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에서 80화까지 따라가다가 잊고 살았는데, 작품도 한동안 연중 상태라 묵혀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며칠 전에 부활하면서 연재 재개가 예고 됐고, 그 김에 1화부터 다시 정주행 했다. 오늘 하루종일 이것만 읽었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다.



- 간단 줄거리 : 용 사냥의 일족, '슈라헤' 출신인 주인공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일족으로부터 외진 곳에 격리되어 혼자 살아가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파견 임무에서 복귀했을 때 일족은 몰살 당해 있었고, 그곳엔 재앙을 조각하는 흑룡 '울푸레'가 있었다.


용을 마주치고도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하루 간격으로 성별이 바뀌는 저주에 걸리게 된다. 주인공은 이 골 때리는 저주를 풀기 위해 길을 나서면서 여러 사람과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다양한 일을 겪게 된다.



- 특징 : 이 소설은 일체의 회빙환 등의 요소가 전혀 없는 정통 판타지의 향을 물씬 풍기고 있다. 정판이라고 하면 고전적이고 빡빡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지, 정판을 부르짖는 이들도 막상 패션 선작에 멈추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이 소설은 특유의 벽돌체는 커녕 오히려 웹소답게 간결해서 술술 읽힌다.


떡밥도 자주 뿌려지고, 그걸 회수하는 작가의 역량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아 이게 그때 그거구나!' 하면서 전율이 흐르는 기분을 받은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소설은 TS물에서 메이저는 아닌 가변형이다. 주인공은 30대의 구릿빛 피부를 가진 건장한 사냥꾼이 본모습이지만, 일정 간격으로 금발적안의 요정처럼 아름답고 무력한 여자애로 전락한다.


단적인 예로 오크 부족에 머무를 당시, 인간 사절단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오크의 입양아 행세를 하면서 인형을 선물 받고 '아빠 사랑해요'를 외치는 수치스러운 연기를 반강제로 하는 상황을 겪기도 하고, 귀족 호위기사와 어쩔 수 없이 남매 행세를 하기도 한다. 억지로 여자애 연기를 강요받는 TS 캐릭이라니, 이렇게 대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버릴 게 없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