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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콸콸콸, 하얀 폭포수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차게 떨어졌다. 청명한 물의 가락은 바위 계곡 곳곳에 메아리치며 자연의 싱그러운 노래를 불렀다. 


 돌과 이끼, 나무로 가득한 골짜기의 정경은 강건하면서도 정묘한 자태를 품고 있었다. 옛 이야기 속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명승지가 바로 이곳이리라. 


 물론 선녀들만 이곳에서 목욕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으음, 우움......"


 계곡의 중심부, 총운의 품에 안긴 설화가 갑갑한 신음성을 흘렸다. 찬물로 전신이 흠뻑 젖은 탓인가, 혓바닥의 열기와 사내의 체온이 유난스레 따스했다. 


 자신의 굴곡을 더듬는 도련님의 목을 안은 채 설화는 열심히 혀를 놀렸다. 얇은 삼베로 만든 하얀 속옷, 그것이 흠뻑 젖어 전신에 눌러붙었다. 덕분에 그녀의 맵시와 복숭앗빛 살갗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지금의 설화는 옷을 입은 것도, 그렇다고 벗은 것도 아닌 참으로 미묘한 상태였다.


 "하아아......"


 입술이 떨어지고, 은색의 침이 가느다란 오작교를 자아냈다. 


 애틋한 눈길로 총운의 촉촉한 얼굴을 마주 보며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녀의 등허리를 어루만지던 도련님이 가만히 속삭였다.


 "바위를 짚고......엉덩이를 들거라."


 "......"


 사박사박, 설화가 물살을 헤치고 드높이 치솟은 절벽으로 다가갔다. 돌로 이루어진 냉랭한 방벽, 그 위에 손을 얹은 채 그녀는 가만히 하체를 내밀었다. 허벅지와 배에 들러붙은 포목이 묘한 기시감을 주었다. 


 잔뜩 젖은 탓인가, 몸에 맺힌 물기가 땀인지 폭포수인지 분간할 수도 없었다.


 꿀꺽, 총운은 마른 침을 삼키며 그런 그녀의 자태를 감상했다.


 하루이틀 알몸을 본 사이도 아니건만, 물에 젖은 여인의 가녀린 차림새는 여러모로 신선한 흥분감을 선사했다. 평소에도 곱던 소녀였거늘, 신체에 착 달라붙은 삼베를 입고 있으니 진정 하늘에서 떨어진 선녀 같았다. 


 자신을 향한 도련님의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설화는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뺨 밑으로 한 줄기 이슬이 굴러떨어졌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괜히 헷갈리게 하지 마.


 어차피 당신은 나를......


 "흐읏......"


 살포시 눈살을 찌푸리며 설화가 전율했다. 


 가까이 다가온 총운이 그녀의 하반신을 핥고 있었다. 탱글탱글한 엉덩이에 입을 맞추고, 흰 허벅지를 삼베 치마 위로 핥았다. 


 뒤이어 혀와 옷이 한꺼번에 보짓살 안으로 밀려들자, 설화는 달콤한 교성을 토해냈다. 


 늘 받는 애무였지만 이런 상태로 하니 무언가 더 각별했다. 


 "아흥, 하으윽, 아항......"


 작은 음핵을 자극하던 혀가 회음부를 거슬러 올라갔다. 곧이어 항문에 도착한 혀가 여인의 두 번째 구멍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뜨거운 숨결을 뱉으며 설화는 바위를 짚은 손에 꽈악 힘을 주었다. 흥분한 소녀는 자기도 모르게 점점 엉덩이를 도련님의 얼굴에 디밀고 있었다.


 아, 거기. 빨리 거기부터......


 "이 음탕한 것."


 그녀의 보지를 입에 머금으며 총운이 속삭였다. 


 "추억의 장소니 어쩌니 하더니, 결국 밑으로 질질 싸는구나. 천성부터 암캐인 년이로다."


 "으흣!"


 총운의 짓궂은 말에 설화가 잘근 입술을 깨물었다. 


 이 계곡은 어릴 적 부모님과 자주 찾았던 곳이었다. 


 봄이 와서 싹이 틀 즈음, 여름이 와 꽃이 필 즈음, 가을이 와 낙엽이 질 즈음, 겨울이 와 얼음이 얼 즈음,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함께 놀았던 장소였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울 때마다 종종 걸음하던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추억의 장소에서 나는......


 "움직이지 말 거라."


 사각, 천을 저미는 칼날의 소리가 들려왔다. 총운이 작은 은장도를 이용해 그녀의 치마를 찢은 것이다. 


 그가 잘라낸 부위는 아니나 다를까 설화의 보지 부근이었다. 


 분홍빛 음문 안으로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왔다. 으음, 하반신을 바르르 떠는 찰나 도련님이 웃으며 말했다.


 "후우, 따뜻하고 축축하구나. 그렇게 내 양물이 그리웠느냐?"


 아니야. 절대 아니야.


 가슴팍의 옷깃을 그러쥐며 애써 부정했다. 비녀를 꽂은 설화라면 몰라도, 댕기를 묶은 설화는 차마 인정할 수 없는 음담이었다. 


 양 볼기를 주무르던 총운이 무릎을 펴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의 귀두가 천천히 여인의 보지를 파고들었다. 평소답지 않은 세심하고 상냥한 기세였다. 


 "으흐음......"


 옅은 교성을 흘리며 설화가 허리를 떨었다. 질 속의 온기를 만끽하며 가만히 중얼거렸다. 


 오늘은 갑자기 왜 부드럽게......


 찌걱찌걱, 자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흥건한 보짓살을 헤집으며 자궁을 쿵쿵 두드렸다. 


 뒤이어 총운이 설화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배와 등이 닿고, 가슴과 어깨가 닿았다. 출렁거리는 자신의 젖가슴을 바라보며 설화는 달뜬 신음성을 연달아 터뜨렸다. 


 "아음, 하으음! 아읏!"


 이상해. 너무 이상해.


 이전의 총운이 거칠고 게걸스럽게 그녀를 탐했다면, 지금의 총운은 행동이 전혀 달랐다. 


 마치 갓 사귄 정인들끼리 사랑을 나누듯, 열정적이면서도 사근사근하게 설화의 안을 범했다. 그녀의 몸을 정성스럽게 애무하고, 소중한 보물을 대하듯 곳곳에 차근차근 입을 맞추었다.


 그 탓일까, 참을 수 없는 고양감이 꾸물꾸물 안에서 솟아났다.


 도련님......총운 도련님......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그녀의 귓가에 후욱, 바람을 불며 총운이 말했다.


 "네게는 그저 내 양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뿐이다. 부모와 함께 한 기억도 잊고 엉덩이를 흔들만큼 말이다. 그게 네 본성이다, 이 더러운 암캐 년."


 "아흑! 하흐흑!"


 배려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잔인하고 상스러운 말. 


 허나 설화는 반발할 수도 없었다. 그저 지금 느껴지는 도련님의 체온이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아흐흡! 하흡!"


 잠시 후, 그들은 옷을 벗고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다. 허나 맑은 물로 때를 씻는 와중에도 정사는 멈추지 않았다. 


 알몸의 설화는 도련님에게 매달린 채 애끓는 요분질을 지속했다. 첨벙첨벙, 수면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합체가 색다른 짜릿함을 선사했다. 


 그녀의 쇄골 근처를 할짝거리며 총운이 능글맞게 말했다.


 "빈틈없이 구석구석 하거라. 자고로 자지는 보지로 씻기는 게 최고이니라."


 "하응, 하으응!"


 그의 명대로 최대한 자지를 질벽으로 조이며 허리를 흔들었다.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가련한 선녀가 된 기분이었다. 


 나무꾼에게 날개옷을 빼앗기고, 그 자리에서 범해진 전설 속의 선녀. 나무꾼을 위해 보지를 조이고, 나무꾼의 남근을 맛보며 차츰 색기로 물들어 간 타락한 선녀가. 


 처음으로 사내의 맛을 보며 선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괴로워했을까? 수치스러워했을까? 슬퍼했을까?


 아니면 나처럼 아랫도리가 뜨겁게......


 추워. 


 바람을 타고 날아온 한기를 느끼며 설화가 헐떡거렸다. 찬물로 적신 몸이 급격히 식어가는 기분이었다. 총운을 감싼 팔에 힘을 주며 설화가 몰래 흐느꼈다.


 더 안아줘. 당신의 체온으로 날 녹여줘. 제발 날 따뜻하게 해줘.


 그런 설화의 귀에 총운이 말했다.


 "넌 내 소유다, 이 망할 계집 년. 서방님을 위해 봉사하거라."


 "네, 하윽! 네엡!"


 그의 자지를 오물거리며 설화가 열띠게 외쳤다. 총운이 지껄인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난 도련님의 소유. 난 도련님의 계집. 이설화는 오직 강총운만의 물건.


 영원히 강총운을 벗어날 수 없는 도련님의 암캐.


 "하흐학, 도련님! 도련님!"


 총운을 부르짖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설화. 


 그 모습에 총운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비녀를 꽂았을 적 보인 행동과는 완전히 딴판인 태도에 약이 잔뜩 올랐다. 


 댕기를 묶은 설화에게서도 같은 말을 듣고 싶었다. 같은 행동을 보이고, 같은 표정을 짓기를 바랐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예속하고 싶었다.


 이설화, 넌 내 계집이다.


 내 소유물이고 날 위한 암캐다.


 단단해진 젖꼭지를 잘근 깨물며 총운이 눈동자를 번뜩였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네 년의 자궁에 똑똑히 새겨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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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뒤 그들은 모닥불을 피운 채 젖은 옷을 말렸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정사는 멈추지 않았다. 


 자갈밭 근처에 지어진 아담한 정자, 그 위에서 설화는 허벅지를 벌리고 남근을 받았다. 총운에게 양 발목을 잡힌 채, 허리를 들고 그를 위해 요분질을 했다. 


 제법 버거운 자세였지만, 설화는 바닥을 짚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비스듬한 각도로 꽂히는 총운의 양물이 마치 곡사로 쏜 화살 같았다. 


 "아응, 아윽! 하으윽!"


 "기분이 어떻지? 이 정자 위에서 박히니 기분이 어떻냐는 말이다!"


 가열차게 그녀를 유린하며 총운이 심술궂게 물었다. 


 이번에도 설화는 입조차 뻥긋할 수 없었다. 


 계곡으로 나들이를 나올 적마다 부모님과 함께 머물렀던 정자였다. 물놀이를 하다 지치고 나면 이곳에서 싸온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개 삼아 아버지의 노래를 듣던 단란한 장소였다. 


 이제 음식은 바로 설화였고, 노래는 그녀가 부르는 교성의 가락뿐이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설화가 한층 더 크게 신음성을 흘렸다. 갑자기 부끄러워서 총운의 얼굴을 마주볼 수 없었다. 


 아니, 총운을 넘어 그냥 세상과 마주볼 수가 없었다.


 "아으윽, 하응! 시, 싫어! 하악! 싫어엇!"


 부모님이 그리울 때마다 간간이 걸음했던 정자였다. 양친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스스로를 다잡았던 곳이었다. 올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지켜보는 것만 같아 힘이 났던 곳이었다.


 그런데 난 지금 그런 곳에서......


 "이설화."


 탁, 그녀의 팔을 낚아채며 총운이 말했다. 곧 그의 얼굴에 붉게 달아오른 설화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헉헉, 거친 숨결을 뱉으며 도련님이 물었다.


 "넌 누구 것이냐?"


 "하앗, 싫어! 싫어!"


 도리질을 치며 동일한 말만 반복하는 설화. 


 그 턱을 총운이 강하게 붙들었다. 그리고는 강제로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뜨거운 설육이 꿈틀거리며 들어오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다. 힘껏 밀어내려고 했으나, 정작 두 팔은 야속하게도 도련님의 목을 끌어안고 호응하는 중이었다. 


 후아, 입술이 떨어지는 찰나 총운이 강경하게 말했다.


 "여기서 선포하거라. 네가 누구만의 씨받이인지. 누굴 위해 다리를 벌리는 암캐인지."


 그 순간 설화는 이마가 띵해지는 걸 느끼며 남은 기력마저 소진했다. 어린 딸에게 신신당부를 하던 부모님의 말이 연달아 떠올랐다.


 설화야, 명심해라. 남자는 널 사랑해주는 건실한 놈을 만나야 한다.


 아빠 들으렴, 우리 딸. 아빠처럼 착하고 성실한 남자를 만나야 해.


 "하흑, 하윽, 아으으......"


 미안해, 엄마. 미안해, 아빠.


 나 이제 그런 남자 못 만나. 


 나 이런 짐승 같은 망나니 사내한테......


 "이설화, 넌 누구의 소유냐?"


 총운이 최후통첩을 하듯 추궁을 했다.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정욕의 눈길을 받으며 설화는 그만 긴장의 끈을 놓고 말았다. 쩌적, 항아리에 금이 가는 균열의 소음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들려왔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로 도련님을 응시하며 설화가 그의 뺨을 매만졌다. 


 비로소 벌어진 그녀의 입술, 그 사이로 원하던 대답이 흘러나왔다.


 "설화는......이설화는......총운 도련님의 씨받이. 총운 도련님의 암캐입니다."


 큭, 총운이 흡족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그녀의 유방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내 씨를 받을 테냐? 내 아기를 가질 테냐?"


 도련님의 씨. 도련님의 아기.


 "받을 게요. 가질 게요. 도련님의 아기를 주세요."


 사실상의 항복 선언에 총운은 유례 없이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직 부족했다. 여전히 한가닥 남은 자존심의 층이, 아직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숨겨진 관문이 느껴졌다. 


 지금의 설화는 포기하고 굴복한 것일뿐, 아직 진심으로 그를 위해 복종하는 여인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녀는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여기서 한발짝만 더 나아간다면, 댕기를 묶은 설화도 비녀를 꽂은 설화와 다를 바가 없어질 것이다.


 마지막 남은 계단, 그것 하나만 사뿐히 올라서면 그만이다.


 "기특하구나."


 그렇게 말하며 총운이 마구 허리를 흔들었다. 


 격렬한 기세로 보지를 후벼파는 자지의 맥동. 그것을 느끼며 설화는 하윽, 촉촉한 혀를 내밀었다. 허리를 들썩이고 허벅지를 떨고 머리를 뒤로 젖혔다. 


 타닥 탁, 모닥불이 불타며 옷의 습기를 제거하는 동안, 두 남녀는 흡사 화산 속의 용암과도 같은 정열을 뿜으며 하나가 되었다. 


 아기. 도련님의 아기. 내 안에 깃들 도련님의 아기.


 아아, 도련님......


 "후우, 이 귀여운 것. 내 아기를 가지거라."


 그녀의 댕기머리를 움켜쥐며 총운이 말했다.


 뒤이어 그의 귀두에서 뜨거운 정액이 벌컥 쏟아졌다. 


 "아흐으윽!!"


 자궁을 가득 메우는 후끈한 액체. 자신의 밭에 뿌려진 총운의 씨앗을 흡수하며 설화는 눈꺼풀을 닫았다. 


 이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따지기도 싫고, 울기도 싫고, 걱정하기도 싫었다. 


 그냥 다 포기할래.


 "하아......하아아......도련님......"


 힘없이 늘어진 설화의 얼굴. 농익은 사과처럼 아름답게 붉은 그녀의 안면을 응시하며 총운이 중얼거렸다.


 안 돼지. 그냥 자포자기로 끝나면 안 돼지, 이설화.


 기필코 네 년의 입에서 똑같은 말을 듣고 말겠다.


 날 사랑한다는 외침을 꼭 끄집어 내고 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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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구나. 모닥불 정도로는 옷이 쉽게 마르지 않는 군."


 터덜터덜, 산길을 내려가며 총운이 되는 대로 지껄였다. 


 설화는 그저 무표정한 낯으로 그의 어깨에 기대있기만 했다. 생기를 잃은 소녀의 낯을 살피며 총운은 괜히 콧김을 팩 뿜었다. 영 반응이 없으니 자신도 흥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아."


 설화가 돌연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그를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련님. 잠시만......"


 "무엇이냐?"


 건성으로 대꾸하며 총운은 고개를 돌렸다. 


 수풀이 우거진 산길, 그 변두리에 작은 성황당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산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바친 공물이지 향이며 쌀그릇 같은 것이 앞에 즐비했다. 


 성황당을 흘겨보며 총운이 이죽거렸다.


 "뭐냐, 가서 기도라도 하겠다는 뜻이냐? 하여간 천것들은 미신을 믿지 않으면 종기라도 나는 모양이구나."


 "......"


 "전에는 무슨 절간도 다닌다고 하지 않았느냐? 한 가지만 하거라, 한 가지만. 부처와 잡신을 두루 섬겨서 어디 쓰겠느냐?"


 망나니로 유명한 파락호지만, 총운도 꼴에 유학을 배운 인간이었다. 부처를 숭앙하고 잡귀와 무당의 꽁무니나 좇는 괴력난신을 결코 곱게 보지 않았다. 


 예로부터 귀신의 일은 인간이 논하는 게 아니라 했거늘.


 그러거나 말거나 설화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총운은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 두른 팔을 풀었다. 


 총운에게서 벗어난 소녀는 가만히 성황당 쪽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누군가 채우고 간 냉수 그릇 앞에서 가지런히 손을 모은 후, 눈을 감고 치성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정성스럽고도 단아하는 자태를 도련님은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했다.


 이 성황당 또한 그녀가 자주 찾는 장소 중 하나였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이 산을 놀러올 적마다 반드시 들렀던 곳이었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어린 설화를 곁에 앉히고 가족의 행복과 복덕을 기원하며 공물을 바쳤다. 성황당에 머무르는 신령한 존재에게 기도를 올리고 소망을 빌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설화는 슬프고 심란할 때마다 이 성황당을 찾았다. 


 이 앞에서 기원을 하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잡된 상념이 사라지고 새롭게 보호를 받는 기분이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족자에 그려진 수호신의 풍신을 상상하며 설화가 공경을 했다. 


 부디 저희 부모님이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옵고.


 부디 저 이설화의 앞날을......


 그때였다.


 "으부웁?!"


 갑자기 입 안에 무언가 딱딱한 것이 들어왔다. 억지로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목구멍까지 단숨에 채워버렸다. 


 기겁한 설화가 눈을 뜨자 자신을 내려다 보는 도련님의 미소가 보였다. 기이한 승리감에 도취된 일그러진 미소였다.


 아, 안 돼! 제발, 여기서만은 안 돼!


 입 안에 들어온 귀두를 빼려고 했으나 소용 없었다. 오히려 도련님이 그녀의 머리를 눌러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평소의 설화답지 않게 반항이 거칠었다. 필사적으로 그의 수작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다.


 충격으로 물든 여인의 낯을 보며 총운이 큭큭거렸다.


 그래, 이것이었구나?


 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의 근원이 바로 이것이었어.


 "으븝, 케읍, 아으읍!"


 총운이 강제로 그녀의 머리를 흔들었다. 목구멍을 침범하는 자지를 버티며 설화는 속으로 절규를 했다.


 싫어! 안 돼! 그만해! 


 이런, 이런 불경한 짓을! 성황당 앞에서 이런 짓을!


 내게 얼마 남지도 않은 안식처 앞에서!


 "이 망할 암캐 년, 내 분명 말하지 않았더냐?"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며 총운이 지껄였다.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속절없이 흔들리는 댕기머리, 그것을 콱 그러쥔 채 총운이 보란 듯이 말했다.


 "넌 내 암캐고 내 계집이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


 "아윽, 게흑, 으읍!"


 도리질을 치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도련님의 힘을 이길 수 없었다. 도련님의 의지를 이길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미 굴종할 대로 굴종한 그녀의 몸이 모순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겨우 말린 속곳이 다시 흥건히 젖어들고, 조금씩 눈앞이 희미해졌다. 


 "넌 내게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어디를 가건 마찬가지다. 내가 벌리라면 벌리고, 빨라면 빨며, 누우라면 누워야 하는 것이다. 그 의미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마."


 "으쿠웁!!"


 그 순간 도련님의 정액이 입 안으로 쏟아졌다. 


 진하고 후끈한 밤꽃 향이 구중에서 물씬 풍겼다. 차마 다 담지 못한 일부가 입술 밖으로 주르륵 흘러나왔다. 


 바르르 떨리는 설화의 정수리를 매만지며 총운이 속삭였다.


 "아직 삼키지 말 거라."


 그 순간 총운의 자지가 쑥 빠져나갔다. 뒤이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명했다.


 "자, 입을 벌리고 보여주거라. 내 씨물을 머금은 네 년의 입을. 네가 내 소유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총운의 말에 설화는 또르륵 눈물을 흘렸다.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한 정액이 혀 위에서 미끌거렸다. 


 망설이는 소녀의 귀에 대고 총운이 다시 속삭였다.


 "넌 내 것이다, 이설화."


 "......"


 결국 설화는 총운이 시키는 대로 따랐다. 성황당의 앞에서 입을 벌리고 그의 씨물을 머금은 자태를 드러냈다. 도련님의 암캐가 되어 그의 정액을 머금은 음란한 모습을 선보였다. 


 총운이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으며 옷을 벗겼다. 옷고름이 풀어지고 옷깃이 벌어지며 그녀의 흰 어깨와 봉긋한 유방이 나타났다. 


 뒤이어 그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게 했다. 흥건한 속곳을 벗기고, 그녀의 보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콱, 그녀의 턱을 붙잡으며 총운이 명했다.


 "성황당의 귀신에게 보여주거라. 네 년이 누구의 계집인지. 누굴 위해 봉사하는 몸인지."


 네 년이 그리 좋아하는 잡신 앞에서 직접 맹세해라. 네 년의 도피처 앞에서 직접 깨우치거라.


 "넌 나의 암캐다, 이설화."


 "헤으읏......아음......"


 성황당의 족자를 응시하며 설화가 신음성을 흘렸다. 


 성황당 장군신의 날카로운 눈동자. 그것이 자신의 음탕한 자세를 노려보는 것 같아 아랫도리가 저렸다. 


 복과 행운을 달라고 청했던 신령님 면전에서, 사내의 씨물을 담은 채 보지를 내보이고 있다. 그 순간 내면에서 쩌적,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이성의 끈이 차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아아, 나는 정말로 암캐구나. 


 최소한의 수치심도, 인간다운 선도 없이......상황불문 도련님의 뜻대로만 움직이는.


 "방금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그녀의 턱을 주물거리며 총운이 속삭였다. 


 "네 년이 분명 절간도 다닌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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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화의 고을 뒷산에는 아담한 절이 하나 있었다. 드나드는 사람도, 머무르는 사람도 많지 않은 한산한 건물이었다. 


 그만큼 사정도 여의치 않은 곳이었기에 절을 관리하는 승려들은 자주 시주를 받으러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 인근의 유일한 절인만큼, 사람들은 가급적 사정에 맞춰 곡식이나 포목 등을 내주었다. 


 그러나 단연코 가장 적극적으로 시주를 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설화였다. 살림살이가 빠듯할 때도 개의치 않고 대뜸 스님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시주하는 씩씩한 소녀였다. 


 게다가 설화는 그 절을 자주 방문하는 단골 손님이기도 했다. 부모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승려들보다 혼신을 다해 부처의 앞에서 절을 올렸다. 자연스럽게 승려들은 그녀와 친분을 쌓았고, 특히 절의 주지승이 설화를 손녀처럼 어여삐 여겼다. 


 그런 만큼 설화가 절을 방문하면 그녀가 황금 불상과 독대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 배려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지승 나름의 감사의 표현이요, 설화를 향한 신뢰의 표시였고, 설화도 이를 늘 감사하게 여겼다.


 그래, 분명히 그랬는데......


 "아흥, 아흐흑! 하으윽!"


 연신 교성을 흘리며 설화가 혀를 내밀었다. 


 사찰의 상징인 황금 불상, 그 앞에서 개처럼 엉덩이를 내민 채 거칠게 박히고 있었다. 주지승의 신뢰를 배신하고, 그가 내어준 독방을 음행을 위한 탕녀의 침실로 바꾸고 말았다. 


 그런 설화의 허리를 붙잡은 채 총운은 열심히 자신의 허리를 움직였다. 퍽퍽, 살과 살이 부닥치는 상스러운 소음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아윽, 흐윽! 도, 도련님! 이러다 들켜, 아으읍! 제발, 제발 그만!"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으며 설화가 간청을 했다. 


 그러자 총운은 오히려 더 강맹한 기세로 그녀의 보지를 쑤셨다. 굳건한 성의 관문을 두드리는 충차와도 같은 기세였다. 


 설화의 볼기짝을 쥐어짜며 총운이 말했다.


 "말하지 않았더냐? 네 주제를 깨닫게 해주겠다고."


 "하으응, 하윽, 응하앗! 도련님! 도련님!"


 침을 뚝뚝 흘리며 설화가 몸을 떨었다. 위와 더불어 아래에서도 애액이 투둑 툭 떨어지고 있었다. 


 염화의 미소를 짓고 중생들을 관조하는 부처를 보며 설화는 이를 악물었다. 성황당에서 흘렸던 것과 유사한 감정의 눈물이 데구르르 흘러갔다.


 나는 벌을 받게 될까? 감히 부처의 앞에서 사내와 뒹군 죄로 불지옥 구덩이에 떨어지게 될까?


 엄마 아빠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나 같은 짐승을 딸로 둔 죄로 부모님도......


 "후우, 이 암캐 년. 네 입으로 직접 말해라."


 총운이 그녀의 등허리를 검지로 훑으며 지껄였다.


 "네가 누구인지 말해라. 부처에게 스스로 고하란 말이다."


 "하흐흑, 하그윽, 저, 저는......저는 총운 도련님의 암캐......"


 쫘악, 총운이 설화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목소리가 작다. 더 크게, 더 또렷하게 말해라."


 "아앙, 하으악! 도련님! 제발 그마안!"


 그 순간 총운이 설화의 등을 뒤에서 와락 끌어안았다. 


 뒤이어 그녀의 상체를 엎드린 상태에서 억지로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출렁거리는 유방과 새하얀 배, 자지에 찔린 보지가 불상을 향해 드러났다. 그녀의 젖무덤을 보란 듯이 주물럭대며 총운이 그녀의 귓바퀴를 끈적하게 핥았다. 


 "말해라. 네가 누구인지, 네가 누구의 것인지를. 어서 직접 고하란 말이다."


 "저, 저는! 아흐학! 저는!"


 눈물을 글썽이며 헐떡거리는 설화의 목을 총운이 콱 붙잡았다. 그가 살며시 단 한마디를 속삭였다.


 "넌 내 계집이다, 이설화." 


 아아. 


 그 순간 설화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최후의 최후까지 지키던 마지막 선. 그것이 단숨에 와르르 붕괴하고 말았다. 


 총운을 향한 설화의 눈빛이 촉촉이 젖어갔다. 뒤이어 그 위로 전혀 새로운 종류의 이채가 아스라이 떠올랐다. 


 소녀의 입가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름답고 행복하고 또 색기 어린 미소가.


 "전 도련님의 계집, 도련님의 암캐입니다. 오직 도련님만의 소유물입니다."


 "지금 기분이 어떻지? 스스로 말해 봐라."


 그러자 설화가 총운의 뺨을 어루만지며 입을 벌렸다. 붉고 끈적한 자신의 홍설을 내밀며 설화가 관능적인 어조로 말했다.


 "기분 좋아요. 도련님의 자지 너무 좋아요. 설화한테 입 맞춰주세요, 도련님. 사랑해요, 도련님. 설화는 도련님을 사랑해요."


 사랑. 고대하고 고대하던 바로 그 단어. 반드시 댕기머리 설화에게서도 끌어내고 말리라 다짐했던 그 단어. 


 비로소 비녀를 꽂은 설화와 댕기를 묶은 설화 사이의 벽이 무너졌다는 증좌. 


 "잘했다. 상을 주마."


 그녀가 원하는 대로 걸쭉하게 혀를 섞으며 총운이 다시 보지를 쑤시기 시작했다. 쑤컹쑤컹, 애액이 사방으로 튀고 엉덩이와 허벅지가 정신없이 충돌했다. 


 총운과 미친 듯이 한몸으로 어우러지며 설화는 속으로 울부짖었다. 


 하지만 괴로움과 슬픔이 섞인 울부짖음이 아니었다. 오직 쾌락과 환희 밖에 남지 않은, 비녀를 낀 설화나 했음직한 황홀한 절규였다.


 아아, 좋아! 기분 좋아! 난 도련님의 계집이야! 도련님의 암컷이야! 


 이제는 아무래도 좋아! 날 어떻게 다루건 전부 도련님 마음이야! 난 도련님한테 복종하기만 하면 그만이야!


 사랑해요, 도련님!


 "하우음, 하음, 도련님! 사랑해요! 사랑해요! 암캐 보지에 자지 쑤셔주세요! 설화한테 도련님 씨를 주세요!"


 당신의 아기를 가질래! 당신의 씨를 받을 거야! 내 안에서 당신의 아기를 기를 거야! 


 난 그러기 위해 태어난 거야! 도련님의 암컷이 되기 위해 살아있었던 거야!


 아아, 도련님!


 "훌륭하다, 이설화."


 그녀의 귓불을 잘근 씹으며 총운이 흐뭇하게 지껄였다.


 "정말로 훌륭해."


 "하흐아악!!"


 그리고 왈칵, 또 다시 그가 그녀의 안에 사정을 했다. 


 뜨거운 씨앗이 체내를 범하자 설화는 허리를 활처럼 꺾으며 자지러졌다. 자궁을 가득 채우고도 남은 그의 정액이 절의 목재 바닥에 주르륵 떨어졌다. 


 쑤욱, 자지가 빠져나가고 설화는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미처 삼키지 못한 투명한 침이 질질 흘러나왔다. 


 자신의 복부에 충만한 포만감, 그것을 곱씹으며 설화는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도련님의 씨. 도련님의 정액. 도련님의 아기.


 엄청 기분 좋아.


 콱, 그 순간 총운이 설화의 머리채를 붙들었다. 그리고는 정액과 애액으로 엉망진창이 된 목재 바닥에 억지로 처박았다. 


 그녀의 얼굴을 바닥에 짓누르며 총운이 지껄였다.


 "네가 자주 오는 절이 아니냐? 손님이 방을 더럽히고 떠나면 아니 되지. 자, 빨리 청소하거라."


 "네헤에......"


 총운의 명에 설화는 배시시 웃으며 혀를 내밀었다. 바닥에 고인 정액과 애액의 웅덩이, 차게 식어버린 도련님의 체액을 밥그릇을 핥는 개처럼 핥았다. 


 자신을 마치 물건처럼 다루는 도련님의 가혹한 손길. 힘으로 찍어눌러 굴욕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승냥이 같은 태도.


 너무 좋아. 난 도련님의 소유야. 도련님의 물건이야.


 더 거칠게 대해 줘.


 정액 웅덩이를 핥는 설화의 보지에서 다시 애액이 퓻퓻 솟아났다. 이제는 최소한의 수치심도 없이 물을 뿌리는 그녀의 아랫도리를 보며 총운이 낄낄거렸다.


 "이 음탕한 년. 아주 홍수가 났구나. 그리도 좋으냐?"


 "아음, 좋아요. 전 도련님의 암캐에요. 도련님을 사랑하는 하찮은 물건이에요. 도련님 뜻대로 다뤄주세요. 설화 보지에 도련님 자지를 주세요."


 바닥을 음탕하게 할짝이며 설화가 말했다. 


 몸도 마음도 자신의 차지가 된 소녀를 보며 도련님은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며 총운이 대꾸했다.


 "물론이다. 앞으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자꾸나."




- End



 


생각보다 길었지만, 어쨌든 이걸로 설화의 조교 일기가 끝을 맺었다. 시험 기간에 공부 안 하고 이런 거나 싸지른 븅딱 장붕이에게 불세례를......


대충 이 과정을 거쳐서 총운한테 애널까지 따인 본편의 설화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근데 어쩌다 결혼까지 갔는지는 또 여기서 다루기가 힘드네 쩝......


만약 여유가 생긴다면 결혼에 이르는 최종 과정은 아주 짧게 써보겠다


읽어줘서 고맙고, 괜찮았으면 덧글과 추천을 구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