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불은,

생일 초를 밝혀주는 아이의 천진한 기대감이자

추운 겨울 밤, 길바닥에 쓰러진 어느 소녀의 마지막 희망이자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노인의 그리운 추억이다.


우리의 불이 그처럼 누군가에게 의미를 주는 적이 있던가


우리의 초라한 불은,

무언가 결핍된 사람들이 모여

누구도 원하지 않는 지독한 연기만을 내뿜으며

아무 쓸모짝에도 없는 담뱃재만을 남긴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스러질

그저 담뱃불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