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야매 국가정보학/정보기관 관련 정보글

사건 배경이 하도 지랄맞게 복잡해서 글이 난잡할텐데


미안하지만 감안하고 읽어주면 고맙겠음





때는 1976년 케냐 나이로비 공항 활주로 인근의 풀밭에서 소련제 9K32 Strela-2를 들고 존버하던 외국인 몇 명이 케냐 보안경찰들한테 체포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의 정체는 테러리스트. 근데 소속이 좀 웃김


PLO (Palestine Liberation Organization, 팔레스타인 해방 기구 → 레바논에서 활동 중이었는데 그쪽에서 내전 터진 바람에 해외로 피신 상태였다)

ETA (Euskadi Ta Askatasuna, 바스크와 자유 → 스페인 바스크 분리독립주의단체. 왕년에 바르셀로나 사제폭탄으로 따잇하고 현역 스페인 총리를 암살하는 등, 무장투쟁으로 이름 깨나 날리던 단체였음)

RAF (Red Army Faction, 적군파 → 정확히는 바더 마인호프. 서독 적군파라고 보면 됨)


무슨 테러리스트 정모라도 하는지


칼라로 정신이 이어진 프로토스마냥 아주 오만군데서 다 기어나온 것들이 사이좋게 손에 손잡고 케냐로 찾아왔다는 거였음



(당시 사건을 다룬 NYT 기사 아카이브.)

테러리스트들의 목표는 나이로비 공항을 오가는 엘알 항공편이었는데(참고로 이쪽 노선은 지금도 존재한다),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순간을 노려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게 얘네들 계획이었음


그런데 모사드가 'ㅅㅂ 테러리스트들이 우리 뱅기를 노리고 있다!!!' 케냐 보안경찰에 대테러 정보를 전달해서 계획이 뽀록났고


케냐 보안경찰 + 모사드 작전팀이 현장을 급습해서 비행기가 격추당하는 불상사를 방지하는데 성공했음



근데 이 사건이 좀 웃긴게


위 기사에서 언급된 칼라로 정신이 연결된 엔타로-테러리스트 씹새들 중 하나, 서독 극좌테러단체(바더 마인호프) 소속 독일 여성이 '...? 격추했으면 이스라엘 언론사가 지랄할 텐데 왜 아무 소식도 없음? 우리 동지들 붙잡힌거임?' 나이로비 공항으로 왔다가 붙잡혔는데


놀랍게도 이년 정체가 슈타지 정보관이었다



원래는 서독 주둔 미군 상대로 군사정보 수집하면서 적군파를 지원하던 양반이었나? 그런데


당시 바더 마인호프가 서독 정보수사기관들한테 개처럼 두들겨 맞고 조직원들이 줄줄이 감빵들어가면서


슈타지 정보관이었던 여성도 다른 적군파처럼 해외로 빤스런처버린거ㅇㅇ



(이렇게 해외로 토낀 바더 마인호프 게이들이 일으킨 사건 → 에어 프랑스 F-BVGG 납치. 엔테베 작전으로 유명한 바로 그 하이재킹 사건)


뒷사정이 복잡하긴 하다만


1970-80년대는 각종 테러단체들이 지쟈스에게 채찍 맞고 쫓겨난 장사치들마냥 수사기관한테 쫓기며 이리저리 떠돌던 시즌이었고


평소 교류좀 하던 테러단체들(PLA, ETA, 바더 마인호프 등등)은 '다들 개털된 거 아싸리 한곳에 모여서 레이드 함 씨게ㄱ?' 미묘한 공감대를 형성


남예멘에 모여 서로 힘을 합치고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었음



근데 하필이면 슈타지 정보관(참고로 유부녀였는데 남편이 PLO 전투원이었나 그럴거다. 어떻게 간첩 + 테러범이 결혼ㅋㅋㅋㅋ)이 칼라로 이어진 테러리스트들 사이에 낑겼고 


원래 본인들이 지원해주던 단체들도 섞여있어서 KGB 정보관들도 짐 싸들고 넘어온데다


PLO 감시하다가 '어어... 이 새끼들 왜 여기 모이냐...?' 남예멘에서 뭔가 쎄한 기류를 느낀 모사드가 정보관들을 파견했으니


무려 3개국 정보기관 + 케냐 보안경찰&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 테러단체 연합체가 엉키고 뒤엉키는


이게 콜오브듀티인지 007시리즈인지 슬슬 헷갈리는 난장판이 펼쳐졌다



내 기억으로는 이때 모사드가 테러리스트들 상대로 역정보 흘리는 WWE 찍고, 슈타지 정보관은 테러리스트들이랑 쿵짝쿵짝하던 도중 체포되었다가 이중간첩으로 전향하고


이 와중에 서독 정부는 케냐에서 실종된 자국민(슈타지 정보관이랑 함께온 다른 독일인 → 얘는 간첩 그런게 아니라 그냥 좀 모자란 민간인ㅇㅇ)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케냐 정부한테 물어봤는데, 당시 이스라엘 정부랑 협력 중이던 케냐 정부가 몰라레후 시전했다가


나중에 에어프랑스 비행기를 납치한 테러단체 게이들이 '이스라엘 감옥에 잡혀있는 우리 독일인 동지를 풀어달라!' 폭탄선언 갈겨버리니까


제발 저린 이스라엘 정부가 '그으... 실종된 독일인들이 우리 감옥에 있던데 어떻게 잡혀왔는지 우리도 모르겠음... 진짜 모름...' 말같지도 않은 개소리를 씨부렸다가 통하지 않을 것 같으니, '근데 독일 이 씹새끼들아 니들 국민이 유대인 상대로 테러하다 붙잡혔는데 사과 안하냐?' 갑자기 핸들 꺾어서 나치 드립을 갈긴 뒤 역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그러던 찰나 본국에서 배 벅벅 긁고 있던 슈타지는 '야야, 니네 직원이 전향했다는데 이거 뭐냐ㅅㅂ? 서독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떴잖아 시발새끼들아!!!' 눈치없는 언론조무사 게이들이 기밀을 폭로(77년인가? 정확한 시기는 기억 안남...)해버려서 한바탕 뒤집어졌고


좆됨을 감지한 슈타지 정보관은 서독으로 역돌격 → 혼신의 도게자를 박았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80년대까지 슈타지 서독 담당관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BND(독일 연방헌법수호청)한테 붙잡혀서 결국 감빵에 들어갔음




좀 두서없이 써서 난잡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실제 사건부터가 3개국 정보기관 + 온갖 테러단체가 연루되어있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없을정도로 타임라인이 개좆같이 꼬여있다는 걸 감안해주셈


저 여성 슈타지 정보관(이름 까먹었다)은 이상하게도 테러단체랑 엮인 적이 많아서 엘알 항공기 격추미수, 에어프랑스 비행기 하이재킹, 루프트한자 비행기 하이재킹 등등


70-80년대 각종 항공기 하이재킹 사건&그걸 해결하려던 온갖 군/정보기관의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던 장본인이었음


참고로 이 여성은 전향사실이 뽀록났음에도 슈타지 소속으로 서독에서 암살작전도 몇번 뜀ㅇㅇ


뭐 하는 인간인지 나도 모르겠음...


진짜 모름...




아무튼 오늘의 결론


넷플릭스에서 만든 모사드 주연 영화 '코드명 엔젤'이 나이로비 공항에서 벌어졌던 엘알 항공기 격추미수와 유사한 사건을 조금 다루고 있다


작품에서 등장한 사건은 73년 로마 공항이 배경인데


나이로비/로마 지역만 다를 뿐이지 다른 건 거의 비슷했음


9K32 Strela-2(SA-7)로 격추를 시도한 점, PLO 무장단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테러범의 소행인 점, 모사드가 사전에 탐지해서 실패해버린 점 등등


재밌으니까 한번쯤 봐보면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