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건은 갑작스럽게 질문했다. 

"단풍에 대해서 아나?"


 사모는 고개를 갸웃했다.

"들어는 봤어. 날씨가 추워지면 나뭇잎의 색깔이 변한다는 이야기 말이 지?"


 "그래. 너희들의 밀림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지. 

그리고 직접 보게 되더라도 우리들만큼 그 색깔에 큰 감동을 받기는 어려울 거야. 

이 파름산도 가을이 되면 퍽 훌륭한 단풍이 들지. 그리고 나서 나무들은 낙엽을 떨어 뜨리고 헐벗게 되지. 

동물과 식물의 재미있는 차이야. 

동물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더 길고 두툼한 털을 가지게 되는 놈들이 많지. 혹은 음식을 잔뜩 섭취해서 체중을 불리거나 하지. 

그런데 나무들은 겨울이 다가오면 오히려 헐벗지." 


"그야 나무들은 체온을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렇지."


 "그래. 하지만 나무들은 그 잎으로 태양빛을 마시지. 그렇다면 햇빛이 부족한 겨울에는 더 많은 나뭇잎이 필요한 것아닐까? 

그 편이 더 많은 햇빛을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왜 나무들은 반대로 행동하는 거지?" 


"나뭇잎을 늘여서 얻게 되는 이득보다 나뭇잎을 만드는 데 필요한 양분을 아끼는 쪽의 이득이 더 크기 때문이겠지." 


"정확해.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지. 위기라고 할 수 있는 겨울이 왔을 때 

나무는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을 확장하는 대신 자신의 일부를 죽이는 선택을 하지. 

그런데, 믿기 어렵겠지만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집단에게도 통용되는 말이야. 사람들의 집단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일부를 죽일 수밖에 없어. 

다른 모든 구성원들을 살리기 위해 죽어야 하는 이 개인은 놀랍게도 모욕과 혐오, 

심지어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 왜 그런가 하면, 

집단의 구성원들이 위기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공격하기 시작하면 그 집단이 와해되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들은 서로 공격하는 대신 만장일치하에 한 명을 공격하지. 

이것을 희생양이라고 부르지. 

다시 나무로 돌아가볼까. 겨울이 왔을 때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이 서로 공격한다면 나무는 죽고 말거야. 

그래서 뿌리와 줄기와 가지는 만장일치하에 잎을 공격해서 떨어뜨리는거야. 

잎의 희생으로 나무는 살아남게 되지. 

사람들의 집단도 마찬가지야. 희생양이 죽었을 때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은 더이상 서로에 대해 공포와 증오를 가지지 않아. 

그 공포와 증오는 희생양이 죽었을 때 같이 죽었으니까." 


사모는 멍한 표정으로 케이건을 바라보았다. "정말 독특한 관점이군." 


"무엇보다도 독특하며 신기한 것은 증오의 대상이어야 하는 그 희생양이 

어느 순간부터 존경과 애정, 숭배의 대상으로 바뀐다는 점이지."


 "어째서 그렇지?" 


"조금 전 희생양이 죽었을 때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은 더 이상 서로에 대해 공포와 증오를 가지지 않는다고 말했어. 

질서와 평화가 도래하는거지. 

이것은 집단에겐 신비롭기까지한 경험이야. 구성원들이 서로 공격하면 무질서와 혼란이 오는데, 

그 희생양을 공격하니까 질서와 평화가 온 거지. 

그런 놀라운 차이는 집단을 당황하게하고 결국 집단은 그 희생양에게는 

다른 자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고 믿게 되지. 

그래서 집단은 그런 희생양에게 특별한 숭배를 바치고 다른자들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떨어지기 직전의 나뭇잎이 가장 아름다운 것과 마찬가지야. 

나무의 경우 그건 단풍이라고 부르지. 집단의 경우에는  뭐라고 불리는지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왕이라 부르는군." 

   





사모는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 조건 없는 수용의 자세였다. 거기에는 자신의 죽음조차 수용하는 당당함이 있었다.


"나를 준비해 준 것에 감사하겠어. 이제 내가 네 눈물을 마시고 죽겠어."


티나한은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륜을 위해 죽으려 했던 사모는 이제 모든 나가들을 위해 죽으려하고 있었다. 그녀는 진정코 왕이었다.
"그 대신, 나가들을 살려줘. 그들을 사랑해 줘."
"나가라는 나무에 삭풍을 불게 하지 마. 

이 영원한 여름의 땅 키보렌에 겨울의 폭풍을 가져오지 마. 

내가 단풍이 되겠어. 내가 낙엽이 되겠어. 케이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지?"





위의 대화와 

네마리 형제 새 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눈마새에서 서술하는 "희생" 이란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루어 지는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케이건의 눈물을 마신, 북부의 왕이 된 사모가 눈물을 마시는 새로서 죽는게 아니라 


케이건이 신으로서 인간에게 배푼,

자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인 

"모든 선민종족에게나 아름답게 보이는 나늬"를 깨닫고

자신의 사랑이 나가를 증오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용서함으로서 이야기는 끝나



꼭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아도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아 


다시봐도 정말 재밌는거같아... 





지배자, 상인, ……등 ……의 권능을 소원하는 많은 이들이 분명히 ……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용인들 중에는 영웅이나 위인은커녕 이름이 좀 알려진 ……조차 없다. 용인의 권능은 타인을 지배하거나 타인이 소유한 정보를 얻어내는 데 ……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에게 지배당할 위험에 노출되게 만드는 것이 용인의 능력이다.


……들은,  둔감함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그리고 ……  사실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역시 ……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이 역시 사랑으로 가득하단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