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님~ 한세트만 더합시다. 어제보다 벌써 두세트나 더 많이 했어요~"


"으...으에에...."


청량한 목소리와 그와 대비되는 거의 다죽어가는 목소리가 교차했다.


"아까...아까도...딱 한세트만...더한다고 했는.."

"이번엔 진~~~짜 진짜진짜 마지막이에요 용사님,앞으로 한세트만 더하면 휴식이에요!"

"이...이 씨...."

차마 심한말은 못하겠는 용사는,울먹이는 표정과 함께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험하게 굴려지는 용사가 차마 안쓰러웠는지,궁수가 짐꾼에게 다가가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

"저...한가지 물어봐도 되나?"


"얼마든지요"

"내가 엘프의 몸이다 보니 인간의 수련법에 대해선 문외하다만...용사한테 저렇게 많이 시켜도 되는건가?


"벌써 며칠째 닭가슴살에 단백질 음료만 먹고 저렇게 운동하고 있는데,이러다가 쓰러지면 어떡하나?"


"어제도 엄청 처량한 시선으로,마법사가 먹던 빵덩어리를 바라보던데.."


그러자 짐꾼이 대답했다.

"에이,명색이 용사파티의 리더인데 이정도로 쓰러지진 않을거에요."


"...근거는?

"제 원래 세상에선 다들 이 정도 강도의 운동은 손쉽게 했는걸요. 제가 괜히 용사파티의 짐(gym)꾼을 맡았겠어요? 어느정도 세기로 얼마나 시켜야 용사님이 크고 아름다운 근육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선 빠삭하게 알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근데 그보다도...지금 용사님이 크림빵 덩어리를 처량한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하셨죠?"

그러자 무언가 엄청난 불안감을 느낀 궁수는 대답했다.

"어...어어.그렇다만.."

그러자 짐꾼이 눈에서 안광을 죽이며 낮은 목소리로 섬뜩하게 물었다.

"혹시 용사님이 그 크림빵에 손이라도 댔.."


궁수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용사 에밀리아는 분명히 어제 마법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마법사의 크림빵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었다.


허나 그녀의 타고난 직감이,절대 그 사실을 말하면 안된다고 요동치고 있었다.


만약 말하게 된다면,다시는 용사 에밀리아의 모습을 보지 못할것 같았다.



그래서 허겁지겁 대답하였다.


"아니네! 절대 손댄적 없다네! 에밀리아(용사)는 밀가루 알러지가 있다네! 손은 커녕 입술도 댈 수 없단 말이라네!"

사실 용사는 알러지는 커녕 여신의 축복을 받아 못먹는 음식은 존재하지 않았으나,그 사실은 현 상황에선 그녀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묻혀져야 했다


"호오...그렇군요"

"궁수님이 그렇게까지 말하시니 진짜인가 보네요."

"하..하하..그렇지..?"


궁사는 자신의 거짓말이 채 들통날까봐,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였다.


"만약 크림빵을 먹었다면,오늘 수련시간을 한 4시간정도 더 연장하려고 했는데...안타깝네요"



"지금 뭐라고 했.."

"아무것도 아닙니다. 용사니임~ 한세트 끝나셨어요?"


짐꾼은 그렇게 말하며,용사에게 다가갔다.



짐꾼이 자리를 비우자,궁사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금...4시간 더 연장한다고...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


"내 직감으로 거짓말로 넘어가서 다행이지,만약 사실대로 말했다면..."


거기까지 생각한 궁사는,너무나도 끔찍한 미래가 펼쳐질걸 알고 그만 생각을 그만두었다.






용사파티의 짐(gym)꾼답게 용사를 1대1 맞춤형 코칭으로 단련시켜주는게 보고싶다....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