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용사파티는 조금 이상합니다. 아니,어쩌면 조금이 아니라 많이 이상한걸지도 모르죠.


왜 이상하냐고요?



"가라 리차드!,녀석들을 해치워!"

"리끼얏호우~"



지나가던 도중 자신과 같은 마물들을 보자마자 패는데만 열중하는 오크X리자드맨 듀오에



"씨발! 또 식량가방이 비었어... 망할 오크년아! 내가 식량좀 아껴먹자고 그렇게 얘기를 했잖아! 가뜩이나마 돈도없는 상황인데!"


어느덧 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엄마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고블린씨.



"그래서..다음 마을까진 언제 도착하나,"용사"? 되도록이면 빨리가서 마을 남정네들 정기나 좀 빨아먹고 싶은데."


마왕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저희 용사파티의 편에 서버린 서큐버스씨에,



"용사...아직 머럿써? 트리아 배고파..."

자칭 아기 뱀파이어라곤 하지만,우리 파티의 최고 연장자인 트리아씨.



그리고 죽고 난 뒤에 유령이 되어서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는,이른바 '스펙터'라고 불리는 저까지.







저희 용사파티는,하나같이 전부 마물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네? 왜 마물들이 마왕을 토벌하러 가냐고요?

음...저희 파티원 전원이 전부 마왕의 횡포에 당해,그것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의 경우엔 애초에 마물인 '스펙터'가 되기 전,즉 인간이였을때 마왕한테 직접 살해당했고.


다른 파티원 분들도 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한 사정은 결코 아닌 일들을 겪었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마왕에 대한 반기를 들어,인간들이 그랬던것처럼 멋대로 파티를 결성하여 '용사파티'라고 명명하고 파티의 단장이였던 저를 '용사'라고 멋대로 부르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저 우당탕탕 식도락 여행기로 변질된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요





어찌됐건 저희의 목적은 그 간악한 마왕의 뚝배기를 깨러가...




"와 시발,저 마을좀 봐! 저기 정육점들 존나 많아!"

"..건장한 남정네들도 많고."


"으휴,그나마 큰 마을에 곧 다다라서 다행이네. 한동안은 여기에 좀 머물면서 자금을 보충해야겠어"

"야호! 신선한 피다! 신선한 피!"

...



정정할게요. 저희 식도락 여행기로 변질된거 맞습니다. 아무래도 파티원들에겐 마왕토벌보다 여행이 더 중요한것 같으니까요.


"스펙터! 그 인간여자랑 얘기나누는것좀 그만하고,여기와서 마을 전경좀 봐! 식당이 엄청많아!"


앗.


이제 떠나야할 시간이네요.


....지금껏 얘기 잘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진짜 '용사'님.



몸조심히 다니고,꼭 마왕성에서 다시 만나 함께 마왕을 토벌하길 바랄게요






용사파티 탈퇴 이후의 세계 읽다가 문득 떠올라서 끄적여봄


마왕을 꼭 인간들이 잡아야한다는 법은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