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천박 대회 작품]

[해당 작품은 회맹성의 팬픽형 작품임]






 "성녀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베라의 말에 르네는 헤헤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맞잡은 손을 어루만졌다. 

 

 르네의 19번째 생일. 드디어 그녀가 성년의 반열에 도달한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이제 어떠한 굴레에도 구속될 것 없이 그녀 마음대로 일탈을 즐길 수 있다. 

 

 베라와 술도 맘껏 마실 수 있고, 생일 이전에는 갈 수 없었던 금역도 출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베라랑......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송구......"

 

 "또 송구! 기사님은 공놀이가 그렇게 좋아요?"

 

 베라의 얼굴이 있는 방향을 보며 르네가 상냥하게 웃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베라는 침을 꿀꺽 삼키며 스스로를 타일렀다. 

 

 정신차려라, 이 멍청아. 

 

 나날이 성숙하게 변하며 점점 매혹적인 여인으로 탈바꿈하는 그녀였다. 과거의 르네가 그저 예쁘기만 한 소녀였다면, 지금의 그녀는 여유로운 품격과 성적인 매력까지 두루 갖춘 진정한 미녀였다. 

 

 자연히 베라도 예전처럼 르네를 대하기가 껄끄럽기만 했다. 자칫하면 르네를 여인으로 보고 이성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물론 그 사정을 모르는 르네는 차츰 소원해지는 베라의 태도가 야속하기만 했다. 그녀가 아는 베라는 성국에서도 유명한 미남 중의 미남. 게다가 든든하고 친절하고 멋지기까지. 

 

 오직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일면이란 걸 알 턱이 없는 르네 입장에서는 매일매일이 불안할 따름이었다. 

 

 잘근, 엄지 손톱을 씹으며 르네가 중얼거렸다. 최근 들어 새롭게 생긴 버릇이었다.

 

 여자가 너무 많아.

 

 늘 느끼는 거지만, 베라의 주변에는 미인들이 지나치게 많았다. 

 

 사실 당연한 귀결이었다. 꽃이 망울을 틔우면 벌과 나비가 몰려드는 법. 베라 같은 일등 신랑감이 있는데 어떻게 도둑고양이들이 꼬리를 안 칠까? 

 

 도둑고양이니 꼬리니, 전부 성녀가 쓰기에는 너무 과격한 표현이었지만 딱히 개의치 않았다. 적어도 르네의 입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팩트가 아닌가?

 

 베라 앞에서 실실 눈웃음 치는 여자들을 상상하며 르네는 괜히 심통을 부렸다.

 

 '으으, 도둑고양이들! 아니, 불여우들! 먼저 좋아한 건 난데!'

 

 '기분이 불편하신가......'

 

 손톱을 질겅거리는 르네의 모습에 베라는 난감한 한숨을 쉬었다. 근래 들어 이런 태도가 부쩍 늘어난 편이었다. 필히 심사를 어지럽히는 무슨 문제가 있으신 거겠지. 자기 때문이라는 걸 눈꼽만큼도 모르는 베라는 그저 안타깝기만 했다. 

 

 속내라도 풀어주고자 그녀가 원하는 선물을 물어보았다.

 

 "미리 사두지는 못했지만, 늦게라도 성녀님의 생일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원하는 선물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바로 구해다 드리겠습니다."

 

 자고로 갖고 싶은 물건만큼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었다. 성국의 성녀라지만 일단 르네도 한 명의 여인. 쇼핑이라도 다녀온다면 약간은 마음이 정리될지도 몰랐다. 

 

 "선물이요?"

 

 베라의 질문에 르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히 별로 고민해본 적 없었다. 베라가 곁에 머물러주는 게 그녀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물론 단순히 머무르지만 말고 더 관계가 진전된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베라랑 같이 봄 나들이도 가고, 카페에서 새콤달콤한 디저트도 서로 먹여주고, 뱃놀이를 하며 즐겁게 웃고 떠들고.

 

 그, 그리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대로 뽀.......

 

 '미, 미쳤나 봐!'

 

 이마가 달아오르자 르네는 속으로 새된 비명을 질렀다. 푸쉬익, 머리에서 연기가 치솟는 느낌었다. 잘 익은 사과처럼 새빨개진 르네의 얼굴에 베라가 말했다.

 

 "몸이 안 좋으십니까, 성녀님?"

 

 "헤엣? 모, 몸이요?"

 

 당황한 르네의 이마에 베라의 두꺼운 손바닥이 내려앉았다. 체온을 재려는 행위였지만, 안 그래도 부끄러운 르네의 입장에서는 결정타나 다름없었다. 순식간에 펄펄 끓어오르는 르네의 이마. 이에 당황한 베라가 말했다.

 

 "열이 있으시군요. 오늘은 처소에서 쉬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선물은 생각해두시면 제가 시내에서 사오지요."

 

 "네, 네헤에......."

 

 회오리바람에 휘말린 듯한 기분을 느끼며 르네가 잔뜩 꼬부라진 혀로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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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녀님?"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베라가 화들짝 놀라 외쳤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쌀쌀한 오후. 이슬을 머금은 채 초록 보석처럼 흐드러지는 정원의 잎사귀들. 

 

 그 아래, 흠뻑 젖은 성녀가 단신으로 서있다. 지팡이도 털옷도 없이, 하염없이 빗방울을 맞으며 어두운 낯으로 서있었다. 

 

 "혼자 뭘 하시는 겁니까?"

 

 후다닥 달려가 자신의 겉옷으로 그녀를 감쌌다. 도대체 얼마나 야외에서 비를 맞으신 거지? 잘못하면 저체온증으로 고뿔이 걸릴지도......

 

 "베라."

 

 르네가 가만히 '기사님'이 아닌, 베라의 이름을 불렀다. 어딘가 처연한 구석이 있는 침울한 음성이었다. 

 

 "예, 성녀님. 말씀하십......"

 

 "르네예요."

 

 "네?"

 

 움찔 놀란 베라가 반문하자, 르네가 고개를 들어 베라를 똑바로 응시했다. 

 

 물기로 흥건히 젖은 성녀의 구슬프고도 아름다운 얼굴. 지금 눈가에 흐르는 것은 빗물일까, 눈물일까? 성녀가 가녀린 손을 들어 기사의 옷깃을 붙들었다. 그대로 그의 품에 기대며, 르네가 조용히 속삭였다.

 

 "성녀가 아니라 르네라고요."

 

 "......"

 

 말문이 막힌 베라는 단지 그녀의 어깨를 감싼 채 굳어진 채로 서있기만 했다.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있던 르네가 넌지시 물었다.

 

 "베라는 결혼할 거에요?"

 

 "네?"

 

 이건 또 무슨 금시초문인가? 난데없는 혼사 이야기에 멍해진 찰나, 르네가 다시 물었다.

 

 "다 들었어요. 마을 약제사랑 베라랑 요새 친하다고. 둘이......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반지도......약혼 반지도 교환했다고"

 

 "......"

 

 빗줄기가 뒤로 갈 수록 굵어졌다. 꾸물꾸물한 먹구름도 하나 둘 몰려오기 시작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건, 일단 그녀를 안으로 들이는 게 급선무. 르네를 공손히 잡아끌며 베라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르네, 우선 비부터 피합시다. 몸이......"

 

 "싫어요. 여기서 말해요."

 

 "르네......"

 

 "명령이에요. 여기서 말해요."

 

 이쯤 되니 베라도 그녀를 독촉할 방도가 없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베라가 말했다.

 

 "그 정보는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수사와 수녀들이 떠드는 소릴 들었어요. 베라가, 베라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걸리기만 하면. 속으로 이를 바득바득 갈며 베라는 그녀를 다독였다.

 

 "헛소문입니다, 르네. 약제사와는 그저 약물 제조와 관련해 몇 가지 자문을 구할 일이 있었을뿐입니다. 약혼도 안 했고, 결혼도 안 합니다."

 

 "진짜요? 진짜로요?"

 

 살짝 떨리기 시작한 르네의 음성. 움찔거리는 그녀의 눈가를 보며 베라는 가만히 그녀의 뺨에 손을 얹었다. 

 

 너무나도 숭고하고, 너무나도 소중한 성녀님. 나 따위가 절대 손을 댈 수 없다고 믿은 성녀님이건만, 지금만큼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위로해주고 싶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르네의 얼굴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터지기 직전의 울음보도 울음보요, 코를 훌쩍거리며 입술을 바르르 떨며 어린아이처럼 베라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진무구한 자태에 그만 실소가 터질 뻔했다.

 

 "제가 예전에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르네? 저는 아무데도 가지 않습니다. 제가 머무를 곳은 바로 당신의 곁입니다."

 

 "흐윽, 흐끅, 베, 베라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며 성녀가 어깨를 들썩였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베라는 쓴웃음을 지었다. 머릿속에서 이 오보를 퍼뜨린 자들을 어떻게 단죄할지 그림이 술술 그려지고 있었다. 그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반드시 그 연놈들을 잡아 족칠 것이다. 성녀님의 귀에 그 따위 헛소리가 들어가게 하면 어찌 되는지 깨닫게 해주겠......

 

 츕.

 

 굳건하던 기사의 몸이 순간 비틀거렸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베라는 손가락조차 까딱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발돋움을 하며 그에게 키스를 한 르네를 빼고는. 

 

 그녀의 새하얀 얼굴, 싱그러운 아미(蛾眉)와 긴 속눈썹이 바로 정면에서 보였다. 

 

 이건 꿈인가?

 

 나 따위가 넘볼 수 없는 입술을, 내게는 과분한 존재를 잠시나마 탐하는 일장춘몽인가?

 

 영겁과도 같던 몽환이 지나간 후, 르네와 베라의 입술이 떨어졌다. 하아하아, 차가운 빗줄기 속에서 뜨거운 둘의 입김만이 모락모락 솟았다. 

 

 붉게 물든 베라의 얼굴을 르네가 양손으로 감쌌다. 그녀의 따뜻한 체온과 보드라운 살결이 뱃속을 간지럽혔다. 손바닥을 거쳐 느껴지는 베라의 온기를 곱씹으며 르네는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기쁨의 눈물과 한데 뒤섞인 행복한 미소였다.

 

 '베라......'

 

 그의 이름을 되뇌며 르네는 종전의 충격을 떠올렸다. 

 

 베라가 결혼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땠던가? 지팡이도 내팽개치고 여기까지 달려오며 어떤 생각을 했던가? 대답을 듣기 두려워서, 기사와 성녀의 사이로조차 남지 못할까 무서워서, 수줍고 부끄러워서 외면하다가 결국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을 때. 

 

 그 때 그녀의 마음이 어떠했던가?

 

 '이젠 싫어.'

 

 더 기다리는 것도 싫었다. 더 망설이는 것도 싫었다. 베라를 남에게 빼앗기는 그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거절당하고 깔끔하게 포기하는 편이 나았다. 

 

 더는 그녀의 진심을 베라에게 숨기기 싫었다.

 

 "베라."

 

 "르네."

 

 아아.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베라의 목소리. 너무나도 기쁘고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의 뺨을 쓰다듬으며 르네가 말했다.

 

 "그 때 생일 선물, 뭐 가지고 싶냐고 물었죠?"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르네가 다시 입술을 포개왔다. 그 부드러운 감촉, 촉촉한 습기가 베라를 헤어나올 수 없는 황홀경으로 몰고 갔다. 

 

 이성의 통제를 벗어난 팔이 성녀의 등을 끌어안았다. 그녀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바짝 신체를 붙였다. 가슴과 가슴이 맞닿고, 팔과 팔이 교차했다. 쏟아지는 소나기도, 몰아치는 비바람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르네가 베라의 여신이오, 르네와 입을 맞추는 이곳이 바로 베라를 위한 성스러운 신전이었다.

 

 "하아......"

 

 열렬하던 입맞춤이 끝을 맺었다. 환락에 취해 가쁜 숨을 몰아쉬는 성녀의 얼굴. 그 붉고 순수한 안면이 베라의 가슴에 산불을 지폈다. 안 돼, 정신 차려. 이대로 가다가는......

 

 이성을 완전히 상실하기 직전, 르네가 베라의 품에 폭 머리를 기댔다. 그의 망토 속에서 르네가 가만히 속삭였다. 

 

 "나, 베라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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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녀님......"

 

 "르. 네."

 

 "......르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베라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있던 르네가 배시시 웃음꽃을 피웠다. 그간 베라의 앞에서 짓고 싶었던, 그러나 수줍어서 지을 수 없었던 꾸밈없는 미소였다. 

 

 르네가 베라의 입술로 제 입술을 가져가며 말했다.

 

 "괜찮아요. 나 베라의 아기를 가질래."

 

 다시 둘의 입술이 교차하고, 두 남녀는 서로를 부서질 듯이 끌어안았다. 

 

 빗물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몸을 말린 후, 베라의 침실에서 거사를 치르기로 결정한 둘이었다. 바깥에서는 여전히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지만 둘은 개의치 않았다.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폭풍이 아니라 불지옥의 한복판이라도 좋았다. 

 

 뽀송뽀송해진 베라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르네가 베라에게 몸을 맡겨왔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개방하는 여인의 항복 선언. 회귀 이전의 베라가 굉장히 잘 알던 종류의 싸인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르네가, 그것도 베라에게 그 싸인을 보내고 있었다. 

 

 '성녀님이 내게......'

 

 "후아......."

 

 입술을 떼며 르네가 달콤한 신음을 뱉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자 베라는 갑자기 확신이 서지 않았다. 정말, 정말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무방한 걸까? 내 육체로 그녀의 신성함을 더럽혀도 정말 무방한 걸까? 

 

 한참 고민하며 망설이던 찰나였다.

 

 "자, 이제 자요."

 

 르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난데없는 발언에 벙찐 베라가 물었다.

 

 "네?"

 

 "아기가 생겼잖아요. 이제 우리 자요. 나 베라랑 손잡고 자고 싶어."

 

 아기가 생기다니?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혼란스러운 심정에 오만가지 잡생각을 다하던 도중, 무언가 불길한 깨달음이 불현듯 솟아났다. 베라가 살짝 떨리는 음성으로 르네에게 물었다.

 

 "르네,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고 계십니까?"

 

 그러자 르네가 헤헤, 수줍게 웃으며 대꾸했다.

 

 "당연하죠. 남녀가 키스하고 같이 자면 아이가 생기는 건 상식이잖아요?"

 

 아니 그......틀린 소리는 아닌데 생략된 단계가 너무 많았다. 누가 이렇게 설명을 해주었는지는 몰라도, 이 순진무구한 성녀님은 그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실로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막상 제대로 해설을 해주자니 내키지가 않았다. 말이 좋아 해설이지, 성녀님께 음담패설을 하는 셈이 아닌가? 르네의 성격상 성교에 관한 상세한 지식을 알려주면 패닉이 와서 울음을 터뜨릴지도 몰랐다.

 

 "왜 그래요, 베라?"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는 르네. 그 모습에 더는 고민할 수가 없었다. 

 

 결국 당초의 예정과는 달리, 그대로 손만 잡고 그녀와 한 이불 아래 눕게 되었다. 머릿속이 복잡한 베라와는 달리, 르네는 행복감에 물씬 젖어 헤벌쭉 웃고 있었다. 

 

 드디어 베라와 연인이 되었다. 아이까지 낳고 나면 정식으로 부부가 될 지도 몰랐다. 

 

 베라랑 내가 부부. 베라가 내 남편이고, 내가 베라의 부인......

 

 '아악, 어떡해!'

 

 좋아서 발을 동동 구르고 싶었다. 슬며시 배를 쓰다듬으며 르네는 다시 망상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이는 누굴 닮았을까? 엄마인 나? 아니면 아빠인 베라? 아들이면 베라를 닮으면 좋을 텐데. 아니면 쌍둥이를 낳아도 좋고. 아들 하나, 딸 하나면 제일 화목하고 이상적이잖아?'

 

 살림살이는 물론 아예 노후계획까지 짜며 싱글거리는 르네. 

 

 그런 그녀를 보며 베라는 가만히 입술을 짓씹었다. 

 

 저 청순한 낯을 보자 뱃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필사적으로 성국에서 배운 지식들을 재암기하며 베라는 자신 안의 짐승을 다스렸다. 

 

 참으로 길고도 긴 밤이 될 것만 같았다.

 

 

 

- 순애 루트 End


오이오이, 무엇을 기대한 것이지??


안타깝지만 너희들의 음습한 욕망을 위한 장면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