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계속 용사로써 패배만을 해왔던 점? 아니면... 파티원들에게 믿음을 주지 않은 점?


모르겠다. 확실한 건 파티원들은 나를 떠날 것이고, 나는 같이 온 소꿉친구와도 헤어져 홀로 귀향길에 올라야한다.

그들은 유능하니까... 패배밖에 모르는 나를 떠나서 더 훌륭한 용사를 찾아가겠지.


 눈 뜨고도 보기 힘든 네임드들, 좆목과 닉언이 판을 치는 용사 갤러리. 이제 이 빌어먹을 용사 갤러리도 안녕이다.

나는 용사 갤러리 창을 열어, 마지막으로 전술 핵을 던져버린 후 바로 계정 탈퇴를 눌러버렸다.


"하... 씨발, 이제 얌전히 집에 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아야지."


신세를 한탄하며 눈을 다시 뜨자, 익숙한 창이 다시 나타났다.


[갤러리에 입장하시겠습니까?]


"...뭐야, 분명 계정 탈퇴 했는데? 그러면 용사로서의 능력이랑 지위가 전부 사라지는 거 아니야?"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기에, '아니요'를 누른 후 다시 걸음을 옮겼지만 두 걸음을 옮기자 창은 다시 한 번 나타났다.


[갤러리에 입장하시겠습니까?]


"안한다니까."


용사짓거리는 이제 지긋지긋하다. 재능도 없고 기연도 없는 순박한 시골 청년인 나에게 도대체 뭘 바라는가. 성직자가 성검을 회수해 갔기에 이젠 성검조차도 없다.

그렇게 다시 '아니요'를 눌렀지만, 그런 나를 비웃듯 창은 다시 한 번 나타났다.


[갤러리에 입장하시겠습니까?]


"...하, 그래. 닥눈삼 정도면 괜찮겠지. 어차피 시골 마을에 박혀서 농사일하다가 갤질을 하면 심심하지는 않을테니까."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예'를 누르자, 익숙한 파란 느낌의 '용사 갤러리'가 아닌 핏빛처럼 어두운 배경과 함께 낯선 갤러리가 나타났다.


[ㅇㅇ님,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마갤(마왕 갤러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갤?"


- 완장 자냐? ㅋㅋㅋㅋㅋㅋㅋㅋ 달린다 ㅋㅋㅋ

- 19)미노타우루스 수컷과 아라크네 암컷의 무지성 교배프레스

- 샌드웜이 꼴리냐? 아니면 어스웜이 꼴리냐?

- 정보)마왕성 트랩 배치 방법과 용사새끼들 멘탈 아작내는 법.

- 촉수학개론)다양한 촉수의 응용 방법


익숙했던 용사 갤러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인, 마왕 갤러리가 눈 앞을 비추고 있었다.


"...이게 다 뭐야."


비틱질과 선동, 좆목질이 판을 치던 더러운 용사 갤러리와는 다른, 오히려 클린한 느낌의 갤러리.

그렇게 잔뜩 기대를 하며 먼저 19금 딱지가 붙은 글을 들어갔다가, 시작부터 전술핵을 맞아버리고 말았다.


"이... 씹악질 새끼들... 이딴 걸 왜 쳐올리는거야? 마물 섹스는 용갤에서 영구 차단 아니었나?"


하지만 내 반응과는 다르게, 댓글은 정신 나갈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ㅇㅇ(666.66)


- 와... 씹... 소새끼 거근 보소... 나도 저기에 박혀보고 싶다...


 ㄴ ㅇㅇ(123.45)

    

     -  서큐버스 게이야...


ㅇㅇ(423.36)


- 암컷 아라크네 개♡   꼴리농  


ㅇㅇ(246,78)


- 무지성 개추


"...미친 마왕 새끼들.. 정상 성욕이 하나도 없네. 내가 진정한 정상 성욕에 대해서 알려주겠다."


[아 ㅋㅋ ㄹㅇ 꼴알못들, 어떻게 마물을 보고 꼴리노 ㅋㅋ 내가 섹스를 알려주겠다.]


ㅇㅇ(777.77)


[성녀가 큰 맘마통을 자랑하며 기도하는 사진]

[대마법사가 각선미를 드러내며 유혹하는 사진]


이런 게 진정한 섹스 아니겠노?


<댓글>


ㅇㅇ(666.66)


- 미친 개새끼가 성카스를 쳐뿌리네, 야 너 어디사냐?


ㅇㅇ(123.45)


- 대카스 씨발련아... 게이는 저딴 걸 보고도 쥬지가 서노?


ㅇㅇ(246.78)


- 완장 자냐? 진짜 자냐? @!사탄666666 @!루시퍼666 @!릴리스666


추천 0 비추 317


그렇게 마왕들의 정신 나간 이상 성욕에 교정해주고자 교단의 성녀와 마탑의 대마법사의 화보 사진을 올려봤지만, 오히려 비추만 몇 백 개를 받으면서 글삭을 당해버리고 말았다.


당황하여 급히 글을 다시 써보려고 했지만


[해당 갤러리에서 차단 당했습니다.(차단 사유 : 성카스 대카스 씨발 새끼야.) 차단 해제까지 남은 기간 : 99999년]


차단까지 당해버리고 말았다. 기껏 들어간 마왕 갤러리에서조차 차단당하다니, 나는 커뮤를 하면 안되는 인간일까?

침울한 마음으로 다시 집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새로운 느낌의 시스템 창이 눈 앞에 나타났다.


{첫 글부터 성카스와 대카스를 갈겨버리다니, 실로 악마같은 발상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악행 보너스 + 1000점!}


뭐?


{차단 당해서 갤러리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새 계정을 파시겠습니까? 필요 악행 포인트 : 200점}


...용사는 그만둘 수 있어도 갤질은 못 참지.


나는 '예'를 누른 후, 다시 즐거운 갤질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