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은 잠시 생각하다가 [비법] 이라는 책을 들고 나갔다.


길모퉁이에서 호자는 왼손에 채찍을 들고 오른손에는 밧줄로 검은 피부의 남자 세 명을 묶어 끌고 왔다.


근석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리가 멍해졌다.


"잠깐! 뭔가 잘못됐어!"


그는 다시 유석의 팔에 끼워진 책을 보았다. 큰 제목 아래 작은 글씨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쉽게 배우는 경제학 - 검은 농장편]


바람이 불어 책의 첫 페이지가 펼쳐졌다.


"질문: 베개와 흑인의 공통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책 2페이지에 나와 있었다.


1. 잘 안 쓰일 때는 두들겨 패면 된다.

    

2. 세게 쥐어짜면 솜이 나온다.

    

3. 둘 다 싸다.

    


"뭐?!"


놀란 근석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아니, 이 책을 가문 발전 지침서로 삼다니, 너도 참 대단하다!"


그는 속으로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쳤다.


유석은 조상님의 지시가 없자 스스로 일을 처리했다.


"이 셋은 왜 밭일을 제대로 안 했지?"


"이 검둥이 놈들이 게으름을 피우다가 들쥐를 잡으러 갔다가 제가 잡았습니다! 보세요!"


호자는 삼베 자루에서 커다란 들쥐 한 마리를 꺼냈다. 다 자란 토종개만큼이나 컸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털도 윤기가 흘렀다.


언뜻 보면 담비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능글맞은 눈빛은 영락없는 들쥐의 확대판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큰 들쥐가 있지?" 유석은 놀랐다. 그는 12년 동안 거지 생활을 하면서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고 들쥐도 많이 잡아 봤지만 이렇게 큰 녀석은 처음이었다.


길 가던 사람들도 그렇게 큰 들쥐를 보고 깜짝 놀라 호자에게서 슬금슬금 멀어졌다.


호자가 머리를 긁적였다.


"검둥이들이 하는 말이, 우리 밭에 이렇게 큰 들쥐가 몇 마리 있는데, 해로운 들쥐를 잡아 없애고 맛있는 것도 먹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사정이 좀 있군… 이런 경우에는 어떤 벌을 줘야 할지 찾아보자."


악마의 책을 보자 검은 피부의 남자 세 명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마치 천적을 만난 것 같았다. 하지만 '사정이 좀 있군'이라는 말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들은 대인이 청석현의 유명한 자선 사업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악마 같은 호자처럼 그들을 괴롭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 찾았다. 검둥이들이 다른 핑계를 대며 일을 안 할 때는, 이유가 옳든 그르든 채찍질을 두 배로 한다."


세 명의 검둥이: "!!!"


"흐흐흐~" 호자는 험악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의 호자는 반년 전 구걸하던 거지와는 달랐다. 몸도 많이 자라고 튼튼해졌다. 특히 허리에 찬 가죽 채찍은 악당 하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채찍을 들고 내려치려는 순간, 찻집 안에서 맑은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반년 만에 어엿한 아가씨가 된 강소백이 나왔다. 하얗고 뽀얀 피부는 마치 그림에서 나온 선녀 같았다. 2층의 손님들은 모두 강소백을 따라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키가 150cm 정도밖에 안 되는 그녀는 180cm의 양석 옆에 서니 작고 귀여운 감자처럼 보였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 있는 세 명의 검둥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대인님은 마음씨가 착하셔서 이런 꼴을 못 보세요."


세 명의 검둥이는 다시 희망을 품고 강소백에게 감사한 눈빛을 보냈다.


"대인님이 안 보이는 곳으로 끌고 가서 때려."


세 명의 검둥이: "!!!"


"알겠습니다! 우리 농장으로 끌고 가서 다른 검둥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여 줘야겠습니다! 이 괘씸한 놈들, 매일 안 때리면 일을 안 하니!"


호자는 울부짖는 세 명의 검둥이를 끌고 갔다. 세 명을 한꺼번에 끌고 가는 데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근석은 그 모습을 보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게 뭐야 시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