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지난 이야기도 기억못하는 쓰레기♥

나가죽어♥

지난 이야기 듣고 싶으면 한번만 알려주세요 공주님♥해봐♥


===== 지난 이야기 끝 =====


"허접용사님♥"

"예. 여왕님."


"여왕이 아니라 공주라니까 허접♥ 기억력 ㅈ밥♥ 벌써 까먹어♥ 거의 치매♥"



나는 용사. 이세계를 구하기 위해 소환된 용사라고 한다.


소환이라고 해놓고서 방법은 전생이었다만, 어쨌든 그러하다.


그리고 지금은

이세계를 지배하는 마왕과, 그의 세력권을 줄이기 위해서

공주와 동행하며 마왕군에게 점령당한 마을을 하나씩 구해나가고 있다.


문제는 이거다.



"힘내라 힘♥"


"공주님도 보고만 있지 말고 뭐라도 좀 해요!"


"허접♥ 내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모지리♥풋내기♥
살아있어서 미안합니다 해봐♥"


"아 좀! 바빠 ㄷ지겠는데!"


"완전 어린애네♥인내심 바닥♥
나는 사제계열이라 이렇게 버프 걸어주는 거 밖에 못하는데♥
다치면 회복은 시켜줄게 힘내라 힘♥"



돌아가시겠다.

번역기의 오류인가 뭣인가라곤 하는데, 듣고 있으면 돌아버릴 거 같다.


번역기의 구조 때문에

제대로 된 번역마법을 구사하게 하는 데에는
시간이 어지간히 걸린다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 상태로 계속 가게 된 건데...


솔직히 진심이 아니란 건 알겠지만... 힘 빠진다.



"이게 마지막 한마리!"


'서걱'


"케헥!"



고블린이 반으로 갈라진 배에서 피를 뱉어냈다.


슬슬 피에 익숙해져 가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다.


"후, 이겼다. 이걸로 끝난건가?"


"허접용사♥벌써 지쳤나봐♥
수고했어♥훌륭해훌륭해♥
자 이 공주님한테 힘들었다고 응석부려봐♥"



진짜 용사 관두든가 해야지 썩을.


그 순간,



"@#1#&$##$~%!"



귀를 찢을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려왔다.



"^$%$&*#(%^&~)!!"


"고, 고블린? 한 마리가 더 있었던 건가?"


"허접♥용사라면서 몬스터도 못 알아봐♥ 이건 평범한 고블린이 아니고 고블린 킹인데♥"



고블린 킹? 듣고보니 크기가 과연 남다르다.


지금껏 나보다 작던 평범한 고블린들과는 다르게 이건 크고...


... 더럽게 크네 3m는 되겠는데?



"인간!"



멀리서 들을 땐 그저 영문모를 괴성이었던 것이

가까워지니 익숙한 언어로 들렸다.



"인간! 너!"



고블린 킹은 뜻밖에 한국어를 사용하였다.



"고블린? 쟤네 한국어를 할 수 있나?"


"허접♥원래 용사들은 마물이랑 같은 말 쓰는 나라에서 소환하는 건데♥

방금 내가 설명한 거 귓등으로 들어♥ 집중력 빵점♥죽어버려♥"


"그렇구나... 같은 말을 쓰는 나라..."


적이라곤 하나,
이세계에 와서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한국어를 들은 터라 기뻤다.


저 고블린킹이라는 작자를 아군으로 끌어들이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너무나도 기뻤다.


벌써 한 달 째 메스가키가 옆에서 죽어죽어 타령을 하는데 안 기쁠 수가 없었다.




그래, 기 '뻤' 다.






"인간! 이 몸의 [혼돈의 파괴자] 군단을 격파하다니... 크큭...
어이어이 네 녀석! 인간인 주제에 꽤 하잖아! 크큭..."


"?"

"그래, 이 몸의 사랑스러운 [파괴자] 단에게 [지옥의 쓴 맛] 을 선물했으니
나도 또한 [제왕] 으로서 너에게 [삼도천] 의 물맛을 보여주는 게 도리겠지 크큭...
받은 대로 주는 게 우리 [다크 - 둠] 의 원칙이라 말이지."


"?"

"어이어이 인간! 네놈에게 [죽음의 교향곡] 을 안겨주기 전에 먼저 사과하지!

이 몸에게 [적당히] 라는 개념따윈 없다. 있는 것은 그저 [죽음] 과 [파괴] 뿐!
무서우면 짐싸서 고향이나 내려가라고 크크큭..."


"... ㅅㅂ"



오랜만에 들은 한국어는 기뻤다.


그래, 기 '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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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의 열하와 같은 좋아요에 압도적 감사 박으면서 2편 써옴.

이번에도 반응 좋으면 더 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나도 잘 모를 수도 있고 

+같은 소재인데 필력이 다르면 이렇게 차이나는구나 싶었던 거. 뭔가... 뭔가 열등감이 샘솟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