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보통 NTR이라고 하면 자기가 좋아하던 여자를 다른 놈한테 빼앗겨서 고통받는 장르잖아?


그럼 발상을 조금 바꿔서, 그 좋아하는 여자애가 자기 딸이면 어떨까 생각해봤음


주인공은 약소 기사 가문의 막내로,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하고 길거리로 내몰렸던 남자임


능력은 있지만 운은 없어서 출세하지 못했고, 마녀 사냥꾼으로 잠깐 일했다가 괜히 마녀의 저주를 받아서 그만두게 됐음


그 뒤에는 겨우 어느 가문의 기사로 들어갔는데, 그 가문이 반란에 가담했다가 


결국 실패해서 멸족당하고 주인공도 거기 휘말려 반역 기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채 도망자 신세가 됨


인생에서 이룬 것도 없이 반역자로 내몰린 주인공은 절망하여 우물에 빠져 자살하기로 함


근데, 누군가가 우물 밑에 갓난아기를 버리고 간 걸 발견한다


마치 운명에 이끌리듯, 주인공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를 여자아이를 자기 딸로 기르면서 살기로 함


그렇게 절망과 실패뿐이었던 주인공의 인생이 달라지게 됨


아이를 기르면서 우울하고 비참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새 사랑과 감사함을 느끼며 살게 된 주인공.


아이는 활기차고 똑똑했으며, 남들이 질투할 정도로 아름다워서 마을 청년들에게 하루가 멀다하고 프로포즈를 받음


그래도 주인공의 딸은 정말 자기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기 전까진 주인공 곁에서 살기로 함


주인공은 이대로 딸이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음


하지만 어느날, 왕국에서 파견된 기사단이 주인공을 찾아옴


왕은 반란에 가담했던 자들을 전부 추적해서 죽이고 다녔는데, 주인공은 말단이어서 그간 눈에 띄지 않았다가


그제야 발견된 것이었음. 더해 왕은 반란에 조금이라도 발을 담근 놈들은 가족까지 몰살시키라고 명령한 상태였음


결국 두 사람 모두 기사단에 의해 끌려감


주인공은 자기만 죽이라고, 딸은 아무 상관도 없다고 했지만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음


거기다 왕의 기사들은 아름다운 딸을 '전리품' 삼아, 자기들의 성노예로 전락시킴


매일매일 이어지는 고문보다도, 자기 눈앞에서 강간당하고 온갖 희롱을 당하는 딸의 절규를 들으며


주인공은 점차 미쳐감. 그리고 끝내 주인공의 딸은 견디지 못하고 죽고, 기사들은 딸의 시체를 돼지 먹이로 던져줌


그 뒤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주인공은 그 기사들의 이름을 하나씩 읊음


게비슨, 로버트, 알비스, 조나단...


그리고 왕국의 왕까지.


주인공은 죽어서도 너희에게 복수하겠다고, 그 누구보다도 절망적인 최후를 안겨주겠다고 맹세하지만


곧 죽을 놈이 하는 말에 불과했기에, 기사들은 그를 조롱함


결국 주인공은 형장에서 목이 잘린 뒤, 시체는 까마귀들의 밥으로 던져졌고 목은 성벽에 내걸림


그렇게 전부 끝났을 줄 알았지만...


그가 젊은 시절에 마녀는 주인공에게 가장 끔찍한 저주를 내렸음


그건 바로 죽음에서 추방되는 저주.


이 저주의 무서운 점은, 절대 죽지 않으면서 육체의 고통은 그대로 느낀다는 것임


그러니까 목이 잘렸을 때의 고통과 몸이 썩어가면서 느끼는 고통, 그 뒤에 다치게 되는 고통 또한 끝없이 느껴야 함


설령 상처가 회복되더라도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임


뿐만 아니라 가장 끔찍하고 절망스러운 기억, 딸이 희롱당하고 처참하게 죽는 기억을 끝없이 반복해서 매일 밤마다 떠올리게 됨


복수를 이뤄도 이 저주가 풀릴 일은 없고, 주인공은 몸이 완전히 썩어 흙이 되기 전까진- 적어도 수백년의 시간이 지나


저주마저 수명을 다 했을 때나 풀려나게 됨


하지만 주인공은 오히려 그 저주에 감사하며, 목없는 복수의 기사 듀라한이 되어 기사단과 왕, 그리고 그들과 연관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절멸시키기 위해 복수 여행을 떠난다...


같은 내용으로 플롯을 짜봤는데, 매콤한 맛이 부족하긴 함


맵게 하는 것도 능력이다 ㄹㅇ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