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수랑 태?그 안붙여서 수정본 다시 올림

실례가 안된다면 추천 한 번만 다시...

내용적으로 변한건 크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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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 뭐가 문제입니까? 그쪽 말대로 마왕 때려잡고 있지 않습니까. "

- 그건 그런데...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이번 대 용사의 파티원을 어색한 눈길로 둘러보았다. 


후드를 뒤집어쓴 채 거대한 대검을 들고 있는 용사 하나. 


검은 천의 영역보다 흰 살의 영역이 더 많은 노출증 성녀 하나. 


타락했다는 직관적인 증거, 피부가 까만 다크엘프 하나.


마지막으로 살은 없이 앙상한 뼈만 남은 해골바가지 하나. 


지나가는 사람 잡고 물어본다면 백 명 중 백 명은 수상한 이들이라고 말할 만큼 음침한 구성이었다.  


- 저기, 아무리 그래도 쾌락의 교단 성녀는...


우선은 저기 눈을 가린 자칭 성녀부터. 물론 생긴건 성녀지만 저년 저거 쾌락과 탐욕의 교단이다. 악신 진영에서도 축출당해 중립이긴 중립이지만 분명 선한 영역의 교단은 아닌 곳. 


" 디버프도 잘 걸고 마족도 잘 잡습니다. "


그래. 잘 잡겠지. 인간이든 오크든 오우거든 좆대만 달려있으면 납치해서 있는 정기 없는 정기 전부 빨아먹는 곳이니까...


... 그래 뭐. 얘는 나름 인간이네. 


- 그럼 저기 다크엘프는 왜..? 


내가 뭐 종족 차별주의자라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저년 저거 다크엘프다. 세계수를 지킨다는 의무를 져버릴 때만 나타난다는 타락한 다크엘프. 


" 활도 잘 쏘고 마족도 잘 잡습니다. "


용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등 뒤에서 날아드는 다크엘프의 화살을 낚아채 바닥으로 던졌다. 잠깐, 저거 왜 이쪽으로 쏘는건데!?


" 세계수 가지를 안 줘서 모두 태워버렸더니 따라왔습니다. "


세계수를 버린 게 아니라 지켜야 할 세계수가 없어진 거야?!


- 조...좋아... 다 그렇다 쳐도, 저건 마왕진영이잖아! 


마지막으로 남은 건 저 용사 왼손에 주렁주렁 머리만 매달려있는 해골바가지. 


누가 본다면 취미가 고약한 장신구겠거니 넘어갈지도 모르지만, 저 해골바가지는 낯이 익다. 


- 마왕군 사천왕을 왜 들고 다니는 건데! 


" 마법 잘 쓰고 마족도 잘 잡습니다 "


용사가 해골바가지를 쥔 채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흔들자 괴상한 비명과 함께 공격 마법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저게 뭐야. 아무리 사천왕 최약체라고 해도 왜 저러고 있는 건데. 


[살... 려줘...]


희미하게 이어지던 해골의 신음은 용사가 해골을 가죽 주머니에 넣어버리는 걸로 사그라들었다. 


- 알겠어... 그래서 성검은 어디 갔는데? 


파티 구성에 대한 지적은 포기한 채 사라진 성검의 행방을 물었다. 나름 부러지지도 않고 신성력도 흐르는 성검. 잡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선함을 불러일으키고, 닿는 것만으로도 마족을 태워버리는 성검은... 


" 이거 말입니까? "


은빛과 금빛이 어우러진 롱소드의 모습이었을 성검은 성인 남성의 키는 훌쩍 넘을 대검으로 변해있었다. 작은 날개가 달려있었을 손잡이에는, 사람 주먹만 한 눈이 하나 박혀있었다. 불길한 붉은색에 파충류의 그것처럼 세로로 째진 눈동자가. 


- 어딜 봐도 마검 아니야!? 

" 쓰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


내 작고 귀여운 성검은 어디 가고 이거 뭔데...? 

아무리 사용자에 따라 성장한다고 해도..?


" 불만 있습니까? "


용사놈이 대놓고 이쪽을 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내가 한 거라곤 용사를 소환해다가 사소한 제약 하나만 걸어놓은 채 낮잠을 잤을 뿐인데... 뭐가 문제였던 걸까.


그래도 다행인 점은 이들이 이번에 소환된 용사들, 아니 전대들과 비교해 봐도 전력은 압도적 1등, 마왕 토벌 성공 확률이 99%. 사실상 끝난 일이나 다름없다는 것. 


확실히 내가 마왕이어도 마주치면 겁먹을 파티 구성이긴 하다. 


마왕이든 황제든 아랑곳하지 않고 바지 내릴 미친년에, 백 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다크엘프에, 용사 죽이라고 보낸 사천왕중 한명의 머리만 들고 다니는 용사까지. 


- 그래... 파티는 뭐 용사 취향이니까. 후드나 벗어봐. 축복이라도 내려줄게. 


관습에 따라 용사의 이마에 축복을 다시 새겨주려 후드를 넘기자, 훤한 이마가 드러났다. 


그것도 극단적으로 머리숱이 없어진 M자 모양의... 20대 초반이지만 마치 중년의 모습같은 용사의 이마. 


- 너 머리는 어쩌다 이렇게 빠진 거야? 저주라도 받았니?

" .... 당신이 "

- 뭐? 

" 당신이 이렇게 만든 거지 않습니까. "


용사는 후드를 다시 뒤집어쓴채 죽일듯이 이쪽을 노려보았다. 저거 눈빛 봐라, 시뻘건 게 사람 하나 죽이겠네. 


- 어? 내가? 언제? 

" ... "


탈모... 용사에게 걸었던 제약중에 그런게 있었던가.


아, 맞아. 마왕잡으라고 소환한 용사들이 뭐만하면 여자랑 놀러다니다가 마왕토벌 실패가 이어지자 윗선에서 내려온 정책이었다. 


용사가 한눈팔지 않도록 확실한 제약을 걸라길래, 제약의 종류가 이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던지라 고르기 귀찮아서 사다리 타기로 나온 결과 그대로. 그러니까... 


마왕을 적대하는 행동을 아니할 시 머리카락이 하나씩 빠지고, 약간의 정력감퇴. 뭐 막 섹스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아침마다 소중이가 시무룩해있을 정도. 


싸우고 지내는덴 문제없잖아?라는 생각으로 들고 간 보고서를 담당자가 괴상한 눈으로 바라보다 도장을 찍어준 게 아직도 생각난다. 뭐 어때, 내가 당하는 것도 아닌데. 


- 아... 그랬었지. 괜찮아! 마왕 잡으면 돌려줄거야. 

" .... "

- 아마?도? 아닌가? 소원을 저기 빌어야 하던가? 


한참이나 말없이 이쪽을 충혈된 눈으로 노려보던 용사는, 이내 검을 꺼내 수정구를 미친 듯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흔들리는 화면과 끊기는 음성. 


- 자, 잠깐만. 말로 하자, 말■! 이거 비싼 거야! 

" 진짜 씨X. "

- 아니 머리는 금방 다시 자란다니깐!? 

" 마왕이고 여신이고. "

- 너■게■■짓■■! ■!■■■!

" 닥치고 거기서 가만히 목 씻은 채 기다리고 계십쇼. "


이제는 용사라고 부르기보다 마왕이라도 불러도 손색이 없을 표정으로 검을 휘두르던 용사는 대검을 높게 든 채 수정구를 노려보았다. 


" 마왕 다음은 그쪽이니까. "


쿵.


무시무시한 말을 끝낸 채 제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부서진 수정구는 지지직거리는 연결음만을 내뱉고 있었다. 


.... 아무래도


X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