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속 어느 여관

그곳에선 사람들이 술과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떠들고 노래하며 한바탕 연회를 벌이고 있다.


사실 오늘뿐만 아니라 이곳

여관,'신의 물방울'에선 흔한 분위기다.


그렇게 여러사람이 즐겁게 먹고 마시던 와중

여관의 문이 열리고 어떤 소녀가 여관에 찾아왔다.


소녀는 가녀리고 매우 단아해 보였다.

영 이런장소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소녀의 옆에는 어떤 기사가 있었다.

매우 강직하고 굳건해 보이는 기사였다.


여관에 발을 들인 소녀에게 어떤 덩치큰 사내가 물었다.


"어이 아가씨 여긴 무슨일로 찾아온거야? 미안하지만 여긴 아가씨들이 찾아 올만한 장소는 아니라서 말야"


술에 잔뜩 취해 혀가 꼬부라진 사내에게 기사는 칼을 들이 밀었다.


"무례하게 짝이 없군,네녀석에 목을 당장 베어..."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려는데 옆에있던 소녀가 손짓으로 기사를 말렸다.


"저 실례합니다.여기 혹시 빌헬름... 용사냥꾼 빌헬름이란 분,계신가요?"


소녀의 물음에 여관은 술렁거렸다.

그리곤 저 반대편에서 아까 소녀에게 말을 건 사내보다 더 덩치가 큰 근육질의 사내가 소녀에게 다가왔다.


사내의 키는 약 2m가 조금 넘어보였고

험상궂은 얼굴은 수염이 자라있었으며

머리칼은 거칠어 보였다.


"그 사람은 왜 찾는거지?"


소녀는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부여잡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 사람에게 부탁할것이 있어서요."


사내는 자신의 턱을 만지며 말했다.


"호오...그래? 그 부탁이란게 뭔데?"


소녀는 사내의 물음에 간신히 입을 땠다.


"어떤 용을...사냥해 줬으면 해서요..."


"그 어떤 용이 뭔데?"


"흑룡...블랙 윙..."


소녀가 그 이름을 입에 담자 여관은 다시한번 소란스러워 졌다.


흑룡 블랙 윙,왕국을 떨게한 무시무시한 이름

1개월 전 왕국 근처 숲이 그 용의 숨결로 모두 타버리고

그 날개로 천공을 휘저어 왕국 전체를 그림자로 뒤덮는다는

전설적인 괴수


블랙 윙이란 이름에 여관은 매우 소란스러워 졌다.


"아서라...그런 괴물은 쓰러뜨리기 쉽지 않다고..."


계속된 사내의 태도에 소녀는 화를내며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죠?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잖아요."


그러자 사내가 말했다.


"나? 난 이 일에 아주 상관있거든 왜냐하면 네가 찾는 용사냥꾼 빌헬름이 바로 나니까."


소녀는 놀라며 말했다.


"그럼...당신이 그 전설의..."


사내는 다시 자리에 앉아 술을 들이키며 말했다.


"이봐 난 네 부탁 들어줄 생각은 없으니 다른사람한테..."


사내의 말이 다 끝맺기도 전에 소녀는 뒤집어쓴 후드를 벗고

그 사내,빌헬름에게 말했다.


"이건 부탁이 아닙니다...명령이죠

저, 레이첼 왕국 제 2왕녀 셀레스티아 드 레이첼이 명합니다.

용학살자 빌헬름은 지금 당장 흑룡 블랙 윙을 토벌하세요!"


빌헬름은 머리가 멍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이 왕녀는 왕위 계승 1순위인 자이다.

왜냐하면 이 왕국 레이첼의 왕가에는 예로부터 여왕이 모든 통치권을 가졌고,제 1왕녀는 다른 큰 국가와의 연합을 위해 다른나라의 왕자와 결혼했기 때문이다.


빌헬름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할수없군,왕녀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에휴...어이 조!"


빌헬름은 여관주인을 향해 소리쳤다.


"왜 그런가 빌헬름 뭐 필요한 거라도?"


"내 검 아직 갖고 있지? 그거랑 마지막으로 마시게 술 한잔 주게."


여관주인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 금방 가져다 드리지."


여관주인이 물건을 가지러 간 사이

빌헬름은 자신의 갑옷을 껴입으며 투덜거렸다.


"젠장...왜 왕녀가 여기까지 온거람...이제 좀 편하게 살려는데..."


왕녀는 투덜거리는 빌헬름에게 말했다.


"걱정마세요 이 일만 끝나면 평생 평화롭게 살고도 남을 정도의 제보를 드리죠."


그때 여관주인이 저편에서 검과 맥주 한잔을 가져왔다.

그 검은 빌헬름의 키만큼이나 크고 단단해 보였다.

얼핏 보았을때도 6척은 족해보였다.


"용을 잡으려면 이정도 크기의 검은 필요해서 말야."


검을 보곤 신기해 하는 왕녀에게 빌헬름은 맥주를 들이키며 말했다.

마지막이 될수 있는 만큼 빌헬름은 맥주의 맛을 음미하며 마셨다.


"그럼 이제 가시죠."


왕녀는 맥주를 다 들이킨 빌헬름에게 말했다.


"좋아 이정도면 다 챙긴것 같군."


빌헬름과 왕녀는 마차를 타고 눈보라를 뚫으며 왕국으로 향했다.


왕국으로 향한 빌헬름은 마지막으로 대장간에서 장비를 점검한 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블랙윙의 둥지로 향할 준비를 했다.


그때 빌헬름은 왕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날 찾아온거지?"


왕녀는 거기에 대한 답을 하였다.


"간단해요 어머니깨 물었거든요.어머니깨서 그 흑룡을 유일하게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여왕은 빌헬름이 한창 용사냥을 할때 빌헬름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주고 의뢰를 알선해 주는 등 그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빌헬름이 가진 거대한 검,윙 브레이커도 사실 여왕이 빌헬름의 첫 의뢰 성공 보수로써 혹은 축하 선물로써 준것이다.


"그 왕녀님은 아직도 날 기억하고 계셨군...너도 네 어머니를 많이 닮은것 같군"


빌헬름이 그렇게 말하자 셀레스티아는 쑥스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아뇨...전 아직 멀었어요.저도 어머니처럼 되려면 아직은 멀었습니다."


빌헬름은 왕녀를 그의 기억속 그녀의 어머니와 겹쳐보며

말했다.


"그럼...출발할까."


그리고 마차는 왕녀와 대검의 전사를 태운체

블랙 윙의 둥지로 향했다.


"정말 안에 들어가야겠어? 밖에서 기다리지 그래?"


빌헬름이 그녀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아뇨 저도 같이 가겠어요.최대한 저도 돕고 싶어요 아직 기본적인 회복마법 정도밖에 쓸순 없지만..."


빌헬름은 포기한 듯 말했다.


"정 그렇다면 최대한 안전한 곳에서 있어."


그렇게 빌헬름과 왕녀는 어두운 동굴속으로 향했다.

동굴을 따라 걷다보니 큰 방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검고 커다란 용이 침입자를 반기고 있었다.


빌헬름은 그 집체만한 용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곤 커다란 검을 휘둘러 용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용은 고통에 아가리에서 홍련의 불꽃을 토해내었고

빌헬름은 그 불꽃을 산산히 부서버렸다.


윙 브레이커,용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

그 검은 특수한 강철으로 만들고 마법으로 뒤덮혀

그 어떤 용의 비늘도 뚫고,용이 토해내는 불꽃을 없애버린다고 전해진다.


빌헬름이 불꽃을 산산히 부서버리자 그 붉은 빛이 바닥에 닿아 흩어졌다.


셀레스티아는 이 장면을 보고 그의 솜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용은 불꽃마저 통하지 않는 상대에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을

마치 검처럼 휘둘렀다.

빌헬름은 그 발톱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곧이어 그에게 돌진하는 용의 꼬리는 막지 못했다.


빌헬름은 그 일격에 벽으로 튕겨져 나갔다.

원래라면 갈비뼈가 부러지고 척추가 망가져 일어나지 못했겠지만 다행이 거기 있던 왕녀의 회복 마법으로

빌헬름은 다시 멀쩡하게 일어설수 있었다.


"데려오길...잘했군..."


빌헬름은 그 한마디외 함깨 다시 그 검은 짐승을 향해 

돌격했다.

이번엔 꼬리 공격을 피하곤 그의 목 밑으로 가

거대한 검으로 목을 베어버렸다.


용이 피를 마구 흘리며 뒤로 물러서려 하자 빌헬름은

그 검을 다시한번 휘둘러 그 거대한 공포의 대상의

목숨을 앗아가 버렸다.


용이 점점 힘이 빠지고 결국엔 숨이 다하자

빌헬름은 잠깐 짧은 기도를 하고 그의 목을 베어갔다.

소녀는 그 짧지만 대단한 결투에 감탄을 멈출수 없었고

둘은 다시 마차를 타고 왕국으로 돌아갔다.


빌헬름은 왕국의 여왕이자 자신의 옛 친구에게

자신의 업적과 같은 용의 목을 보였고

또한 옆에있던 소녀의 도움또한 얘기해주자

여왕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왕녀는 약속대로 보수로 그 전설적인 용사냥꾼에게

각종 재화와 보물을 주었고,또한 자신의 몸과 마음도

그에게 주었다.


"정말 나같은 아저씨에게 시집와도 괜찮은거냐?"


빌헬름이 묻자 왕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당연하죠 다른 어떤 시시한 남자보다 당신이 제 남편이 되는게 더 좋은걸요."


그리곤 왕녀는 그 증거로 그의 볼에 입맞춰 주었다.


이렇게 전설적인 어떤 용사냥꾼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그 후의 기록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그후 여왕이 된 셀레스티아 왕녀는 왕국을 크게 번성시켰고

자신의 남편인 빌헬름과 행복하게 살며 슬하에 자녀 5명을

낳았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