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다녀오면 사람이 된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나는 처음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어른을 보고 무슨 대답을 해야 내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단순히 욕설을 퍼붓기에는 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울분을 토하기만 할 것이며 논리적인 말을 하려고 한다면 군대라는 사회의 부조리를 설명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말 할 수 있다.


“고아새끼가 성인이 되려면 필수 불가결한 요소”


고아는 돈이 없다.

돈이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며 씹어대는 팩트충 새끼들이 있다.

그런 쿨찐들은 고아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지원받는 몇 푼을 이야기한다.

그게 팩트라며


그 쿨찐들이 따지는 팩트는 고작 그런 돈으로는 의식주 중에서 주거를 해결하기조차 부족한 돈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협소하다.


의, 식, 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

그리고 그중에서 고아새끼한테 조차 주어진 의무를 해결할 방법이 뭐가 있을까?


군대다


우습지만 이 땅에서는 부모 없는 고아조차 병역의 의무를 진다는 거다.

다행스럽게도, 혹은 불행하게도 나 같은 고아들을 사랑하는 우리 고아원에서는 여러 가지 놀이와 교육에도 군대를 접목하는 매우 나쁜 일들이 많았다.


불행하게도, 혹은 다행스럽게도 군대놀이를 너무 잘하는 바람에 나 같은 고아새끼도 이런 군대 생활에 매우 잘 적응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나에게 주어진 행운은

생각보다 난 머리도 괜찮고 몸도 괜찮게 쓰는 편이라 사관학교에 입학 할 수 있었다는 거고

그리고 무사히 사관학교 2학년에 


“2학년 생도 서현은 현 시간부로 소위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