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급식에 스프와 바게뜨 한 쪽이 나왔을 때 문득 들었던 의문이었음

왜 고통을 주는게 전제인지는 모름
그냥 그 때 든 생각이 그거임

친구한테 물었을 때 친구는 배고픈 사람한테서 빵을 뺏는게 가장 고통스럽지 않을까? 라고 대답했는데

나는 거기에 살을 붙였음
빵 한조각으로 멘탈까지 추가로 부수는건 어떠냐고

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학생이 있다고 치자

지금이야 고등학교 급식도 무료지만 그때는 유료라서 급식비도 아낀다고 매점에서 1000원짜리 빵만 먹고 마는 그런 애가 있다고

그 애는 최대한 감추겠지만 결국 분위기나 행동, 학교행사 참여율 같은거에서 가난이 티가 나고 반에는 약간의 소문이 돌거임.

소문을 듣고서는 이 계획을 위해서 천천히 빌드업을 쌓는거임

돈 안드는 취미라는 이유로 쉬는 시간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만화나 소설 읽는다는걸 파악하고

걔 뒷꽁무늬 따라서 공감대를 쌓고, 운동회나 토론회 같은 행사에서도 조도 같이 짜고 한 5-6개월간 취미 잘맞는 절친한 친구로 지내는거임

그리고 그 아이가 완전히 풀어졌을 때 실행함

이 시기 즈음에 생일인 반 친구를 한 명 파악해서 걔와도 친해진 뒤

반 애들한테는 학교 끝나고 걔 서프라이즈 파티 해줄거라며 함구를 시키는거지

케익을 사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거 내 빵이오 하는 티를 내고

내 사물함 안에 놨다가 아무도 없을 때 몰래 그 애 가방이던 사물함이던 넣어놓는거임

종례시간의 종소리가 울리고, 난 마음 속으로 웃으며 사물함을 열고는 놀라는 거지

케이크가 없어졌다고.

반 친구들은 케익을 내 사물함에 넣는걸 다같이 봤으니 알거임 누군가가 케이크를 옮겼다는걸

일단 분실물이 나오면 반부터 뒤지는게 상책이니
아이들은 별 생각 없이 반 친구의 생일 축하 케이크를 찾기 위해 모두의 사물함을 찾아볼거야

그리고 기대했던 순간이 찾아옴

가난한 아이의 사물함에서 케이크가 나온거임

얼굴이 빨개져선 본인은 부정하겠지
내가 옮겨놓은게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범인을 찾기도 힘들고 그냥 해프닝이었으니
장난을 이렇게 치냐 ㅋㅋ
정도로 다들 넘어가고

나도 "야! 케이크가 먹고싶으면 미리 말하지 그랬냐 니것도 하나 사두게 ㅋㅋㅋ" 하면서 웃으며 넘기겠지만

가난한 아이의 마음은 문드러졌을거야

악의를 가지고 내 친구에게 자기가 도둑이라고 오해시키려는 사람이 있었다고,
가난한 자기 입장을 이용해서 거지새끼라고 욕먹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하겠지?

언짢은 얼굴을 한채 마지못해 다른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고 집으로 돌아가며 나에게 이야기함

진짜 내가 아니라고 아무리 그래도 케이크 사먹을 돈이 없어서 그걸 훔치겠냐고 말하겠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참 어이없는 변명일거야
당사자는 별 생각도 않는데도 본인만 열변을 토해내니까 자기만 추한거 같고

내가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러는건가 하고 어린 마음에 또 상처를 입기도 할거야

그리고 난 친구한테 놀리는 투로 케이크보다 맛난거 먹여준다면서 분식집에 가는거지

보기에는 별 탈없이 끝났지만 난 그 아이에게 잊혀지지 않을 일이 하나 생겼길 바라면서 계획을 끝냄

완전범죄와 함께 친구 한 놈한테 기억에 남을 해프닝을 남겼다는거.

상상만 해도 재밌지 않냐


100% 픽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