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 없이 그저 가면을 벗었다.


"......"

"미안허이..."


꿈에 나올까봐 두려울 정도의 박색이었다.


그 끔찍한 얼굴을 다시금 가면으로 가린 후 갈 길을 서두르고 있었다.


"인벤토리"


"응? 자네 무어라 말 했나?"

"아, 아무것도 아닐세..."


그는 옥구슬이 굴러가듯 청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암만 생각해도 이상한데...'


목소리는 미녀, 복색을 보았을 때는 남성. 심지어 가면을 벗은 얼굴은 천하의 박색.


허나 여성과도 같은 몸선... 한번도 배신한 적 없는 하물의 기감이 빗나갈 때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