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졸부 자작가 루드레치아.


그곳의 장남인 시온 엘 루드레치아는 아카데미를 다니던 시절 한 여인에게 무척이나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가만히 있으면 옆에와서 시비, 멀리가면 찾아와서 틱틱대고, 지랄도 그런 지랄이 없었다.


그녀의 이름은 엘레노어 엘 라니스.


하지만 지금은 내 아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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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루드레치아 자작가의 침실.


초에 붙여진 불꽃이 흔들리며 어두운 방안을 희미하게 비춘다.


어렴풋한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가 비추는 장면은 무척이나 선정적이였다.


“아… 아으흐읏! 졔, 바아알!!”


어슴푸레한 불빛이 비추는 침대 위 에서는 한 여인이 고개를 도리질 치며 녹아내린 얼굴로 침대 시트를 쥐어뜯고 있었다.


“말만 하면 가게 해 준다니까? 빨리 불어봐.”


철썩이는 소리와 함께 엉덩이와 사내의 골반이 거칠게 팡팡 부딪히고. 찔꺽이는 음탕한 소리에 맞춰 그녀의 몸이 힘없이 흔들렸다.


엘레노어의 아랫배에는 음란한 문양의 그림이 희미하게 빛난다.


그것은 저주. 효과는 간단했다. 하지만 단순하기에 무시무시한 것.


절정 제어.


상대방의 성적 극치를 제 뜻대로 조절한다는 뜻이였다.


본디 성노예에게나 찍혀야할 문장인 그것은 자작부인 씩이나 되는 이가 가져서는 안될 천박함 그 자체.


이 망할년이 자신에게 팔리듯 시집왔을 때부터 나의 복수를 위해 음문을 새긴 것이다.


“그, 그거어언! 마, 말모태애!! 말 안할 래애애…앳!!”


허리를 활처럼 들어올린 채 찾아오지 않을 절정을 맞이하기 위해 온몸을 뒤트는 모습이 썩 애처로웠다.


엘레노어의 목덜미른 손으로 지분거리며 그녀의 귓가에 야살스레 속삭였다.


“빨리 불고 편해지라고 엘레노어. 아카데미에서 왜 그렇게 날 못살게 굴었는지 한마디면 되잖아 ”


엘레노어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음부를 헤집는 팔뚝만한 뜨거운 막대가 주는 쾌락이 사랑스럽다. 아니, 지금은 너무도 괴롭고 원망스러웠다.


부부의 첫 날밤. 거의 겁탈당하듯 처녀를 그에게 바쳤다.

아니다, 차라리 겁탈당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 이후로 길들여진 몸은 절정감을 쉽게 기억하는 몸이 되었다.


시온의 남성을 자신의 작은 입에 밀어넣으면. 시온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 자신은 마치 길들여진 개처럼 둥근 귀두의 가운데, 튼실한 열매의 뒤꼭지 같은 둥그렇고 좁은 구멍에 혀를 가져다 댄다.


미끈하고 투명한 액이 입에 닿으면 나는 것은 밍밍한 맛. 하지만 익숙한 음취와 음탕한 맛을 본 그녀의 배꼽 아래의 바들거리는 질 속 어딘가, 미끈하게 젖어버린 어딘가는 무언가에 비벼지길 간절히 원하며 속옷을 흥건하게 적셔버린다.


시온이 분풀이를 하듯 그녀를 억지로 안다보니 속속들이 느끼는 곳도 모두 들켜버려 요즘은 부부의 밤이 무서웠다.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가고싶어 가게해줘’


지금 유두를 꽉쥐어 비틀면 절정할 수 있을까?

당장이라도 터질 듯 땡땡하게 부어오른 통통한 음핵을 문지르면 갈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 수십번을 생각해봐도 갈 수가 없었다.

음문이 절정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아니다. 애초에 지금은 두 팔이 체위를 바꾼 시온의 양 손에 붙잡혀 애초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침대 시트 조차 붙잡지 못하고 허리를 구불거릴 수 밖에 없는 무력감. 자신은 그저 시온에게 정복당해 밑에 깔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여성일 뿐이였다.


“하아끄으읏!, 하악, 하아, 악…!”


하하 하고 건조한 웃음을 지으며 시온이 귓가에 속살거렸다.


“지금 절정하고 싶어서 미칠 거 같지? 가버리기 일보직전 상태가 계속 지속되면 미칠 것 같은 기분이잖아. 다 안다고.”

“마아아앗, 말 안… 할꺼야아앗♡”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시온의 잘난 얼굴에 홀려 주변에 찾아오는 영애들에게 질투해 주위에 그의 험담을 늘어놓고 제 사랑조차 깨닫지 못해 괴롭혔었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아마 사과를 받으면 복수의 일환으로 이제는 그가 아무 관심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그와 어떻게  운명적으로 이어진 것인데 이렇게 버림받을 순 없지않은가.


하지만


어쩌면 며칠이고 몇달이고 계속 그가 이런 식으로 괴롭혀 온다면 다 포기하고 허리를 연신 굽실거리며 그에게 불어버릴 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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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은 변방의 별것없는 바닷마을 영지의 장자인 영식이였다.


당시의 잘나가는 백작가의 영애인 엘레노어는 사랑을 표현할 줄도 몰라, 그에게 핀잔주고 때리고 괴롭히던 와중 졸업하고 뒤늦게서야 제 마음을 깨달았다.


백작영애의 자존심이 뭐라고 그를 괴롭혔을까…


후회가 막심했던 그녀는 하루하루 시온을 앓았으며.


설상가상으로 백작가의 금전사정이 나빠져 돈많고 늙은 귀족에게나 팔려나갈 신세였다.


그런 와중 별 볼일 없는 영지인 루드레치아가는 궁여지책으로 뛰어든 무역업에 당시 사교계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코웃음을 치며 안될거라 다들 입을 모아 까내렸지만.

시온은 보란듯이 대박을 터뜨려 그의 가문이 급성장했고.


자작가라는 낮은 지위가 못내 마음에 걸렸던 루드레치아 가문은 금전을 댓가로 엘레노어와 시온에게 혼약을 맺은 것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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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은 결혼식장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서있는 엘레노어를 보며 말했다.


비릿한 웃음. 번들거리는 저 눈은 음욕이 들어있을까? 아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복수심? 그렇다 저건 복수심이였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넌 모를꺼야 엘레노어…”


희열에 찬 목소리. 결코 자신에게 호의적인 웃음은 아니었다. 아마 복수를 위해 시온은 자신을 ‘구매’ 했으리라.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형편좋게 팔리듯이 결혼할 아무 남자가 다른 남자가 아니라 시온이라서 좋았다.


그래서 안도에 찬 목소리로 그를 바라보며 말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퍽 싸늘했다.


“그러게, 너에게 팔려가다니. 내 운도 참 좋네...”

“그 말 후회하게 해줄게, 이젠 입장이 바뀐거 알지? ”


시온과 결혼 후 엘레노어는 매일 계속되는 그의 조교와 절정 금지에 미쳐버릴 지경이였다.


도저히 못참고 실토해버렸다


"흣, 제, 제바알...! 미안해... 미안하니까앗...!"

"뭐가 미안한데?"


"사실, 나, 아카데미 시절에엣... 머... 멍청하게도 널 좋아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괴롭혀서... 미, 미안해애..."

"하, 그 말을 믿으라고?"

"알아... 말도 안된다는 거... 근데 진심이야... "


"그럼 왜 말 안했는데?"

"내가... 말하면 복수를 위해서 네가 날 버릴 까봐... 그게 너무 두려웠어..."

"그러면 이제는...?"


"그냥... 모르겠어... 너가 날 싫어하고 증오하는데 곁에라도 있으려고 이렇게 붙어있는게... 오히려 네 인생에 방해인거 같아서... 그러니까 제발... 제바알! 가게 해주세요! 시온님이 마지막으로 제발 저를 가버리게 해주세요!!!"


굴욕적이고 절박한 그녀의 고백을 들은 시온은 픽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런건 좀 빨리 말하라고 멍청아.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널 버리겠냐."


엘레노어에게 속삭인 시온은 그대로 그녀의 귓볼을 잘게 씹으며 음문을 해제했다.


엘레노어는 그날 처음으로 시온과 입을 맞추고

다음 날 다리가 후들거려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