!"
뭐지, 이거.
목이 실시간으로 뒤틀리는데, 정신이 멀쩡하다.
꿈이었나?
"허, 이거 봐라?"
그렇게 말한 그녀는 이내 내 팔과 다리를 종이 접듯이 으스러뜨렸다.
순간적으로 꿈인가도 싶었으나, 확실히 꿈은 아니었다.
"-장끼에에에에에엑!!!!!!!"
-존나게 아프니까 말이다.
"......뭐야, 왜 진짜 안 죽어?"
그녀는 죽지 않는 내게 슬슬 흥미가 식기 시작했던 것일까.
"-끼야아아아악!!!! 완자아아아앙!!!!!!"
까아아앙-!
그녀의 자신의 무장인 [유리 구두]를 꺼내들어 내 머리를 내리쳤다.
"테에에에에엥...니케상, 아니- 닝겐상......"
디잉- 디잉-
하지만 그런 엄청난 기세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가격당한 내 머리에서는 청량한 종 소리만이 들려왔다.
물론 내 시야에서는, 그저 별들이 돌고 있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뭔놈의 레조네이터가 이렇게 단단해? 특수 개체인가?"
"테레브한 와따시를 살려주는데차아앗....."
"...아니면, 레조네이터가 아닌가?"
그렇게 몇 대쯤 처맞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쯤.
"-야, 너."
"-네? 저요?"
실수를 저질러버리고 말았다.
학창시절에서 일진들에게나 들었을법한 그 대사가, 다시금 내게 소모했던 기력을 채워주고 만 것이다.
덕분에 내 몸은 기력을 찾고 멀쩡하게 돌아와버렸고, 이내 몸에 새겨진 학창시절의 기억 덕분이었는지 어느새 나는 대가리를 박고 있었다.
"-너, 레조네이터야?"
"......전 남자여서 레즈비언일수가 없는데요?"
"아니, 시발아! 레즈비언 말고 레조네이터!"
"뎃? 와따시는 레조네이터가 아니라 닝겐상인데차앗?"
"......레조네이터가 아니라고?"
그 말과 함께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였던 그녀는, 이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그냥 인간인 너가, 나를 풀어준 거야......?"
"......제가 풀어줬다고요?"
"그러고 보니...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그녀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내가 침식당한걸 쟤가 구해줬고, 지휘관을 닮았으면...지휘관의 후계자인건가...?"
갑작스레 혼자 허공에 대고 중얼거리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성격도 비슷하고...처맞으면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도 똑같고...맷집도 지휘관처럼 튼튼하고...그러면 쟤가 지휘관의 아들...?"
도통 알 수 없는 소리만을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면 저게...지휘관의 어렸을 적의 모습이라는거네...?"
이내 의미불명의 말을 내뱉은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헤에."
입꼬리를 씨익 끌어올린 그녀는 이내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야, 너."
"살려만 주십시오."
"속옷까지, 싹 다 벗어봐."
"......예?"
내게 스트립쇼를 명했다.
"벗으라고."
"...넵."
물론,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
.
.
"푸흐...진짜 점 위치까지 완벽하게 똑같네......"
"저기...혹시 언제까지 벗고 있어야......"
"조용."
그녀의 단호한 일갈에,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게 그 남녀역전인가 정조역전인가 뭔가하는 그건가?
"너, 이름이 뭐야?"
"-김 DDD 초사위왕 헬 아마게돈 이그제그튜브 알렉산더 장붕이요."
"...성이랑 미들네임까지 똑같으니까, 맞네."
대체 뭐가 맞다는 것일까.
...그냥 내가 쳐맞을 거라는건가?
"됐어, 옷 입어."
"하잇!"
군대에서의 경험을 되살려 순식간에 환복을 마친 나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며 앞에 섰다.
"......"
'......존나 예쁘다."
-아, 물론 다른 것도 섰다.
"...야, 너 나 누군지 아냐?"
"네."
그녀가 누구냐는 질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당연히 알죠, 당신이 대한민국 국민 오백만 명을 넘게 죽였는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어?"
근데, 어째서일까.
살기 위해 아첨을 첨가한 내 말을 듣던 그녀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급속도로 구겨져가고 있었다.
"...자, 잠깐만. 내가 죽였다고? 오백만 명을?"
"무슨 문?제라도?"
"그, 그럴 리가."
뭐지.
"나, 나는 계약을 맺었어. 나를 1년동안 무의식 상태로 두는 대신, 그동안 레조네이터들 역시 움직이지 않겠다고 계약했단 말이야."
"와! 그렇군요!"
지가 그렇게 신나게 죽여놓고서는 기억도 못하네.
"맺어진 계약은 '별'도 거스를 수 없어. 1년동안 나는 분명 무의식 상태였다고."
"우와, 그렇군요! 그러면 의식을 잃으셨던 지난 1년동안은 어떻게 시민들을 학살하고 다니셨던거죠?"
그 더러운 손으로, 우리 부모님들을 죽여버렸으면서.
"내, 내가 한 게 아니야. 정말 억울해."
"오! 그렇다면 우리 신데렐라씨는 서로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호구라도 잡히신 걸까요? 너무나도 타당한 추론이네요!"
나를 위해 미소를 지으시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그 모습이, 아직도 꿈에 나오는데.
"게, 게다가 최초의 마법소녀인 내가 왜 시민들을 죽이겠어."
"아하! 그렇다면 그 빌어먹을 레즈비언들이 1년간 무의식 상태였던 당신에게 세뇌를 걸어서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게 만든 거겠네요! 전제만 맞는다면 정말 완벽한 추론이에요!"
"........아."
어째서, 저딴 혼란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걸까.
"와! 당신같은 엄청난 사람이 세뇌될 정도의 기술력이 그쪽에 있었다면, 직접 침공하는게 빠르?지? 않았을까요?"
"아, 아아......"
...가증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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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약에 호구잡히고 세뇌당해서 자기 손으로 시민들을 죽여버린 마법소녀가, 주인공에 의해 진실을 깨닫고 절망하면서 울부짖다가 유일하게 신뢰받고 자신을 이해해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던 주인공에게 매달리는데 정작 주인공은 적대하다 못해 혐오하는 그런거지.
그러다가 이제 겨우겨우 신뢰받지만 여전히 주인공의 부모님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자해를 시도하는 마법소녀.
그러나 너무나도 강했던 그녀의 육체는 자해조차 허락하지 않는 그런 거임.
와 후회피폐집착마법소녀물 맛있겠다
써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