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하신대로 맞으면 성별이 바뀌는 총입니다. 어차피 총이라서 맞으면 죽지만요."


정체불명의 검은 남자가 건낸 총을 받은 나는 그것을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이능이 추가되긴 했지만 생긴건 똑같은 총이네.


"이제 대금을 치루실 차례입니다. 약속하신 현찰로 5억. 건내주시죠."

"아, 그렇지. 그 전에 성능 테스트를 좀 하고."


탕.

나는 아무 예고 없이 검은 중절모의 사내의 머리를 총으로 쐈다.


"오."


사내였던 것은 쓰러지면서 형태가 변했다.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허리선이 얇고 가슴이 부풀어오른, 완전한 여성의 모습.

죽지만 않았으면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었을텐데 아쉽네.


"성능 확실하네. 이런 걸 공짜로 주다니 고마운 사람이야."


나는 100% OFF된 가격으로 총을 팔아준 그녀에게 감사하며 떠났다.

금방 발견될지도 모르지만 아무렴 어때.

방금 죽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던 사람인데.

부디 곱게 묻히기를. 세상에는 시체도 '아직 따뜻해....'하면서 박아버리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시덥잖은 생각을 하면서 나는 옛 아지트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