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충 지난 이야기 =====


(대충 이세계 떨어짐)
(대충 번역기가 고장나서 공주가 하는 말이 다 메스가키체로 들림)

(대충 마물의 언어는 중2병으로 들림)
(대충 그럼)

==== 대충 지난 이야기 끝 ====





"어이어이 왜 그러지? 크큭...
방금전부터 털끝하나 움직이질 않고 있잖아 크큭...

이봐이봐, 설마하니 이 몸의 [파괴적] 인 [어둠] 의 [오라] 앞에 겁먹은 건가? 크크큭..."



고블린의 왕은 생각보다 강했다.


정신차리고 보니 어느샌가 두들겨 맞고 곤죽이 되어버린 나 자신이 있었다.


이쯤 되면 중2병 말투도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얌전히 회복을 하기엔...



"허접♥ 회복마법이 허접이라 더 못해♥

적당히 좀 얻어터졌어야지♥ 용사도 완전 허접♥ ㅈ밥♥"



이게 문제다.


듣기로 회복시켜 주는 공주님의 마나가 바닥나서 더 이상 회복을 못 시킨다고.

... 제대로 알아들은 거 맞겠지...?



"어이어이 인간이여 크큭..."



아 씨, 철 냄새. 입에서 피 나는 것 같은데.



"아직도 일어서다니, 그런 거... 이 몸은 싫지 않다고? 크큭...

좋다, 네 놈을 [인정] 해주지. 이 [어이크큭] 의 고블린 킹 님이 인정해주시는 거다. 감사히 여기라고? 크크큭..."


"... 그 [어이크큭] 이란 건 설마 네 별명이냐?"


"아니, [이명] 이다!
이 몸의 [위대함] 과 [무자비함] 에 탄복한 다른 이들이 존경을 담아 띄운 [혼돈] 의 호칭이지 크큭..."


"우욱... ㅆ..."


"어쨌든 여기까지 버텨 온 네 놈의 [강함] 을 인정해서, 아프지 않게 마무리를 지어주마. 크큭...

어이어이! 어금니 꽉 깨물라고!"



여기서 끝인가 싶었다.


펀치를 피할 정도의 기력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그리고 맞으면 죽을 것 같았기에.


그런 식으로 이 이상한 세계와 작별을 고하는 건가 싶었다.






... 미안 뻥이다.


솔직히 그때는 죽을 것 같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당연한 거 아니야? 메스가키가 힐 걸어주다가 지쳐 쓰러졌고,

죽인다 달려드는 애가 중2병이고.


실감이 날 리가 없지. 아니야?


그래도 항상 희망은 있는 법이다.



'우웅'


"...? 바닥에 저건... 마법진? 언제부터 그려져 있었지?"


'우우웅'


"마법진? 어이어이, [이 몸] 이 이런 [잔챙이 마법] 에 죽을 것 같냐?

꿈도 정도껏 꿔야 받아주는 거다! 크큭..."


"...? 잠깐, 뭔가 이상한데?"


"허접♥ 마법 종류도 구분 못하는 허접♥

마법진은 깔린 시간에 비례해서 위력이 오르는 데 완전 허접♥"



공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닥에 새겨져 있는 마법진에서 검은 색 물방울이 생겨났다.


새까만 먹물 같이 보이던 그 액체는 순식간에 물웅덩이를 이루었고, 검은 물은 하늘로 치솟았다.



"커헉! 크큭..."



검은 물이 지나간 곳은 마치 지우개로 지워진 것만 같았다.


하늘 위 구름도, 마법진 바로 위에 피여있던 꽃도 흔적도 없이 지워버렸다.


고블린의 왕도 마찬가지로, 검은 물의 한차례 역류가 끝나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다소 어이 없는 방식으로 고블린의 왕은 명을 달리했다.


김이 조금 새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도와준 셈이니 기뻤다.


다만 기쁜 소식은 여기까지 였다.



"꺄햐아~♡"



어렸을 적에 교장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인생은 과자 상자 같아서 맛있는 과자가 있으면 맛없는 과자도 있다던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기쁜 소식이 있으면, 슬픈 소식도 있다.



"그 어려운 마법을 또 성공해버렸어~! 우웅~ 나 역시... 천.재? 랄까나~♡"



저 멀리, 나무 위에 올라서서 폼을 잡고 있는 엘프가 보였다.


아니, 피부색이 검으니 다크엘프일까.



"거기거기! 용사찡! 사랑스러운~~ 다크엘프찡이 살려주셨으니까 고맙다고 해야지~~☆!

정말~ 요즘 애들은 감사인사 하나 못 전하는 소.심.이들 밖에 없다니까♪"





"... 잘 알겠다. 이런 추세란 거지?"




*



"뭐? [어이크큭...] 의 고블린 킹이 당했다고?"


"어차피 그 녀석은 우리 사천왕 중 최약체 아니였는가. 무얼 겁낼 필요가 있겠는가."


"호오...우리 사천왕 중 최강을 쓰러뜨리다니... 제법 강한 이였나보군요?"



사천왕 중 자칭 서열 0위인 자신의 안경알을 번뜩이며 말했다.


사천왕 중 자칭 서열 0위인 또다른 자가 기묘한 자세를 취하며 답했다.



"훗... 용사와 전투를 벌이다가 난입해온 마법사에게 당했다고 들었다능. 훗..."


"MA법사? 뻐어킹 루드! 그건 둘의 결투가 아니었던가! ... 아, 이런, 흥분해서 그만 영어가 나와버렸군."


"호오... 마법사라고요? 그렇게 강력한 마법사가 있던 것인가요?"


"훗... 나도 어렴풋이 밖에 알지 못한다능... 아마 방심한 것일 거라능..."


"호오... 그렇더라도 그를 일격에 쓰러뜨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빨리 남은 사천왕을 소집해야겠군요."


"허허, 요즘 젊은 사천왕들은 늦게 등장하는 것을 멋지다고 여기고 다들 칩거해 있으니... 큰일일세 그려."


마왕군의 남은 사천왕, 1000명 가까이 되는 장군들이 전부 모이게 된 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 덧붙이자면, 마왕을 잡는 것보다 간부들 모이는 게 훨씬 더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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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0자
슬슬 뇌절이기는 한데 그래도 예의상이나마 달아준 응원이 있길래 으샤으샤 해서 올려 봄
참고로 마왕군의 중2병은 개체마다 앓는 양상이 다르단 설정. 누구는 흑염룡병이고 누구는 어이크큭병인 식으로.

본문과는 별개로 4편은 진짜로 안 나올 가능성이 더 큼. 앵간 뇌절이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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