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세상을 비추는 태양이 되거라."

내가 태어날때 아버지가 하셨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나의 이름또한 해 일에 비출 휘를 써서 정일휘 
(鄭日辉)로 지어졌다.
나 또한 이러한 내 이름이, 뜻이 마음에 들었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부에 있어서도,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항상 내가 이끌어가려 노력했고, 내 노력은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부모님의 칭찬, 나 자신의 만족, 주위에서의 내 평가.
비록 완벽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주위의 사람들을 이끌어가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사람. 즉, 태양같은 사람이 나였고, 나는 너에게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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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그저 학교에서 진행하던 멘토 멘티 였을뿐이었다.
나의 멘티는 한 학년 아래의 여학생, 박월(月).
간단하게 내가 그녀의 공부를 이끌어주기만 하면 됐을 뿐인 일.
하지만 멘토링을 진행하면 진행 할 수록, 그녀를 만나면 만날 수록, 오히려 내가 이상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평소에도 그녀가 생각나거나,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등, 미약하던 신호는 점점 그 크기를 불려나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변화에 휩쓸려가는 것 뿐이었다.
아무리 부정하고 부정해보아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은 내 감정을 받아 들이는것 뿐.
나는, 그녀를, 달을, 좋아하는구나.

세상을 밝게 비추던 태양이 달에 가려져버렸다.
더이상 태양은 세상을 밝게 비추지 못하게 되었지만
더이상 하늘에 홀로 외로이 있지 않아도 되었기에
태양은 그 어느때보다도 밝게 빛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좀 길게 쓰려 했는데 귀찮아져서

그냥 게임하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