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 아니, 내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이오. 이 두 종족은 참으로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소 "



" . . . 일단 외모부터 전혀 다른 종족이 아닙니까? "



" 잘 생각해보게. 우선 "



귀가 길쭉한가? ( 맞다 )

생각이 짧고 오만한가? ( 맞다 )

인간을 가축 또는 잡종으로 보는가? ( 맞다 )

인간과의 교미가 가능한가, 이로 인한 2세가 태어날 수 있는가? ( 맞다 )

초록색을 좋아하는가? ( 맞다 )


" 이만한 공통점이 있다네 "


" 전하... 참으로 뭐부터 딴지를 걸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건, 학사 인생 20년째 처음 있는 일이라 자신할 수 있겠사옵니다... "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남았소 "



" 또 뭡니까?  "



" 두 종족 다, 미개하다는 점 "


" . . . ! " 


.

.

.


바닥의 쓰러진 엘프 족장의 목, 그리고 가족의 시체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엘프 여인과 그 자손들


" 이 쓸모없는 벌레들을 모조리 우리 속의 가둬버리고, 불을 질러버리게 "


" 예! 전하의 말씀대로 따르라! "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엘프들의 머리채를 부여잡고 끌고 가는 병사들, 그리고 머리채를 붙잡혀 지면에 매달려 끌려가는 엘프 여성들


성욕의 대상? 아니다.


그들은 모두 미개한 종족, 개화가 필요하다.


개화를 거부한다면? 이렇게 '종' 자체를 박멸하는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 이 땅의 존재할 수 있는 건, 우리 인류가 허락한 몇몇 노예 종족들을 제외하곤 없다 "


제일 먼저 인류를 향해 항복을 선언하고, 복종을 서약하여 살아남은 종족들


고블린

오크

드워프


이 셋 종족은 2급 시민으로서, 인류보다는 좀 낮으나 그래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그 밑으로는 개화 도중의 열등 종족들이 3급 시민, 그리고 개화를 거부하고 정화 작업의 대상이 된 열등 종족들


눈 앞의 최후의

'마지막 엘프'들이 그 대상이다.


" 그마저도 이제는 의미없겠지만 "


오늘로써 '엘프'는 과거의 기록물로나 탐구할 수 있는 지식 따위로나 치부될 것이다.

더이상 살아있는 엘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



그렇게, 마지막까지 생존해온 고귀한 엘프족은


한곳으로 몰아넣어져 산채로 불타죽으며.


비참하게 짐승만도 못한 죽음을 맞이했다.


잔혹한 인종차별주의자, 네오 나치 같은 주인공이면?

이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