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느껴보는 몽실거림은 오히려 불쾌감을 자아냈다.


어제 뭘 했더라. 천장을 바라보며 칠판삼아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쌓아올린 생각들을 보고 있자니, 짜증이 일어 저도 모르게 손을 내뻗어 모조리 엎어 버리고서 울어 버렸다.


결국 오늘도 아무것도 하질 못했어.


만나는 사람이라곤 고작 둘. 그것도 인터넷 속 방송의 0과 1로 이루어져 있는, 누군지도 모르고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인 둘 뿐이었다.


그들에게 게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보기는 하나 싶은 것을 말없이 보이며 계속 방구석에서 살아갔다.


그런데 이걸 뭐라고 해야할까.


난데없이 그 라는 단어에 녀가 붙어 그녀, 여성을 뜻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부푼 흉한 뱃살이 전부 가슴으로 가버린건지 홀쭉해진, 근육까지 붙어있는 배


아마 머리보다 크지 않을까 싶은 가슴.


헝클어져 있는 씻지도 않은 머리까지.


솔직히 난 내가 이 꼴인줄도 몰랐더랬다. 막말로 나 자신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래서 여느날처럼 방송을 키고, 두명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처음으로 변덕이라는 것이 들었다. 이게 뭣 때문인지는 아직도, 나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부류의 것 이었다.


마이크를 향해 고개를 들이밀었다. 키고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남자의 것 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나 조차도 놀라서 멍하니 있던 때에, 채팅창에 단어가 떠올랐다.


[님 여자셨어요...?]


그러게. 내가 여자였구나.


나도 생전 처음 안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