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추천수가 적네..."


나는 삼류 글쟁이다.

하루 한편에서 두편정도 글을 싸지르는 삼류 글쟁이.


큰 꿈을 품고서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나작소라 부르는 그저 그런 작은 소설에 멈춰버린 삼류 작가.

하루하루 글을 올릴수록 피폐해진다. 조금씩 줄어드는 조회수와 연독률 그리고 추천수.


그러고보면 며칠 전까지 같이 글을 써가던 어느 작소 작가가 또 폐사했다지.


나도 얼마 못 가고 포기하여 폐사하는게 아닐까?

아니. 그럴리없고 그래선 안돼. 나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길 생각은 없다. 헛된 생각을 지우기위해 머리를 흔든다.


"후우..."


그래도 혹시나 하는 희망감에 TOP100 랭킹 페이지를 들어가본다.


100위... 200위... 300위...


내 소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


그래도 공모전 태그를 달고 있을때는 공모전 특수덕인지 제법 순위가 올라왔었는데...


"공모전도 끝났었으니까... 자유 연재를 플러스로 전환신청이라도 해볼까..."


비록 하루 조회수 1~2천을 겨우 넘나드는 글이지만... 조금이라도 수익이 생기니까 해야겠지.

부푼 꿈을 안고서 플러스 전환을 신청해본다.


'정산 정보 등록이 안되어있다고?'


...이건 또 뭘까? 정산 정보 등록이라니...


이것저것 찾아보고 겨우겨우 신분증과 통장 사본을 찍어서 등록한다.


검토중


오늘의 날짜는 토요일이니까... 아마 다음주 월요일쯤에 검토가 끝나겠지?


더 이상 할일도 없다.


다시금 내 글의 페이지를 새로고침 해본다.


...혹시나 댓글 하나라도 달리면 기분이 좋으니까...


나 같은 외톨이 관심종자는 독자님께서 주시는 작은 관심 조차도 아주 행복하니까.


하지만 아무리 새로고침을 눌러봐도 댓글 하나 조차 달리지 않았다. 심지어 추천수까지도 아까와 비슷하다.


'조회수는 몇개 올랐는데...'


서서히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뭐 글을 보고서 할 말이 없으셨을수도 있지...! 아니면 다음편 연참에 댓글을 달려고 기다리시는 걸수도 있어!"


꼬르륵-


고장난줄 알았던 배꼽시계가 울리며 뱃속의 공허함을 알려왔다.


"아... 맞다. 나 아무것도 안먹었지."


뭐 일어나자마자 글 부터 썼으니까...


어쩐지 치킨이 땡기는 오늘이다. 

하지만 배달 앱을 바로 키기전 은행 앱을 먼저 켜본다.


'20만원.'


내가 가진 전 재산이다.


...배달음식은 무리니까 편의점이나 다녀올까...


대충 옷을 걸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하나씩 고른다.


전주비빔이랑 불닭볶음면... 그나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다.


대충 계산하고 아무도 없는 썰렁한 원룸으로 돌아와 커피포트에 물을 받아 끓인다.

삼각김밥은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


...가만히 돌아가는 전자레인지속 삼각김밥을 바라본다.

주황색 불빛이 내 눈을 비춰오며 음울한 생각이든다.


'소설 포기할까...?'


이 길은 나와 맞지않는 길이 아니었을까?

나에게 재능이란 없는게 아닐까?


어머니의 말대로 이 길은 이제 포기하고 그냥 평범하게 취직하고 살아가는게 올바른 길이 아닐까?


음울한 내 상념을 깨는 이질적인 소리가 울려퍼진다.


띵-!


검은색으로 일색된 전자레인지를 열고서 삼각김밥을 꺼내든다.

뜨겁다. 뜨거운건 잘 못먹으니까 일단 조심히 내려놓고 구석에 자리잡아 앉고서 커피포트를 기다린다.


그런 내 모습이 어쩐지 너무나 처량하게 느껴진다.


삐-익-!


커피포트가 울리며 물이 끓었기에 일어나 컵라면에 물을 붙는다.


"앗! 뜨거! 씨발!"


실수로 손에 부었다... 전깃세 조금 아끼려고 형광등을 꺼놨더니 이런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하아...씨발..."


차가운 물을 틀어 끼얹으며 핸드폰 라이트로 손을 비추어본다.

뻘겋게 부풀어 올랐다.


'...글을 쓰는데 지장이 없어야 할텐데...'


이 상태가 되어서도 글을 걱정하다니...

어느덧 진성 글쟁이가 되어버렸구나... 고작해야 삼류주제에...


꼬르륵-


다시금 울려오는 공허한 울림에 허겁지겁 속을 채운다.

대충 다 먹은것들을 치우고서 다시금 모니터 앞에 앉는다.


'...할것도 없으니 연참이나 해볼까...'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 키보드에 얹는다.

뜨거운물에 다친 손이 조금은 아파오지만... 그리 신경은 쓰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글을 써내려간다.


삼류 작가지만.


삼류 작가기에.


삼류 작가니까.


오늘도 나는 글을 적는다.


내가 써내려간 이야기의 완성을 위해서.


내가 선택한 길의 완결을 위해서.


나는 너희들이 늘 나작소 고로시니 뭐니 말하는 그런 삼류 소설을 써 내려가는 삼류 작가다.


'내 글은 개구리...'


개구려가 아닌 개구리.

언젠가 높이 뛰어오를 개구리...


그런 기약 없는 희망을 가지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