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소년은 나뭇가지 하나로도 멧돼지를 때려잡고 돌 하나로 나는 새도 떨어트릴 수 있었어요.

소년은 매일같이 말했죠.

"내가 어른이 되면 드래곤도 무찌를 수 있어!"

어린아이의 치기였겠지만 사람들은 믿었어요. 저 아이라면 정말, 정말로 사악한 드래곤을 무찌를 수 있다고.


그렇게 사람들이 믿어줘서였을까요. 소년은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철로 된 장비를 몸에 두르고 용과 싸운다면 충분히 지금도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렇게 소년만을 위한 장비가 완성되었답니다. 갑옷은 반짝이는 회색이었고, 관절에 연결할 가죽도 튼튼하기 그지없었어요.

만약을 대비할 단검과 소년의 가슴께까지 오는 거대한 검은 용맹한 기사의 것에 못지않았어요.


소년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어요. 소년은 콧노래를 부르며 멧돼지를 베고, 사슴을 베고, 수많은 풀들을 베어서 드래곤이 있는 장소까지 향했답니다.

사악한 드래곤은 소년을 보며 물었습니다.


"소년이 왜 이런 곳에 왔는가?"


소년은 답했죠.


"이 사악한 드래곤! 너를 처단하기 위해 용사님이 나타나셨다!"


실은 용사도 아닌 힘 센 소년일 뿐이지만 소년은 그리 외쳤습니다. 직접 본 드래곤은 너무나도 위협적이었으니까요.

소년의 대답을 들은 드래곤은 이내 몸을 일으켰습니다.


"벌써 들켰구나. 그럼 별 수 없지."


콰직. 하고, 드래곤의 앞발이 소년을 내리찍었습니다. 이럴 수가, 소년은 그저 힘 센 소년일 뿐에었어요.

피가 터져나가며 찌부라진 모습은 꼭 인간이 모기를 잡은 것 같았죠.

사악한 드래곤은 더럽다는 듯 손에 묻은 피를 보다가 대충 문질러 닦고 말았어요.


허나, 곧 이런 생각이 들고 말았죠.


'내가 사악한 드래곤이라는 것을 이런 소년조차 말하는 것을 보면, 이미 숨겨봐야 늦은 사실이다.'


드래곤은 자기 몸보다 두 배나 큰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갔어요. 이내, 드래곤은 작은 마을을 볼 수 있었답니다.


"마을이 저곳밖에 없나?"


드래곤은 혹시 몰라 한 바퀴 둘러보았죠. 그러나 마을은 하나뿐이었어요.

드래곤은 웃으며 숨을 들이켰고, 뱉었습니다.


그 장면은 직접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에요!

몸에 불이 붙어 땅을 구르는 사람들, 살려달라 외치는 사람들, 새까맣게 구워진 아이를 붙잡고 타는 사람들.

돋보기로 개미를 태우는 인간의 심정으로 크게 저질러본 거죠.

그야, 몸에 불이 붙어서 발버둥치는 건 어린아이가 보아도 박수 치고 웃을 일인걸요!


소년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면 마을은 불타지 않았겠죠.

이 이야기에서 알아야 할 교훈은 하나에요.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