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민한 거겠지...'


김장붕에게는 말 못할 고민 하나가 있다.


요즘들어 여동생이 내 맞은 편에서 폰을 하고있는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자꾸만 폰의 카메라 렌즈와 내 눈이 마주치지만 다 기분탓일거다.


애초에 날 찍을 이유도 없을 뿐더러 나와 사이가 좋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그래


'호적 메이트'


우연히 유전형질이 같고 부모를 공유하는 부모 공동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근데 폰 카메라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자꾸만 거슬리는 기분이 들었다.


"야, 니 폰좀 줘봐."

"왜, 내 폰 가지고 뭐하려고."


거절당했다. 그렇다고 딱히 화가 난다거나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라도 폰을 남에게 주는 건 꺼림칙하니까'


그렇기에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다.


"배터리 확인 안하다가 폰 꺼졌어. 검색 하나만 하고 줄게."

"......병신이야?"


병신에게 병신이라고 하면 그건 인신공격이나 다를 바 없다.


'싸가지 없는 련, 엄마가 쟤한테는 유튜브로 가정교육을 시켰나.'


오빠 공경따위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공격은 아니지 않은가.


"아 좀! 내놔봐!"

"윽박지르지마 병신아! 자! 자!"


짜증을 내고서야 말을 듣는 것이 짐승과 흡사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갤러리를 뒤져보는 것이 우선이다.


"어 땡큐..."


내 찜찜한 마음을 달래지 않으면 잠도 제대로 못자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까짓거 동생 갤러리에서 내 얼굴이 찍혀있을지 확인만 하는 거 아닌가.


'갤러리... 갤러리... 어디보자... 찾았다!'


바탕화면에 깔린 갤러리 앱으로 들어가면 보통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기본 폴더에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열어본 갤러리는 가히 충격이라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남티콘과 얼굴이 합성된 내 사진이었던 것이다.


'오 씨발... 하느님 맙소사...'


신 따위 믿어본 적 없었지만, 오늘 만큼은 신을 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인터넷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었구나...'


"자... 잘썼다..."


나는 저 씨발년의 폰을 돌려주며.

이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니 똥기저귀도 갈아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