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기 위해서 우선 성경을 펼쳐보도록 하자.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의 창조주의 말을 어기고 선악과를 먹어 죄라는 개념을 세상에 풀어놓았다. 그러나 이것을 그들의 탓이라고만 말할 수도 없는 것이, '죄'라는 개념이 세상에 풀려나려면 그 이전부터 죄라는 것이 존재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는 굉장히 불경한 말이지만 감히 말하건데 죄란 저 위의 창조주가 모아놓은 자신의 오물일 것이다. 그럼 신은 어찌 죄를 만들었는가, 이 또한 신화에서 알 수 있다. 이집트 신화에서도, 북유럽 신화에서도,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도, 신들은 짐승과, 자식과, 부모와 살을 섞기를 마다하지 않으니, 이는 신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크로노스의 정액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의 사례를 들면 하찮은 변명일 따름이다. 그러니 필자는 감히 선언하건데, 인간의 역겨움과 죄는 모두 신들에게서 비롯된 바, 신들은 인간의 죄를 따지기보다 자신이 지은 죄를 인정하며 그 오물을 닦으며 인간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모든 역겨움은 신들에게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신들이라는 것이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면, 그 신들이야말로 인간의 오물을 모아놓은 것과 같지 않을까. 허상의 존재에게 자신의 죄를 뒤집어씌우고 그것을 정당화하며 신에게 돌리는 것은 아닐까? 그럼 인간은 어째서 역거운 것일까? 그것은 저 위에 신이거나, 혹은 그 신을 만든 인간이 아닌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